천상의 책_맡김

소리-무화_천상의 책_맡김{6권 27장} 진정한 맡김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말없이 하느님 섭리의 안배를 받드는 것이다. 십자가는 축제요 환호이며 기

은가루리나 2015. 9. 13. 15:09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6-27   



1904년 3월 16일




진정한 맡김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말없이 하느님 섭리의 안배를 받드는 것이다

십자가는 축제요 환호이며 기쁨이고 열망이다




1 오늘 아침에는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는데,

양털처럼 보이는 것을 걸치고 있는 어떤 사람 위에 있었다.

목말을 타듯이 그의 어깨 위에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주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그 사람 앞에는 일종의 탈것이 훨씬 더 빨리 전진하고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 사람은 느림보 걸음을 하고 있구나. 더 빨리 가는 저 차를 타면 좋겠어." 하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그 차를 타고 있었고 거기에는 다른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2 "당신은 무슨 짓을 했어요? 왜 그 목자를 떠났나요?

얼마나 훌륭한 목자인데!

그 목자의 삶은 들에 있어요.

유해하건 유익하건 모든 약초가 그의 것이니,

그와 함께 남아 있으면 언제나 건강할 수 있답니다.

그가 양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양들과 같아짐으로써 양들이 겁을 먹지 않고 그를 알아보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는 느릿느릿 나아가지만 가장 안전하답니다."


3 그 말을 듣자 "그렇다면 그에게 내 질병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혼잣말을 했을 뿐인데 어느 새 그가 내 가까이에 와 있었다.

나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에게 바싹 다가가서 귀에다 대고 이렇게 말했다.

"선한 목자시여, 당신은 좋은 것을 풍성히 가지고 계시니 제 병에 들을 약을 좀 주십시오.

저는 이토록 고통을 겪고 있답니다."

그리고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그는 내 입을 다물게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4 "상상적인 것이 아닌 진정한 맡김은 아무리 사소한 것도 이리저리 따지지않고,

그저 말없이 하느님 섭리의 안배를 받드는 것이다."






5 목자가 그렇게 말하는 동안 양털 옷이 벗겨진 것 같았고.

그리하여 우리 주님의 얼굴을 뵙게 되었다.

그분의 머리에는 가시관이 씌워져 있었다.

나는 방금 하신 말씀을 들은 터라  달리 드릴 말씀이 없었다.

그분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 그냥 잠자코 있었더니,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6 "십자가에 대해서 네가 고해사제에게 불러준 것 말인데,

좀 빠뜨린 것이 있더구나."



7 내가 "흠숭하올 주님, 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한 번 더 말씀해 주시면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하자 그분은 다시 말씀하셨다.



8 "딸아, 십자가가 지닌 여러 호칭들 가운데 하나는 '축제' 이다.

선물을 받으면 어떻게들 하느냐?

경축하고 기뻐하며 더욱 행복해 하지 않느냐?

십자가는 가장 값지고 그 무엇보다도 고상한 선물인데다 

존재하는 사람들 중 유일하고 더할 나위 없이 위대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다른 어느 선물보다도 더 즐거운 축제이고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이다.

십자가에 붙일 수 있는 또 다른 호칭들은 무엇이겠는지 네가 말해 보려무나."



9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십자가는 축제입니다.

그리고 환호이며, 기쁨이고, 열망입니다." 하고 내가 말씀드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10 "그래, 잘 말했다.

하지만, 내 뜻에 온전히 맡기는 사람,

자기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온 존재를 내게 바치는 사람만이 

십자가의 이 효과를 체험하게 된다.

나는 인간의 사랑이 나를 앞지르지 않도록 나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준다.

그리고 나 자신을 주면서 또한 십자가도 준다.

그러면 양혼이 내 선물을 알아보고 경축하며 즐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