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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일 (14:39)
제23일
하느님 뜻의 나라의 천상 여왕.
첫 고통의 시간을 알리는 소리.
무언의 소리로 동방 박사들을 불러
예수님께 경배하도록 인도하는 별.
지존하신 여왕의 고통에 대한 예언.
여왕이신 어머니께 바치는 기도
1 지극히 아름다우신 엄마,
제가 또 엄마의 무릎 위에 왔습니다.
엄마의 이 아이는 엄마 없이는 지낼 수가 없습니다.
2 어머니께서 어떤 때는 팔에 안고 계시고
어떤 때는 구유에 누이신 채 무릎 꿇고 경배하며 사랑하시는 아기
– 이 천상 아기의 달콤한 매력에 저는 넋을 잃은 채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복되신 운명과 아기 임금이신 예수님 자신이 바로
어머니 안에 스스로의 나라를 확장하신 저 ‘피앗’의 열매요,
감미롭고 고귀한 보증이라고 말입니다.
3 오, 엄마,
부디 엄마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엄마의 그 능력을 쓰시어,
제 안에 하느님 뜻의 나라를 세우십시오.
천상 어머니의 훈화
4 극진히 사랑하는 아기야,
너를 내 곁에 두고,
모든 것에서 하느님 뜻의 나라를 확장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으니 여간 기쁘지 않구나!
‘거룩하신 피앗’의 생명에 싸여 있는
모든 십자가와 고통과 굴욕은,
이 피앗의 수중에 있는 가공되지 않은 원료와 같다.
이 원료는 ‘피앗의 나라’를 기르면서
갈수록 더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5 그러니 유의하여 이 엄마의 말을 들어라.
나는 예수님과 성 요셉과 함께
베들레헴 동굴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참으로 행복하였다!
그 조그만 동굴은,
아기 하느님 현존과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낙원으로 바뀌었다.
6 사실 고통과 눈물이 없지 않았지만,
하느님의 피앗이 우리의 행위들 하나하나 안에 일으킨
기쁨과 행복과 빛의 무한한 바다들에 비하면, 그런 것은
이 바다들 속에 떨어진 몇몇 작은 물방울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내 소중한 아들의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현존이야말로
여간 큰 행복이 아니었다.
7 그런데, 얘야,
천상 아기가 태어나신 지 여드레째가 되는 날,
하느님의 피앗은
우리에게 고통의 시간이 왔음을 알려 주시면서
귀여운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 것을 명하셨다.
아기 예수님이 살을 베어 내는 고통을 치러야 하다니!
8 그 당시의 율법에 따라
맏아들은 모두 그 고통스러운 할례를 받아야 했는데,
가히 죄의 법이라고 일컬어질 만한 것이다.
내 아들은 아무 죄가 없었고
그분의 법은 사랑의 법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분은 왕인 인간이 아니라 타락한 인간의 형제가 되어
그들을 드높여 주려고 찾아오셨기 때문에,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율법에 따르기로 하신 것이다.
9 얘야, 성 요셉과 나는 고통으로 몸이 떨렸지만,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할례를 베풀 사람을 불렀다.
아기 예수님은 살을 베어 낸 그 끔찍한 아픔 때문에
울면서 내 품에 안겨 도움을 청하셨다.
성 요셉과 나는 우리의 눈물을 그분의 눈물과 섞었고,
예수님께서 피조물에 대한 사랑으로 처음 흘리신 피를
거두어 간직하였다.
10 그리고
우리는 아기에게 예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늘과 땅과 심지어 지옥마저 떨게 할 강력한 이름이면서도
모든 이의 마음에 향유와 보호와 도움이 되기도 할 이름을!
11 그런데 얘야, 이 할례로 인한 상처는
바로 인간이 자기 뜻을 행함으로써
그 영혼에 끼치는 무자비한 상처의 표상(表象)이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은
인간적인 뜻에서 오는 이 깊은 상처를 치유하시려고, 곧
인간적인 뜻이라는 독이 사람들 속에 양산(量産)한 숱한 죄들을
당신의 피로 치유하시려고,
자원해서 그 상처를 받으신 것이다.
12 인간적인 뜻으로 행하는 각각의 행위는
저마다 인간이 그 자신의 살을 베어 내는 상처요,
벌어져 있는 상처이기에
천상 아기께서 당신 자신의 상처로
인간의 모든 상처에 듣는 약을 마련하신 것이다.
13 얘야,
또 하나의 놀라운 일이 있었다.
하늘 궁창에 새로운 별 하나가 나타나 반짝이면서
그 빛으로 아기 예수님을 경배할 사람들을 찾아 나서서
그들을 인도하여 그분을 알아보고 경배하게 한 일이었다.
(높은 지위에 있었던) 그 세 사람은
공간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산 사람들이었는데,
초자연적인 빛을 받고 감동해서 그 별의 인도를 따라
베들레헴의 동굴 속 아기 예수님의 발치에까지 오게 되었다.
14 그런데
이 동방의 박사들 (또는 왕들)이 거룩하신 아기 안에서
하늘과 땅의 임금님을
-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구원하러 오신 그분을 알아본 순간,
그들은 실로 크나큰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무엇 (때문이었겠느냐)?
15 그것은 그들이
갓 태어나신 아기의 천상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경배하는 동안,
아기께서 그 작은 인성으로부터
당신 신성의 광채를 뿜어내셨기 때문이다.
그러자 동굴은 낙원으로 바뀌었고,
그들은 아기 하느님께서
그 신성의 광채를 당신 인성 안으로 거두어들이신 후에야
비로소 그분의 발치에서 몸을 뗄 수 있었다.
16 나는 어머니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말씀’의 강생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면서
믿음과 바람과 사랑 안에 굳건해지도록 하였다.
그들이 예수님께 바친 선물들은
바로 이 믿음과 바람과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런 후 그들은 기쁨에 넘쳐 각각의 나라로 돌아가서
최초의 복음 선포자가 되었다.
17 사랑하는 아기야,
내 곁에 머무르면서 어디든지 나를 따라다녀라.
아기 임금이신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지 사십 일이 되자,
하느님의 ‘피앗’이 우리를 성전으로 부르셔서
율법의 규정대로 아들을 봉헌하게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성전으로 갔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기와 함께 첫 외출을 한 것이다.
18 한 줄기 고통이 내 마음을 찌르고 있었던 것은,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산 제물로 아기를 바칠 것이기
때문이었다.
성전으로 들어간 우리는
먼저 임금이신 하느님께 경배하였고,
그런 다음 사제를 불렀다.
나는 이 천상 아기를 사제의 팔에 맡기면서
영원하신 아버지께 봉헌하였다.
- 만인의 구원을 위한 산 제물로 봉헌하였다.
19 사제의 이름은 시메온이었다.
그는 내가 아기를 팔에 맡긴 순간
이 아기가 ‘하느님의 말씀’이심을 알아보고
한없는 기쁨에 잠겼고,
봉헌식을 마친 후 예언자의 자세를 취하면서
내 모든 고통을 예언하였다.
20 그런데 오, ‘지극히 높으신 피앗’이
내 아기가 겪게 될 모든 처참한 고통을
또 얼마나 우렁찬 소리로
이 어머니의 마음에 울리게 하셨는지!
그러나 내 마음을 가장 날카롭게 찌른 것은
그 경건한 예언자가 나에게,
“이 아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일으키기도 하고
넘어뜨리기도 하실 분이며,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실 분입니다.”
라고 한 말이었다.
21 만일
하느님 뜻이 나를 부축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나는 순전히 고통 때문에 그 자리에서 당장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 뜻은 내게 생명을 주시면서
이를 이용하여 내 안에 고통의 나라를,
바로 하느님 뜻의 나라 속의 고통의 나라를 세우셨다.
22 그리하여 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어머니로서의 권리를 소유한 것 외에도
‘모든 고통의 여왕이며 어머니’로서의 권리도 얻게 되었다.
아, 그렇다,
내 고통으로,
내 자녀들의 빚과 배은망덕한 자녀들의 빚까지도 갚을 금전을
얻은 것이다.
23 그런데 얘야,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하느님 뜻의 빛 안에서
앞으로 겪게 될 모든 고통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그 경건한 예언자가 말해 준 것보다 더한 고통도 알고 있었다.
24 그러나
내 아들을 봉헌하는 장엄한 자리에서 그 말을 다시 듣자,
정말 칼에 찔린 듯 내 마음이 피를 흘렸고
내 영혼 안에 깊은 상처가 났던 것이다.
25 그러니 이 엄마의 말을 듣고, 고통 속에서,
곧 네가 드물잖게 부닥치게 되는 어려움들 속에서
결코 낙심하지 마라.
그보다는 오히려 대담한 사랑으로,
하느님 뜻이 네 고통 속에서 왕다운 자리를 차지하시게 하여라.
26 그렇게 하면 하느님의 뜻이
네 고통을 무한한 가치가 있는 금전으로 바꾸어 주실 수 있고,
너는 이 돈으로
인간적인 뜻의 종살이를 하고 있는
네 형제들의 빚을 갚고 속량하여
그들로 하여금 다시 자유로운 자녀로서
‘하느님 피앗의 나라’에 들어가게 할 수 있다.
영혼의 응답
27 거룩하신 엄마,
어머니의 꿰찔린 마음속에 제 모든 고통을 맡깁니다.
그것이
제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찔러대는지 어머니께서 아시니,
부디 저의 엄마로서
제 마음 속에 엄마의 고통의 향유를 부어 주십시오.
그러면 저도 제 고통이라는 금전을 이용하여
‘하느님 뜻의 나라’를 정복하시는 엄마와 같은 운명에
동참할 수 있겠습니다.
작은 희생 :
오늘 나를 공경하려면, 와서 내 팔에 안겨라.
천상 아기께서
너의 인간적인 뜻으로 인한 상처들을 치유해 주시려고 흘리신
최초의 피를 네 안에 부어 주겠다.
너는 할례를 받으신 아기 예수님의 아픔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
“사랑합니다.”를 세 번 반복 하여라.
환호 :
저의 엄마,
엄마의 고통을 제 영혼 속에 부어 주시고,
제 모든 고통을 하느님 뜻으로 바꾸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