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14

2「수난의 시간들」제14시간 (오전 6시- 7시) ① (7-14) 카야파 앞에 다시 끌려가셨다가 빌라도에게 압송되신 예수님

은가루리나 2016. 2. 25. 17:24



  제14시간 (오전 6시- 7시)

 카야파 앞에 다시 끌려가셨다가 빌라도에게 압송되신 예수님




1 고통에 젖으신 제 예수님, 

이제 당신은 감옥 밖에 나와 계십니다.

하지만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비틀거리십니다.

제가 있으면서 넘어지시려고 하면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2 그런데 군사들이 당신을 카야파 앞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오, 저의 예수님, 당신은 태양처럼 그들 가운데에 다시 나타나셨으니,

얼굴이 흉하게 손상되시긴 했어도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십니다.

  카야파는 그러나 비참하도록 손상된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미칠듯이 기뻐합니다.

당신 빛의 반사광 때문에 한결 더 눈이 먼 그는 격분을 터뜨리며 한 번 더 묻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정녕 '하느님의 아들' 이오?"



3 제 사랑이신 당신께서는 위엄이 넘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황홀하게 할 정도로 감미롭고 감동적인 평소의 어조로,

당신 말씀의 은총으로,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그렇다, 나는 정녕 '하느님의 아들' 이다."



4 그러자 그들은 당신 말씀의 강한 힘을 느끼면서도 

일체를 질식시켜 더 이상 아무것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자들이기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그자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형에 처하시오!" 하고 고함을 질러댑니다.



5 카야파는 사형 선고를 재천명하고 당신을 빌라도에게 압송합니다.

사형 선고를 받으신 제 예수님, 

당신은 이 선고를 얼마나 큰 사랑과 맡김의 정신으로 받아들이시는지,

마치 그 악한 대사제에게서 거의 빼앗다시피 하시는 것 같습니다.


6 그리고 당신은 철저한 악의를 가지고 고의로 저지르는 모든 죄를 보속하시고,

악으로 말미암아 괴로워하기는커녕 죄 그 자체를 좋아하며 즐기는 자들,

곧 죄 때문에 눈이 멀어 모든 빛과 은총의 숨길을 끊어버리는 자들을 

대신해서 보속하십니다.

  제 생명이신 예수님, 

당신의 보속과 기도가 제 마음 안에서 메아리치니,

저도 당신과 함께 보속과 기도를 바칩니다.




7 저의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제가 보니 군사들은 당신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것을 보고 

눈곱만큼의 존경심도 없이 달려들어 

당신을 움켜잡고 더 많은 밧줄과 사슬로 꽁꽁 묶습니다.


너무 세게 묶어서 당신의 거룩하신 몸은 거의 꼼짝도 못하실 지경입니다.

그런 당신을 그들은 밀고 당기고 하면서 카야파의 관저에서 나옵니다.



군중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나, 

그들 중 아무도 당신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거룩한 태양이시여,

당신께서는 당신의 빛으로 모두를 감싸 주시려고 

그들 가운데로 지나가십니다. 



9 첫 걸음을 옮기시면서 

당신은 사람들의 모든 걸음을 당신의 걸음 안에 넣고자 하시고,

악행을 저지르려고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보속하십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복수를 꾀하며 첫발을 내딛고,

다른 이들은 도둑질을, 또 다른 이들은 배반이나 살인을,

혹은 더 짓을 하며 그렇게 하기 때문입니다.


10 오, 이 모든 죄악이 당신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그러니 그 허다한 죄악들을 막으시고자 

당신은 기도하시고 보속하시며 당신 자신 전체를 바치십니다.




11 그런데 저의 태양이신 예수님,

저는 당신을 따라가다가 당신께서 카야파의 관저에서 나오실 무렵,

우리의 아름답고 자애로우신 엄마 마리아와 마주치시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두 분의 눈길이 마주치며 서로를 아프게 합니다.

서로 보심으로써 위안을 얻으시지만,

이 마주침이 새로운 고통을 불러일으키기도하는 것입니다.


12 당신으로서는 

우리의 아름다우신 엄마가 창백한 얼굴로 

뼈에 사무치는 비탄에 싸여 계신 모습을 보시는 것이 새로운 고통이고,

사랑하올 엄마로서는 

거룩한 태양이신 당신께서 온갖 능욕에 뒤덮여 빛을 잃으신 모습

- 눈물을 흘리시며 피투성이가 되신 모습을 보시는 것이 새로운 고통입니다.


13 그러나 두 분께서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실 수 있는 것도 잠시뿐이기에,

말씀을 한 마디도 하실 수 없는 괴로움을 느끼시면서

마음속으로 모든 말씀을 나누십니다.

  그렇게 서로 안에 녹아들어 하나가 되시지만,

군사들이 당신을 밀어 대는 바람에 더 이상 마주 보실 수도 없어집니다.


14 당신은 그렇게 짓밟히시며 빌라도 앞으로 끌려가십니다.

저의 예수님, 

저는 사무치는 슬픔에 잠기신 당신 엄마와 하나되어 당신을 따라갑니다.

엄마와 함께 당신 안에 녹아들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 사랑의 눈길로 저를 보시며 강복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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