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에 찔린 예수 화살에 꽂힌 신부

제3부 11 누구의 발자취인가?

은가루리나 2020. 1. 3. 21:42

 

pp276-278


창에 찔린 예수 화살에 꽂힌 신부

제3부 허무맹랑한 내맡김의 영성
11 누구의 발자취인가?
2010. 06. 13.

창 화살 제3부 
11 누구의 발자취인가?
2010. 06. 13.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한용운,〈알 수 없어요〉)

중학교 시절 좋아하던 시詩 한 구절이다.


바람도 없는
원함도 구함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하느님께 내 모든 것 올려 드리면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아무도 몰래 다가온 큰 사랑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어느 분의 선물(은총)입니까?




내맡겨진 영혼은 하느님의 발자취다. 
하느님의 큰 사랑, 큰 은총, 큰 선물이다. 

하느님의 발자취는 너무도 뚜렷하다. 
하느님의 발자국은 너무도 강력하다. 
하느님의 발자국은 너무도 심오하다.

하느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영혼은 하느님의 체취를 맡는다. 
하느님의 체취는 하느님의 향기다. 
하느님의 향기를 맡은 영혼은 하느님의 향기를 풍긴다. 

하느님의 향기에 취한 영혼은 그 향기 따라 하느님께로 흘러간다. 
하느님께로 흘러가다가 
하느님의 향기에 취해 흘러가는 다른 영혼들과 하나 되어 
더욱 진하디진한 향기를 풍긴다.


마비된 영혼들의 코가 뚫린다. 
하느님의 향기에 도취되어 그들의 죄가 마비된다. 
죄를 도려낸다. 
그것의 근원인 마귀를 도려낸다. 
새 살이 돋아난다. 
새 생명을 얻게 된다.


새 생명은 하느님께 내맡겨진 영혼이다. 
하느님께 내맡겨진 영혼은 하느님의 소유가 된다. 
하느님의 소유된 영혼이 하느님의 참자녀다. 

하느님의 참자녀는 
하느님과 하나 되어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영원히……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하느님과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