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11

2「수난의 시간들」제11시간 (오전 3시- 4시) ① (11-14) 카야파 앞으로 끌려가시다.

은가루리나 2016. 2. 15. 00:51


  제11시간 (오전 3시- 4시)

 카야파 앞으로 끌려가시다.





1 버림받고 고통에 잠기신 저의 선이시여,

이 나약한 몸은 괴로워하시는 당신 마음 안에서 자고 있었지만,

칼로 에는 듯한  당신 성심의 사랑의 격통으로 말미암아  자주 잠이 깨곤 합니다.

  그러니 자는 둥 마는 둥 반수 상태로, 

원수들이 당신을 마구 때리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깨어나 이렇게 혼잣말을 하는 것입니다.


2 '모든 이에게 버림받은 저의 가엾으신 예수님!

당신을 두둔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제가 당신의 마음 안에서 제 생명을 당신의 버팀목으로 바칩니다.

저들이 가하는 마구잡이 타격으로 비틀거리실 때마다 부축해 드리기 위함입니다.'



3 그리고 저는 다시 잠듭니다.


하지만 당신 성심의 사랑의 또 다른 격통 때문에 다시 깨어나면, 

당신에게 퍼부어지는 욕설들, 군중의 술렁거림과 야유의 휘파람과 고함 소리들로 

귀가 먹먹할 지경이 됩니다.


4 제 사랑이시여,

어찌하여 모든 사람이 당신을 거슬러 들고 일어납니까?

당신께서 무슨 일을 하셨기에,

이토록 미친 이리들처럼 당신을 갈가리 찢어발기려고 합니까?

  원수들이 당신을 죽일 준비를 하고 있는 소리를 들으면서 저는 피가 얼어붙는 듯합니다.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노라니

몸이 떨리고 슬픔이 밀려듭니다.




5 그런데 고통에 젖으신 당신은 저를 성심 안에 그대로 있게 하시면서

더 세게 끌어안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6 "얘야, 나는 나쁜 짓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해야 할 일은 다 하였다.

말하자면 사랑이라는 '죄' 를 지은 셈이다.

그런데 사랑은 모든 희생을 내포하는 것이니,

곧 헤아릴 수 없도록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7 아직은 다만 시작에 불과하다.

그러니 

너는 내 마음 안에 머물러 모든 것을 살펴보고 나를 사랑하면서 말없이 배워 익혀라.

너의 

그 '얼어붙는 듯한' 피를 내 혈관으로 보내어 온통 불타고 있는 내 피를 시원하게 식혀 다오.

또한 

나와 하나 되어 굳건해질 수 있도록, 네 몸의 그 '떨림' 도 나의 팔다리로 흘려보내라.


8 그러면 네 몸이 따뜻해지고, 

이처럼 고통 받고 있는 나를 보는 것으로 힘을 얻을 뿐만 아니라

그 고통의 일부를 네가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를 수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내게 충실하여라. 그리고 주의를 집중하여라."




9 저의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당신 원수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어서

저는 다시 잠들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더 난폭하게 당신을 밀어댑니다.

그런가 하면 제 귀에 사슬이 끌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사슬로 어찌나 꽁꽁  묶었는지

당신 손목에서 피가 뚝뚝 떨어져 길바닥에 자국을 남깁니다.


10 당신의 피 속에 저의 피도 섞여 있음을 기억하소서.

그런즉  당신의 피가 흘러나올 때면  제 피가 입맞춤과 흠숭과 보속을 드립니다.

  당신의 이 피가 

밤 시간에 당신께 죄 짓는 모든 이들에게 빛이 되기를,

그리고 모든 마음들을 

-- 제 사랑, 제 전부이신 --  당신 주위로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기를 빕니다. 




11 원수들이 당신을 끌고 가는 동안,

그 고함 소리와 야유의 휘파람 소리가 온통 공중으로 솟아올라

귀를 먹먹하게 하는 것 같더니, 

드디어 카야파 앞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지극히 온유하고 고상하며 겸손한 인상을 풍기십니다.

당신의 그 따뜻한 마음과 인내심 앞에서 원수들이 겁을 집어먹을 정도입니다.


카야파는 그러나 벌컥 화를 내며 당신을 잡아먹을 기세입니다.

아, 무죄와 죄가 얼마나 뚜렷이 구분되는 광경인지!



12 제 사랑이시여, 당신은 죄인 중의 죄인으로서,

바야흐로 사선고를 받게 될 대죄인으로서 카야파 앞에 서 계십니다.


카야파는 지금 증인들에게 당신의 죄에 대해서 묻고 있습니다.

아, 죄가 아니라 당신의 사랑에 대해서 묻는 것이 나을 것을!



13 어떤 사람은 이렇다고 고발하고 다른 사람은 저렇다고 고발하는데,

그 터무니없는 말들이 서로 부딪치며 모순을 이룹니다.


그런 고발들이 있는 동안, 

곁에 있는 군사들은 당신의 머리칼을 잡아 뜯습니다.


거룩하신 뺨을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그 소리가 온 실내에 울려 퍼지는가 하면,

어떤 자들은 당신 입술을 비틀고, 

어떤 자들은 마구 두들겨 패기도 합니다.



14 그 모든 것을 당신은 말없이 받고 계십니다.


당신께서 그들을 바라보실 때면  

눈에서 나오는 빛이 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들은 이 빛을 감당 못해 물러가고 말지만,

물러간 자들 대신 다른 자들이 와서 당신을 한층 더 못살게 괴롭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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