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3
1922년 6월 6일
하느님 뜻 안에 사는 사람이 지는 십자가의 성격
1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선하신 예수님께서 달라지셨다. 어째서일까?
종전 같으면 내가 고통 받는 것을 무척 기꺼워하셨고,
모든 것이 못과 십자가와 관련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말았다.
더 이상은 내가 고통 받는 것을 기꺼워하시지 않는다.
어쩌다가 고통 중에 있었을 때에도 그런 나를 무심히 바라보신다.
더는 지난날의 즐거운 기색을 보이시지 않는다.'
2 그런 생각에 잠겨 있노라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기척을 내시며 한숨을 쉬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보다 뛰어난 낙이 있을 경우
보다 못한 것은 그 즐거운 느낌과 매력을 잃는다.
그러므로 이를 무심히 보게 된다.
3 십자가는 은총을 결합시키지만,
누가 그것에 영양분을 주느냐? 누가 적당한 크기로 자라나게 하느냐?
내 뜻이다.
내 뜻만이 모든 것을 완성하고,
영혼 안에 내 지고한 계획이 실현되게 한다.
내 뜻이 없다면,
얼마나 강력한 힘과 위대성을 지니고 있건,
십자가조차 영혼들을 어중간한 상태에 머무르게 하고 있다.
4 오, 얼마나 많은 고통이,
내 뜻의 지속적인 영양을 받지 못한 탓으로 목표점에 다다르지 못하는지!
이 목표점은 다름 아닌 인간 의지의 소멸인데,
하느님의 뜻이 신적 성덕의 이 끝손질을,
마지막 붓질을 해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5 너는 못이며 십자가가 다 사라졌다고 하는데, 틀렸다.
딸아, 그건 맞는 말이 아니다.
종전에는 네 십자가가 작고 불완전했지만,
지금은 내 뜻이 너를 내 뜻 안으로 들어 올려
네 십자가가 커지게 하고 있고,
네가 내 의지 안에서 행하는 하나하나의 행위가
너의 의지에 박히는 못이 되고 있다.
6 네가 내 뜻 안에서 살아감에 따라
너의 십자가가 개개의 피조물 안에 너를 퍼뜨릴 정도로 확장되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대신해서 내게 생명을,
곧 내가 그들에게 주었던 생명을 주고 있다.
그리하여 내게 영예와 영광을 돌려주며
내가 피조물을 창조한 목적을 이루고 있다.
7 보아라,
네 십자가는 너뿐만 아니라 각 사람을 위해서도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도처에서 네 십자가를 본다.
종전 같으면 네 안에만 보이던 것이 이제는 어디든지 보이는 것이다.
8 네가 내 뜻 안에 녹아드는 것 - 사적인 이익 때문이 아니고
오로지 모든 사람이 내게 마땅히 주어야 할 것을 주려고,
또 내 뜻이 지닌 모든 선을 만인에게 주려고 내 뜻 안에 녹아드는 것은
다만 신적인 생명에 속하는 것일 뿐 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오직 내 뜻만이 영혼 안에 이 신적인 성덕을 기른다.
9 반면에 너의 이전 십자가들은 인간적인 성덕이었고,
인간적인 것은 제아무리 거룩해도 작은 일이나 할 뿐
위대한 일은 하지 못한다.
하물며 영혼을 들어 높여
자기 창조주와 하나 되어 활동하는 성덕에 이르게 할 수 없다.
언제나 피조물의 한계에 머무를 뿐이다.
10 하지만 내 뜻은 인간적인 장해 요인을 전부 없애고
피조물을 하느님의 무한성 속으로 던져 넣어,
그의 모든 것이,
곧 십자가와 못과 성덕과 사랑과 보속이 무한한 것이 되게 한다.
11 내가 네 안에 이루고자 한 목표는 인간적인 성덕이 아니었다.
작은 일부터 먼저 할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내가 고통 중인 너를 보며 그토록 기꺼워했지만 말이다.
12 이제 내가 너를 내 의지 안에 살게 함으로써
그것을 뛰어넘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너의 작음, 너라는 티끌이 무한성을 싸안고
한 사람 한 사람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내게 사랑과 영광을 주고,
피조물 전체에 대한 나의 권리를 되돌려 주고 있다.
이를 보는 것이 너무나 기꺼운 나머지
다른 모든 것에는 더 이상 내 마음이 끌리지 않는 것이다.
13 그런즉 너의 십자가와 못은 내 뜻이다.
내 뜻이 간혹 너를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못 박아,
진정한 못 박힘을 완성할 것이고,
이는 못 박힌 채 잉태되어 못 박힌 채 죽은
나의 십자가와 완전히 똑같은 십자가가 될 것이다.
14 내 십자가는 오직 영원하신 뜻만을 섭취하며 자라난다.
그러므로 나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든 사람을 위하여 여기에 못 박혔다.
내 십자가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표상을 각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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