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_맡김

소리-무화_천상의 책_맡김{12권 18,1-17} 예수님 생애의 중심이었던 아버지의 뜻,

은가루리나 2015. 11. 4. 22:30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18



1917년 8월 14일



예수님 생애의 중심이었던 아버지의 뜻,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사는 것' 과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것' 의 차이.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는데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아주 잠깐 들르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행한 일은 다만 아버지의 뜻에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할 때면 아버지의 정신 안에서 생각하고, 

말을 할 때면 아버지의 입 속에서 아버지의 혀로 말하고, 

일을 할 때면 아버지의 손 안에서 그 손으로 일했다.

 

3 숨을 쉴 때에도 그분 안에서 숨 쉬었으니 

내가 행한 모든 것은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정연하게 수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나는 아버지 안에서 내 삶을 살아갔고 

아버지를 전하는 사절(使節)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아버지 뜻 안에 넣어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이처럼 나의 중심점은 아버지의 뜻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었고, 

모욕을 받는다고 해서 내 길을 중단한 적도 없었다. 

오히려 점점 더 나의 중심을 향해 날아갔을 뿐이다. 

매사에 아버지의 뜻을 다 이루었을 때, 

그때 비로소 내 자연적인 생명이 끝났던 것이다.

 


5 딸아, 너도 마찬가지다. 

네가 내 뜻에 너 자신을 온전히 맡긴다면 

그 무엇에 대해서나 더는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다.

 

6 너를 그토록 괴롭히며 소진시키는 나의 부재 자체도 

내 뜻 안에 흘러들기만 하면 

네가 버팀목을, 나의 은밀한 입맞춤을, 

너를 옷 입듯 입고 네 안에 있는 내 생명을 찾아낼 것이다.

바로 너의 심장 박동 안에서 내 심장의 뜨겁고도 고통스러운 박동을 느낄 것이다.

 

7 그러니 너는 보지 못해도 나를 

- 내 팔로 너를 꽉 껴안고 있는 나를  느낀다. 

얼마나 자주 내 몸의 움직임을, 너의 열기를 식히는 내 상쾌한 숨결을 느끼곤 했느냐!

 

8 과연 그렇다. 

그래서 누가 꽉 껴안고 있는지, 누가 그런 숨결을 보내는지 보려고 

네가 두리번거리면서도 나를 보지 못할 때, 

그때 나는 네게 미소를 지으며 내 뜻의 입맞춤으로 입 맞춰 주고

네 안으로 더 깊이 숨어든다. 

너를 또다시 놀래 주기 위해서, 

너로 하여금 내 뜻 안으로 한 번 더 깊이 뛰어들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9 그런즉, 

네가 괴로워함으로써 나를 슬프게 하지 말고 내가 고민하게 하여라. 

바라건대 내 의지의 비상(飛翔)이 결코 네 안에서 중단되게 하지 마라. 

그러면 네가 네 안에 있는 나의 생명을 방해할 것이다. 

반면에, 네가 내 의지 안에서 살면 나는 내게 방해되는 것이 없으므로

내 생명을 자라게 하여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10 이제 순명하기 위해서,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사는 것'과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것'의 

차이에 대하여 몇 자 적어 볼까 한다.




* 첫째,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사는 것' 에 대하여. 



11 나의 변변찮은 소견에 의하면 

이는 형편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무슨 일 속에서건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며, 

머리카락 하나도 주님께서 원하시지 않으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피조물을 지배하며 안배하시는 하느님의 뜻의 신적 질서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12 내 생각에 그런 사람은 착한 아들과 같다. 

아버지가 원하면 어디든지 가고 무슨 고통이든지 받는 아들이다. 

그는 부유하건 가난하건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아버지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13 어딘가에 가서 어떤 일을 하라는 지시를 받든지 아니면 지시해 달라고 청하든지, 

다만 아버지가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참 가다 보면 간단히 뭔가를 먹을 필요를 느끼고, 

쉬기 위해서 걸음을 멈추며, 식사를 하거나 사람들을 대하기도 한다.

 

14 그러므로 아버지가 원하기 때문에 가고 있지만, 

그 자신의 뜻에서 오는 것이 많아지고,

여러 가지를 혼자서 행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몇 날이고 몇 달이고 아버지의 뜻이 지시하는 명세 사항을 받지 못한 채 

아버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홀로 모든 일을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5 따라서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사는 사람이 

하느님의 뜻에 그 자신의 뜻을 섞어 넣지 않기란 거의가 불가능한 일이다. 

착한 아들이긴 하지만, 

그 자신의 안에 완전히 새겨진 아버지의 생각과 말과 생명을 

모든 것 속에서 지닐 수 없다는 것이다.

 

16 사실, 가고, 돌아오고, 사람들을 따르며 만나고 하다 보면, 사랑은 이미 깨어진다. 

사랑은 지속적인 결합에 의해서만 성장하고, 그러면 결코 깨어지지 않기 때문인데, 

아버지의 뜻이라는 전류가 지속적인 소통 상태에 있지 않으니,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틈틈이 아들이 자기 자신의 뜻을 행하는 데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다.

 

17 하지만 나는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사는 것이 성덕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