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마더 데레사의 기도와 영적 어둠 ★영 성

은가루리나 2017. 5. 2. 23:13


moowee|등급변경▼|조회 1176|추천 0|2016.09.10. 07:53




그 뒤 가톨릭 성인들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된 

마더 데레사의 영적 어둠의 체험은 내게 깊이 각인됐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고, 선종한 지 6년 만에 복자가 되고, 

성인으로 선포되기 전에 20세기 가장 위대한 성녀라고 불렸던 그녀가 

‘영혼의 어둔 밤’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다는 얘기를 처음 접했을 때는 

잘 믿어지지가 않았다. 


‘살아 있는 성녀’로서 당연히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어려움을 기쁨으로 이겨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로레토수도회 수녀였던 데레사는 1946년 9월 10일 기차여행에서 

‘부르심 속의 부르심’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콜카타의 페르디난트 페리에 대주교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데레사는 기도 중에 

“네가 도와주지 않겠느냐”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의심과 두려움으로 답하자 

하느님은 단호하게 “네가 날 위해 이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말씀하셨다. 


데레사는 그 뒤 여러 주일 하느님과 심오한 친교를 누렸다고 한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기로 한 데레사는 

수녀원 밖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사랑의 선교회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 

그 직후부터 선종할 때까지 하느님이 부재하시는 것 같은 어둠을 체험했다

그녀는 영적 지도자 중 한 분에게 보낸 편지에서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자신의 고통이 무의미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페리에 대주교에게 

“하느님이 나를 원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이 하느님이 아니시고, 

하느님이 진짜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끔찍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마더 데레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영적 지도자의 도움으로 자신의 고통을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기회로 바라보고 

어둠을 사랑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것이 지상에서 예수님이 겪으신 어둠과 고통의 한 부분, 

아주 작은 한 부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쓸모없다는 느낌을 통해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이들에게 

더 깊이 동화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글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성녀도 저런 어려움을 겪는구나. 성녀 역시 인간이구나”하는 

위로감 같은 것도 느꼈다. 

성녀가 그렇게 간절하게 주님을 뵙고자 해도 뵙지 못했다니 

우리 역시 주님을 뵙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믿음이 약한 평범한 신자가 

성녀의 영적 고귀함과 어둠의 신비를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