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순례 여행을 계획할 때
파리에 며칠간 더 남기로 하고 비행기 표를 따로 끊으며
교통 좋은 곳으로 시내에 있는 스튜디오를 예약했는데
알고 봤더니 이런 걸 아파트 호텔이라고 부르나 본데
유럽과 미국에 많이 퍼져 있는 체인인 것 같다.
이번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방은 창문 전면에
에펠탑을 중심으로 파리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보인다.
아버지도 에펠탑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보당.
같은 방이라도 얼마나 빨리 예약했나에 따라 값이 많이 차이난다.
(그 대신 취소 안 됨)
빨리 예약한 덕분에 비싸지도 않고.
아버지의 선물이지요? 감사합니다.
제 눈을 통하여 찬미영광 받으소서
심하게 기침 감기가 들어 있는 상태였는데
3시에 체크인하고 저녁도 거른 채 그다음 날까지 잠만 쿨쿨 z z z
이른 아침 눈 뜨자마자 빵 가게에 가서
아침에 갓 나온 신선한 빵 냄새를 맡으며 크로아쌍을 산 다음
시장을 좀 보고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전망 좋은 방에 와서 커피와 함께 먹으며
남은 3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일교차가 심해서 아침에 나설 때는
레깅스에 쫄바지에 그 위에 넓은 통바지를 입고 나왔다.
시내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내가 생각보다도 파리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11시쯤 되었을까?
거리를 걷다가 어느 성당에 들어섰는데
종이 울리며 신부님이 입장하시며 막 미사를 시작한다.
선택의 여지 없이 우리는 끌린 듯 예기치 않게 미사를 드렸다
남편의 입에서도 드디어 "참 신기하네" 가 나온다.
신기하긴? 당근 아버지시지.
신고식 겸 감사의 미사를 받고 싶으신 그분의 뜻?
나야 뭐 이끌려 드리기만 하면 되니까
성체 양식까정 든든히 챙겨 주시고 그저 감사에 감사만을 할 뿐이다.
생제르만데프레 성당(Abbey of Saint-Germain-des-Prés)에서
목을 쟁반 위에 들고 가는 성녀? 그림이 있어 찰칵
아미앵 성당 정문에 새겨진 조각에서
순교자(주교님?) 중 목을 들고 걸어가는 조각은 보았는데
이 그림의 주인공에 대해서 아무리 찾아봐도 알 수가 없어서 아쉽다.
Chapel of Saint Theresa
이렇게 성당과 시내 그리고 미술관을 다니며 눈이 마냥 호강했다.
(근데 사실 내게는 살을 에는듯한 추위였다.ㅜㅜ)
또 옛날 살던 동네, 애들 다니던 학교 등 둘러보았는데
거의 20년 만에 찾은 파리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세월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버지 덕분에 에펠탑은 원도 없이 보았다.
불이 몇 시에 꺼지는 것까지도...
7
아듀 ~~ 파리 ~~
공항에서 짐 부치며 '기침이 심해서.. '라고 했더니
당장 좋은 자리를 안배해 주며
나 때문에 완전 "비상"
따끈한 레몬차에 서비스 만점이었지만
기침이 쉬지 않고 나오는 바람에
아무리 좋은 자리를 주었어도 밤으로 시작되는 비행기라
뒤쪽에 가서 사람들 잠 깰 때까지 서너 시간 이상 서 있었다.
다행히 에어버스라 그것도 감사
(나도 처음 타 봤는데 뒤쪽이 많이 넓다)
'아버지 어쩌라고요?' ㅠㅠ
할 수 없이 배터리 없어질 때까지 오랜만에
핸드폰에 녹음되어 있는 천상의 책을 들었다.
근 2주가 다 되어 가는데
아 참 나 천상의 책 읽었었지! ㅎ ㅎ
'마지막으로 공부까지 시키시네요.'
제 귀를 통하여 찬미영광 받으소서
이 10개국어 화살기도 성가는 불러보니 (내게는 7개국어)
Ô Père Ô Père [French]
Oh Padre Oh Padr [Spanish]
Oh Pai Oh Pai [Portugais]
Oh Padre Oh Padre [Italian]
O Pater O Pater [Latin]
O Vater O Vate [German]
O Father O Father [English]
우리 말과는 어순이 달라 모두 아버지로 시작된다.
꼭 요즘 우리에게 유행하는 아버지 노래 같다.
처음에 빼르 ♬ ~~파드레 ♪ ~~ 하고
아버지를 부르는 게 너어무나 좋다.
발음하기에는 이태리어가 제일 쉬운 듯
아버지는 왜 내게 이런 작업을 시키시는지.
정말 별걸 다 시키신다.
목소리와 발음에 자신이 없던 나를 책 읽는 여자로 만드시지를 안나
이제는 노래까지
돌아가신 친정엄마는 내가 노래 부르면
'어디서 지렁이 우는 소리가 들리네~~' 하셨는데 ㅋㅋ
여행하면서도 계에속 불러댔다.
이렇게 녹음하기까지는 수백 번은 불렀을 것이다.
아마 비행기에서의 시간이 없었다면 제정신으로는 불가능했을 것 같디아~~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그냥 이끌려 오다 보니 오날날 이렇게 녹음까지 이끌어 주시니. 참으로!
남편에게 내가
'귀로 듣는 거하고 발음기호대로 발음하는 거하고 다른데' 했더니
남푠왈 "그냥 한국식으로 해. 굴리면 더 못 알아들어."
이제 와서 말이지만
사실 여행 중 혹시 아버지께서 누구들을 보내 주셔서
읽어주시려나~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아님말구)
나중에 우연히
집에 와서 남편에게 네이버 사전에 들어가면
친절하게도 음성으로 발음을 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ㅎ ㅎ
불어 가사 하나 외웠고
다른 것은 비슷비슷한데 리듬이 조금씩 달라 악보를 봐야 하지만
이제는 우주만물~ 하고 부르려니 좀 어색하다.
내 평생 외국어 노래 불러보기는 처음
그것도 한국말로 써 가며 ㅠㅠ
뭐 발음 좀 나쁘면 어때?
아버지는 다 알아들으실 텐데
아버지가 자식 발음 나쁘고, 혀 짧은소리 냈다고 뭐라 하시랴?
이래뵈도 당신이 만드신 made in GOD! 명품인데!
더 기특해 하실꺼지롱~~~
나라도 욜씸히 불러야징.
모두 7개니까 일주일 동안 매일 하루에 하나씩! ㅎ ㅎ
제 목소리를 통하여 찬미영광 받으소서
여러 나라말로 아버지를 부르면서 귀찮게 굴면
절대로 안 이끌어 주고는 못 배기실걸!!!
돌아오는 길 리무진 안에서 지쳐 잠자면서
'아버지, 뭐 별로 이루어진 것이 없는 것 같은데요' 하면서
다 죽어가면서도 집에 가면 당장 밥할 생각에
'설렁탕 사 가야지' 하는 생각을 주셨다
마침 리무진이 설렁탕 집 앞에서 내리게 되어 있으니 딱이다.
설렁탕 집에서 포장을 주면서
자기네가 다른 사람이 주문한 것으로 착각했다나
다음에도 이렇게 양이 많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쩡쩡해 한다.
흠~~ 역쉬 우리 아버지
나 때문에 설렁탕 준비해 놓고 기다리시네
한 것도 없는데 구경 실컷 시켜 주시고
자연적인 양식까정... (갑자기 아버지가 앞치마 두르신 모습이 떠오른다)
잉잉 감사합니다.
저의 모든 것을 맡기오니
당신께서 제게 주신 모든 것을 잘 이용하여 선을 이끌어 내게 하소서
당신의 명품 예비 성녀 무화를 통하여 당신 마음껏 찬미영광 받으소서!
[하느님께 내맡긴 영혼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맡겨
자신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 되었기에,
하느님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모든 것들을 잘 이용(善用)해야 합니다.
잘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善"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로마8,28)
하느님이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들은
하느님이 만드신 것이며,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 그것들 안에는 "made in GOD"가 새겨져 있으며,
그것들은 모두 "거룩함"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거룩함의 근원이신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무슨 물건이든
그것을 만든 이의 기술(솜씨)이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솜씨가 아주 뛰어난 사람이 만든 물건의 가치는
그 솜씨에 맞게 그 가치가 결정됩니다.
하느님이 만드신 이 세상 우주만물보다 명품은 없습니다.]-moow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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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ugais] Guia-nos, nós abandonamos a ti
Oh Pai Oh Pai misericordioso, Creador soberano do céu eda terra.
Oh Pai Oh Pai misericordioso, Creador soberano do céu eda terra.
guia-nos, guia-nos, guia-nos, guia-nos,
Oh Pai guia-nos, Oh Pai nós abandonamos a ti.
pai [ 파이 ] 아버지 빠이
misericordioso [ 미제리코르지오주 ] 자비로운
Creador
soberano [ 소베라누 ] 주권을 가진.
do [ 두 ] 전치사
e [ 에 ] [남성명사] …와. 과. 및. 더욱.
céu [ 세우 ] 하늘.
terra [ 테하 ] 땅
guia [ 기아 ] 길잡이
nos [ 누스 ] 우리들을.
a [ 아 ] 그것.
ti [ 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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