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14

13권 19장} 하느님은 어떤 이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시는가? / 선한 것은 항상 전파되기 마련이다.

은가루리나 2017. 11. 24. 13:14


13-19



1921년 9월 21일



하느님은 어떤 이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시는가?

'가톨릭'임을 표방하면서 교회의 원수가 될 정당

죄악의 어둠을 구원의 영원한 빛으로 바꾼 고통의 신비




1 평소와 같이 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시어 말씀하셨다.

"딸아.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고통스러운 처지에 있게 하는지 모른다!

나는 자녀들을 한없이 사랑하는 아주 부유한 아버지와 같다.

한데 자녀들은 얼마나 은혜를 모르는지!


2 아버지는 옷을 입혀주려고 하건만

그들은 아버지의 옷을 팽개치고 벌거숭이로 지낸다.

아버지가 먹을 것을 주어도 그들은 먹기를 거부하고,

뭐라도 먹을라치면 더럽고 고약한 것을 먹는다.

아버지는 그들에게 재산을 주고 곁에 데리고 있고 싶어서

그 자신의 저택을 주기도 하지만,

자녀들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집도 없이 가난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것에 만족한다.


3 이 딱한 아버지는 얼마나 슬프겠느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겠느냐?

차라리 줄 것이 하나도 없다면 덜 불행하련마는,

그 많은 재산을 가지고도 쓰지를 못하는 한편 

자식을이 죽어가는 꼴을 보고 있어야 하니,

이것이야말로 다른 모든 슬픔을 능가하는 슬픔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4 내가 그렇다.

주고 싶은데 받을 사람이 없다.

그러니 사람들로 인해 쓰라린 눈물을 흘리며 끊임없이 슬퍼하는 것이다.


5 하지만, 너는 아느냐,

누가 나의 눈물을 마르게 하고 이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는지를?

그것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사랑과 자녀다운 신뢰로 내 부를 가지는 사람,

나의 식탁에서 먹고 내 뜻을 입는 사람이다.


6 나는 그런 이들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준다.

그들이야말로 내가 속마음을 털어놓는 이들이요,

내 품에 안겨 쉬게 하는 이들이다."




7 그 뒤 나는 나 자신의 밖에 나가 있었으므로 

여러 정당들 사이에 새로운 변혁사건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이 보다 큰 분쟁의 원인이 될 터여서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8 "딸아, 정당들이 결성되지 않으면 실제적인 변혁 사건들,

특히 교회와 대적하는 사건들은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정당이란 것이 없으면 싸울 거리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9 하지만 이 정당 

- 표면으로는 '가톨릭'임을 표방하는 정당 - 에 속한 사람은 

사실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어서 교회에 많은 고통을 끼칠 것이다.

이 정당 덕분에 천주교 신앙이 수호되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겠지만 

속사정은 정반대일 터,

원수들이 그것을 이용하여 이 종교를 더 심하게 매도할 것이다." 




10 나중에 나 자신 안으로 돌아와 보니 

마침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감옥에서 나오셔서 

카야파 앞으로 재차 끌려가시는 '시간'이었다.

나는 애써 이 (고통의) 신비를 예수님과 함께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딸아, 내가 카야파에게 끌려갔을 때는 

날이 완전히 밝은 아침나절이었다.

인간에 대한 내 사랑이 하도 컸기에 내 생애의 마지막 날 

온통 상처투성이인 흉한 얼굴로 

사형 선고를 받기 위해 그 대사제 앞으로 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 선고는 내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치르게 했는지!


12 나는 이 고통들을 영원히 밝은 낮으로 바꾸어 

각 인간을 에워싸게 하였다

그들에게서 어둠을 몰아냄으로써 

각자가 구원에 필요한 빛을 얻게 하려는 것이었고,

또한 나의 사형 선고도 십분 활용하여 

거기에서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므로 내가 겪은 각각의 고통과 행한 선 하나하나가 

제각기 내가 인간에게 준 또 하나의 낮이곤 하였다.


13 그러나 피조물이 행하는 선 역시 언제나 그들이 이루는 낮이다.

악이 언제나 밤인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람이 빛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 근처에 있는 열사람이나 스무 사람도 비추임을 받는다.

빛이 다른 사람들 것이 아니고 한 사람 것인데도 그 모두가 빛을 누리기에,

일을 하거나 글을 읽을 수도 있다.

그러니 그 빛을 누리는 이들은 

이를 소유한 사람에게 어떤 해(害)도 끼치지 않는다.


14 선행도 그렇다.

이는 한 영혼에게 밝은 낮이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영혼으로 말미암아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낮의 빛이 될 수 있다.

선한 것은 항상 전파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내 사랑은 나만을 몰아붙인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그들이 행하는 선행만큼 많은 낮을 

그들의 형제들을 위해 만들 수 있는 은총을 주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