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제2장] 4. 침묵|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은가루리나 2017. 12. 23. 01:27


4. 침묵




...침묵은 영혼의 가장 순수하고 고귀한 부분, 곧 영혼의 근저요 본질에 자리하고 있다. 침묵 한가운데는 어떤 피조물이나 표상도 없으며 침묵 속에 있는 영혼은 활동이나 이해도 없기 때문에 영혼 자신이나 다른 피조물에 대한 표상을 모른다. 영혼이 성취한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영혼의 능력으로 성취한다. 지성으로 이해하고 그 기억력으로 기억한다. 또 영혼은 그 의지로 사랑한다. 영혼은 영혼의 능력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지, 영혼의 본질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



외부 활동은 모두 어떤 감각기관과 연결되어 있다. 시력은 눈을 통해서만 작용하며, 만일 눈이 없다면 영혼은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다른 감각기관도 마찬가지다. 그 기능은 언제나 이런저런 감각기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영혼의 본질에는 활동이 없다. 영혼이 활동하는데 사용하는 기능은 본질의 근저에서 나오지만 영혼의 실제 근저에는 고요가 있다. 오직 여기에 쉼이 있고 탄생을 위한 장소가 있다. 이 탄생 안에서 성부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그 말씀은 본성적으로 아무런 감각기관이 없이 오직 하느님의 본질만을 수용하기 때문이다.



대단한 노력 없이는 아무도 영원한 탄생을 경험할 수 없다. 마음이 사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한 아무도 이탄생에 이를 수 없다. 그리고 탄생은 모든 감각을 물리치고 끊어버릴 것을 요구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는 탄생을 이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