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7월 21일)
1 나의 삶은 거룩하신 의지 안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랑하올 현존을 자주 거두시기 때문에 여왕이신 어머니를 부르며 도움을 청한다.
또한 천사들과 성인들을 불러 도움을 청하면서 그들의 사랑과 흠숭을 빌려 주기를, 그리하여 내가 이 땅에서도 그들이 하늘에서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한다.
이는 내 예수님께서 바로 그 하늘의 사랑에 이끌려, 이 귀양살이 중인 하찮은 자에게, 이토록 당신을 갈망하는 자에게 오시게 하려는 것이다.
2 하지만 그분은 나의 가혹한 고통에는 관심이 없으신 듯하다. 나를 불쌍히 여기시는 대신 나의 탄식이나 갈망을 업신여기며 내게서 달아나시는 품이 나의 이 끔찍한 상태를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시는 것으로 그치려나 보다.
아! 그분이 내 안에서 하늘의 사랑을 느끼신다면 - 이를 너무나 좋아하시니까 - 아마 내게 오셔서 다시는 나를 이처럼 오래 혼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3 그런데 내가 마음속으로 그렇게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노라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바로 나의 그 마음속에서 나오시어 나를 끌어안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하늘의 사랑을 나는 좋아하지만 땅의 사랑은 더 좋아한다. 땅의 사랑은 내게 언제나 새롭다. 그것은 내가 얻는 새로운 이익이요, 새로운 영광이다.
4 한편, 하늘의 사랑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랑이니, 아무도 내게서 앗아갈 수 없다. 온전히 나 자신의 것이다. 이에 반(反)하여 땅의 사랑은 내가 현재 얻어 가고 있는 사랑이다. 그러니 자주 잃기도 한다. 사람들이 내게 마땅히 주어야 할 사랑과 영광을 언제나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 한데, 사람이 내 은총 속에서 죽으면 -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 사랑의 본성과 영광의 본성 안에, 또 거룩한 뜻의 생명 안에 굳건해진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것은 당연히 모든 복된 이들의 본성을 이루고 있어서 그들은 내게 더 이상 줄 것이 없다.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언제나 새롭고 끝없는 기쁨과 행복과 진복의 저 계속적인 행위를 끊임없이 준다.
6 나는 그러므로, 하늘은 완전히 제쳐 둔 듯이, 온몸이 눈이 되어 땅을 주시한다. 하늘은 이미 내 것인 까닭이다.
주의를 집중하여 귀양살이 중인 영혼을 주시하는 것은, 그가 비록 하늘의 본성은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사랑과 영광과 흠숭을 내게 새로이 얻어 주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7 너의 사랑이 내 뜻 안의 공중을 얼마나 휘돌고 있는지를 네가 안다면 (참 좋겠구나)!
너의 사랑이 하늘과 땅 사이에 솟아올라 창조된 만물을 뒤덮고, 하늘을 뚫고 올라와
내 거룩한 뜻이 펼쳐져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나로 하여금 한 사람의 사랑을 새로이 소유하게 하는데,
그 사람은 내 ‘지고한 피앗’의 권능에 싸이도록 자기를 맡긴 사람이다.
그는 사랑의 새로운 소유가 나에게 이르게 하는 동안 또 새로운 것을,
곧 영광의 소유를 준비한다.
8 그러니 네가 너의 행위들을 다시 반복하기 시작해도, 너의 그 행위들은 언제나 내게 새롭다. 왜냐하면 네가 실제로 행한 적이 없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너도 나에게 주는 사랑과 영광과 흠숭 안에서 언제나 새롭다. 내 뜻이 네 안에 울려 퍼지면서 본성상 소유하고 있는 새로운 행위를 너에게 주니 말이다.
9 그러니 내가 하늘에서 모든 복된 이들에게 주는 - 결코 중단되지 않는 - 새로운 행위를, 기쁨과 형언할 수 없는 만족의 그 새로운 행위를, 너는 내 뜻의 빛과 권능을 통하여, 이 땅에서부터 내게 주기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즉 정신을 집중하여 내 뜻의 신속한 비상(飛翔)을 따라다녀라.”
10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계속 내게서 당신의 현존을 거두시기 때문에 여간 괴롭지 않았다. 그래서 만사휴의(萬事休矣)다 싶기도 하였고, 글로 옮길 가치조차 없어 보이는 헛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팔에 안아 올리시려는 듯 내 어깨 아래쪽에 그 거룩한 양손을 대시고 이르셨다.
11 “딸아, 참 많이 무거워졌구나.
너는 압박감이 영혼을 무겁게 내리누른다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너를 팔에 안으려면 내가 잔뜩 힘을 주어야 들어 올릴 수 있겠다.
내 뜻은 그와 반대로 인간 본성의 무게를 비운다.
내 뜻의 빛이 인성의 어둠을 몰아내고 영혼을 가볍게 한다.
가볍게, 어떤 희생이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2 그리고 내 뜻은 영혼에게 사랑의 날개를 주면서 천국의 첫째가는 속성들을 부여한다. 압박감도 어둠도 모르는 천국, 지지 않는 태양의 빛과 끝나지 않는 기쁨만이 충만한 천국의 첫째가는 속성들 말이다.
13 게다가, 태양이 만약 ‘만사휴의다. 내 조물주께서 내게 끊임없이 빛을 더 늘려 주시지 않으니까 나는 더 이상 태양이 아니다.’ 하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너는 어떻게 말하겠느냐?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내가 알기로, 너는 언제까지나 태양이다. 네 조물주께서 네게 주신 빛을 조금도 앗아가지 않으신 까닭이다.그분께서 계속 빛을 늘려 주셨다면, 네가 더 강렬하고 더 찬란한 빛 속에 있었겠지. 기껏해야 그런 차이가 있을 뿐이다.’
14 나도 너에게 그렇게 대답하겠다.
‘너는 언제까지나 태양이다. 내 뜻과 내 뜻에 대한 지식이라는 태양이 빛 이상으로 네 안에서 너를 다스리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내 ‘영원한 피앗’에 대하여 소지하고 있는 그 숱한 지식들 중 단 하나라도 너에게서 앗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 자신도 그럴 수 없다.
15 그런데 내가 그것에 대한 지식을 끊임없이 더 늘려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내가 너에게 말했던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었다는 듯이, 그리하여 이 태양의 빛이 네 안에서 이미 꺼져 버렸다는 듯이, ‘만사휴의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16 딸아, 이 태양 빛을 끄려면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너로서는 그 영원한 광선을 피해 달아날 수도 없을 것이다. 이 광선이 네 영혼 깊이 침투하여 내 뜻 태양에 속해 있지 않은 것은 모조리 네게서 사라지게 할 것이니 말이다.
17 그런즉 그 빛을 따라가면서 새 빛이 와서 보태지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라. 그러면 내 뜻 태양이 네 안에서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