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4
1908년 12월 16일
하늘에도 땅에도 같거나 비슷한 것이 없는 고통
1 몹시도 괴로운 날들을 보내면서
우리 주님께 이렇게 슬피 하소연하였다.
"어쩌면 이토록 잔인하게 저를 떠나 계십니까!
당신께서는 저를 당신의 작은 딸로 택하셨다고,
그래서 늘 팔에 안고 계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셨습니다.
제가 보기에 작은 딸이 아니라
작은 순교자로 바꾸셨습니다.
저는 비록 작지만 이 순교적 고통은 그만큼 잔혹하고
가차없으며 쓰디쓰고 격렬한 고통입니다."
2 그렇게 말씀드리고 있노라니
그분께서 내 안에서 움직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네 말에 틀린 데가 있다.
너를 작은 순교자가 아니라
큰 순교자로 만드는 것이 나의 뜻이니 말이다.
나의 부재는 있을 수 있는 가장 괴롭고 모진 고통이어서
하늘에도 땅에도 이와 같거나 비슷한 고통이 달리 없을 정도인데,
내가 너에게 인내와 맡김으로 그것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면
이것이야말로 영웅적인 참을성이요
가장 높은 단계의 사랑이 아니겠느냐?
이 사랑에 비하면
다른 모든 사랑들은 저만큼 뒤처져 있거나
거의 아무것도 아니어서
숫제 마주 세우거나 견주어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니,
큰 순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4 네가 작은 순교자라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고통을 덜 느끼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네가 고통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부재의 순교적 고통이 다른 고통들을 흡수하면서
사라지게 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사실, 네가 나 없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다른 고통들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그것에 주의를 기울일 겨를조차 없어지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니까
그 고통들의 무게를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된다.
그래서 네가 고통스럽지 않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5 그리고 나는 너를 땅바닥에 내동이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더 꼭 껴안고 있었다.
더욱이, 분명히 말하지만,
바오로의 개종 초기에 내가 그에게 주었던 효과적인 은총을
너에게는 거의 지속적으로 주고 있다.
이 사실을 입증하는 표는 이것이니,
네가 나와 함께 있었을 때에 거의 지속적으로 실행하곤 했던 모든 일을
아직도 내적으로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너 혼자서 하는 것처럼 여기면서 말이다.
6 그러나
네가 온전히 내 안에 잠겨 있고
내게 묶여 있다고 느끼는 것.
나를 보지 못할지라도 언제나 내 생각을 하는 것
- 이는 너 자신의 것이 아니요, 보통 은총도 아니다.
특별하고 효과적인 은총이다.
또한, 내가 너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는 것이
너를 많이 사랑한다는 표이고
너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는 표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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