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2권

{천상의 책 12권81장} 피조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인 예수님의 전 생애에 걸친 내적 수난.

은가루리나 2020. 6. 14. 00:51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81


1919년 2월 4일


피조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인
예수님의 전 생애에 걸친 내적 수난.




1 여는 때와 다름없이 있었으나
내 정신이 사흘 가량 하느님 안에 녹아들어 있는 느낌이었다.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여러 차례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인성 안으로 나를 끌어당기셨으니,
내가 신성의 끝없는 바다 속에 잠겨있었던 것이다.

2 오, 얼마나 많은 것을 볼 수 있던지!
그분의 인성 안에서 신성이 행하신 모든 일을
얼마나 똑똑히 볼 수 있던지!

예수님은 매우 자주 나의 경탄을 중단시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3 "딸아,
내가 얼마나 넘치는 사랑으로 피조물을 사랑했는지 보이느냐?

나의 신성은 피조물에게 인류 구속의 사명을 맡기기에는
너무나 철저히 마음을 쓰고 있었으므로
나 자신으로 하여금 수난을 겪게 하였다.

4 피조물은,
창조의 빛 속에 태어났고
또 태어날 모든 피조물의 수만큼 많은 죽음들 및
그들이 실총(失寵)의 결과를 낳으며 저지르는 
사죄(死罪)들의 수만큼 많은 죽음들을
나로 하여금 치르게 할 능력이 없었다.

그러나 나의 하느님다운 신성은
피조물 개개의 생명에 대해서 생명을,
죽어 마땅한 죄를 통해 그들이 자초하는 개개의 죽음에 대해서
생명을 요구했던 것이다.


5 나 자신의 신성이 아니었다면,
누가 나에게 그토록 많은 죽음을 줄 정도로 강력할 수 있었겠느냐?

나 자신의 신성이 아니었다면,
누가 그토록 수도 없이 죽어가는 나를 지켜볼 힘과 사랑과 항구함이
있었겠느냐?

피조물이었다면 지쳐 떨어져서 지레 포기해 버리지 않았겠느냐?


6 게다가 내 신성이 행한 이 일은
나중에 가서야 시작되었으리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어머니 태중에 잉태되자마자 시작된 일이었다.

그러기에 내 엄마는
내가 당신 태중에 있는 동안에도 번번이 나의 고통을 알고 계셨고
나와 함께 죽음을 통감하며 고난을 겪으셨다.


7 그러므로 어머니의 태중에 있었을 때부터
나의 신성은 사랑 깊은 사형 집행자의 역할을 떠맡고 있었다.
사랑 깊은 집행자였기 때문에
요구가 더욱 많고 추호의 가차도 없었다.

어찌나 그러한지
내 신음하는 인성에 가시 하나, 못 하나도 면해 주지 않았다.


8 한데 그것은
수난 동안 인간이 내게 가한 가시나 못, 채찍의 타격과는
다른 것이었다.

이러한 것들은 나를 괴롭힌 수만큼 고정되어 있었지만,
내 신성이 내게 준 것들은
개개의 죄에 따라 그 수가 오히려 불어나고 있었다.


9 인간의 악한 생각들의 수만큼 가시의 수가 불어났고,
부당한 일들의 수만큼 못이,
쾌락에 떨어지는 수만큼 채찍질이,
여러 종류의 숱한 죄들의 수만큼 고통이 증가되고 있었다.

고통의 바다, 가시와 못과 셀 수 없이 많은 매질의 바다였다.


10 내 신성이 나에게 가한 그 수난에 비하면,
인간이 내 생애의 막바지에 끼친 수난은
내 신성이 나의 전 생애에 걸쳐 겪게 한 것의 그림자요,
표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11 이것이 내가 영혼들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까닭이다.
그들은 나 자신을 대가로 치른 생명들이며,
피조물의 정신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들인 것이다.

그런즉 너는 내 신성 안으로 들어와서
내가 겪은 모든 고통을 보고 너 자신의 손으로 만져 보아라."



12 나는 어떻게 그 안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각 피조물에 대해 정의의 어좌를 세우시는 하느님의 무한성 안에 있었다.

다정하신 예수님은 그들의 각 행위에 대응하여
고통과 죽음을 치르며 모든 벌을 받으셔야 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순한 어린양처럼 하느님의 손에 죽임을 당하셨다.
다시 살아나서 더 많은 죽음들을 겪으시기 위함이었다.


13 오, 하느님! 하느님 맙소사! 얼마나 가슴 아픈 고통인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 죽고,
한층 더 괴로운 죽음들을 겪기 위해 다시 일어난다는 것은!

14 나는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죽임을 당하시는 것을 보면서
죽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를 이다지도 사랑하시는 분께
단 한 번의 죽음이라도 면하게 해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지곤 하였다.


15 아무튼 내가 참으로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홀로 하느님의 신성만이
내 다정하신 예수님께 그토록 많은 고통을 겪게 하실 수 있었다는 점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고통과 무한한 사랑으로
미치도록 인간을 사랑하신 공로를 주장하실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처럼 영웅적인 희생으로 우리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은
하느님 말고는 어떤 천사에게도 인간에게도 없었던 것이다.


16 하지만 누가 그 모든 것을 다 말할 수 있으랴?

나의 하찮은 정신은
빛과 사랑과 고통의 끝없는 바다 위에 떠 있으면서도
마치 가라앉아 있는 것처럼
헤엄쳐 나갈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정신이 그토록 깊이 잠겨 있지 않아도 되는
당신의 지존하신 인성의 작은 바다 속으로 끌어당겨 주시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경계도 볼 수 없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17 그런 뒤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딸아, 내 생명의 갓난아기야, 내 뜻 안으로 오너라.
와서 네가 대신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보아라.
나의 수많은 행위들이
아직 피조물에 의해 대행되지 않은 채 보류되어 있으니 말이다.


18 나의 뜻이 시계의 첫 톱니바퀴처럼 네 안에 있어야 한다.
이것이 움직이면 다른 바퀴들도 따라 움직인다.

그러면 시계가 시간과 분을 알려 준다.
모든 조화가 첫 바퀴의 움직임 안에 있으니,
첫 바퀴가 움직이지 않으면 시계가 멈추고 마는 것이다.


19 그러므로 나의 뜻이 네 내면의 첫 바퀴가 되어, 
이것이
너의 생각과 마음과 소망 따위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그런데
내 뜻은 나의 존재와 창조 사업 및 모든 것의 중심 바퀴이기에,
이 중심에서 나오는 너의 행위는
인간의 행위들을 같은 수만큼 대행하게 될 것이다.


20 너의 그 행위가 중심 행위로서
모든 이의 행위들 안에 불어나면서
모든 이를 대신하여
그들의 행위들을 나의 옥좌 앞에 갖다 놓으러 올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대신 행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주의를 기울여라.
너의 사명은 위대하고 완전히 신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