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56장} 예수님께 죄를 고백하다

은가루리나 2016. 5. 9. 15:04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56



예수님께 죄를 고백하다




1 우리의 영적 이익을 위한 청은 무엇이든지 들어 주시는 복되신 예수님께서, 

어느 날 아침, 평소보다 더 다정한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오늘 아침에는 내가 몸소 고해사제의 직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하고 말씀하셨다.



2 "너의 모든 죄를 나에게 고백하여라. 

그러는 동안  나는 

네가 죄를 지음으로써 내게 끼친 모든 모욕과 고통들을  하나하나 깨닫게 해 주겠다. 

그러면  너의 인간적인 지성과 의지로 이해할 수 있는 한, 

죄라는 것 자체가 대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되기에 

또다시 나를 모욕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3 그런즉 너의 허무 속으로 들어가거라. 

그리고 잠시 생각해 보아라.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이신 분께 화를 내었다는 것을. 

모든 것이신 분은  이 하찮은 것을  땅의 표면에서 사라지게 하실 능력이 있으시건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그 자신의 창조주께 고약하게도 화를 내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신 분은  

이 하찮은 것을 너그주셨을 뿐더러  사랑하기까지 하셨다는 것을……. 


4 이제, 너의 허무로부터 나오너라. 

그리고 사랑의 기쁨에 잠겨 '고백의 기도' 를 바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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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렇게 일단 나 자신의 허무 속으로 들어가자, 

스스로의 모든 비참과  범한 죄들을 다 깨닫게 되었다. 

심판이신 그리스도의 참 안에서  나는 마치 한낱 나뭇잎처럼 떨기 시작했으므로 

'고백의 기도' 를 바칠 힘도 없을 지경이었다. 

만일 나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새로운 힘과 용기를 부어 주시지 않았다면, 

나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로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6 "사랑하는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너의 심판관이지만  또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나아가자꾸나."



7 그러므로 나는 무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으로 '고백의 기도' 를 바쳤다. 

나의 과거를 살펴보니  죄로 온통 뒤덮여 있는 자신이 보였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잘못된 것은 

더없이 교만한 몇 가지 행위들을 마음 속으로 조장하여  주님을 모욕한 일다.


8 이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에, 

"주님, 엄위로우신 주님 대전에서 교만으로 죄를 지었음을 고백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사랑 깊은 내 성심 가까이로 와서, 유심히 귀를 기울여 보아라.

네가 이 죄로  나의 관대한 마음을 심히 비통하게 했으니  그 탄식 소리가 들릴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9 나는 온 몸을 떨면서 그분의 성심에 귀를 갖다 대었다. 

불과 한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에 느끼고 이해한 것을 도저히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내 심장이 사랑으로 두근거리면서 어찌나 세차게 뛰는지  가슴이 막 폭발할 것 같았다. 

그 다음에는 그러나, 고통으로 폭발하여 실제로 산산조각이 난 것 같았다. 

이 모든 것을 체험한 후에  나는 몇 번이나 이렇게 부르짖었다. 

"오, 인간의 교만이란 얼마나 잔혹한 것인가! 

그것이 한껏 힘을 발휘한다면  하느님마저 파괴할지도 모른다!"



10 그래서 나는 인간의 교만을 구더기같이 아주 징그러운 벌레로 상상해 보았다. 

이 벌레는 대왕의 발치에 있을 기회가 주어지면 

스스로를 상당히 중요한 존재로 여기고  잔뜩 마음이 부풀어 고개를 추켜세운다. 

그리하여 심히 건방지게도  왕의 용포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이윽고 왕의 머리에까지 올라가서 금관을 보고서는 그것을 빼앗아 제 머리에 쓰고자 하고, 

왕에게서 용포를 벗겨  왕좌에서 밀어내고자 하며, 

마침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왕의 목숨마저 빼앗고자 한다.


11 이 벌레는 그러나 그 자신이 어떤 자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교만으로 말미암아 분별이 없어져서, 

왕이 그 방자한 계획을 알아차리고  한쪽 발로 밟아 뭉개기만 하면  

자기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을, 

그러면 황금빛 꿈도 끝장이 나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꿈이 교만함께 머리 속을 달구는 바람에  지나치게 우쭐끝에, 

자기만큼 교만하지 않은 자들의 조롱과 동정이나 불러일으키며, 

가장 악하고 배은망덕한데다  가장 건방지고 잘난 체한 벌레로  간주될 것이다.


12 그런데, 거룩한 왕의 발치에서 내가 본  그 보잘것없고 징그러운 벌레는 

다름아닌 나 자신이었다. 

주님을 모욕한 일이  너무도 죄송하고 마음 아팠으니, 

나의 교만 때문에 예수님께서 겪으신 극심한 고통을 실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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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그런 후 예수님께서는 나를 혼자 있게 하셨다. 

나는 교만이라는 죄의 추함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였는데, 

이는 내 마음속에 이루 말할 수 없도록 통렬한 아픔을 일으켰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 생각하고 나자 

그분께서 돌아오셔서  고백을 계속하도록 해 주셨다.


14 나는 전보다 더 떨면서 

그분의 분명한 뜻을 거슬러 생각과 말로 지은 와  의무를 소홀히 한 죄를  고백하였다. 

영적인 깊은 슬픔과 아픔을 느끼면서  모든 죄를 고백하는 동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지극히 인자하신 하느님께  그토록 오만 불손하게 굴었다니 

어안이 벙벙해질 지경이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모욕을 당하신 순간에도 

나를 도와주시고  지켜 주시며  길러 주셨던 것이다.


15 그분께서 나를 지겨워하시는 듯한 순간에도  그것은 오로지 죄에 대한 혐오였을 뿐, 

죄인인 나에 대한 그분의 인자하심은  언제나 무한한 것이었다. 

얼마나 한없이 인자하신지

하느님의 정의 앞에서  나의 무능과 나약을 드러내시면서 변호해 주실 정도였고, 

그 무능과 나약 대신에  

앞으로 더 잘 행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은총과 힘까지 얻어 주셨던 것이다. 

이는 마치 죄로 인하여 하느님과 내 영혼 사이에 세워진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진 느낌이었다.


16 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어지심과  죄의 추함을 안다면, 

당장이라도  땅의 표면에서 죄를 내쫓아 버리련마는! 

그리고는 죄에 대한 격심한 통회에 사로잡혀 죽어버리거나, 

아니면 하느님의 한없는 지혜를 깨닫고  이 지혜의 바다 속에 뛰어들련마는! 

이는  

그들의 선익과 성화를 위하여  선정된 은총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인 까닭이다.




17 죄에 대한 쓰디쓴 통회로  고백을 계속할 수 없는 나를 보신 예수님께서는 

생각에 열중하게 하시려고  나를 혼자 두고 가버리셨다. 

나는 죄가 초래하는 악에 관해서 생각하였고, 

하느님의 정의 앞에서  나를 변호해 주심으로써  

새로운 은총을 얻게 해 주시는 그분의 어지심에 관해서  한층 더 깊이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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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예수님께서 돌아오셔서  내 고백을 계속 들어 주셨는데,

때때로 중단되기도 했으므로  일곱 시간쯤 지난 후에야 끝마칠 수 있었다. 


지극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내 고백이 끝나자 

심판관의 모습을 거두시고  다시 사랑 깊은 아버지의 모습을 취하셨다. 

나는 하느님을 모욕한 데 대한 비탄으로 쇠약해져서  거의 혼절할 지경이 되기 때문에,

또 내가  아무리 통회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힘이 빠져 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용기를 북돋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9 "내가 몸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겠다. 

겟쎄마니 동산에서의 내 비탄의 공로를  너의 영혼에 입혀 주마. 

이렇게 해야 비로네가 모욕한 하느님의 정의를 보상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해 주시니  

내 죄의 용서를 받을 준비가  더 잘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분의 발치에 엎드려 송구한 마음으로 여쭈었다.


20 "전능하신 하느님, 제가 죄를 지어 당신의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해 드렸지만, 

저를 용서하시는 당신의 자비는  한없이 더 크다고 믿습니다. 

그래도 그칠 줄 모르는 '호산나!' 로  당신의 무한한 자비를 찬미 찬양하기 위하여, 

제 영혼의 모든 능력과  육신의 모든 감각 기들이 

그만큼 수없이 많은 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의 죄로 아버지께 몹쓸 짓을 한 저를  부디 용서하시어, 

다시금 아버지다우신 은총들을 쏟아 부어 주십시오!"



21 "다시는 죄 짓지 않겠다고 약속하여라. 

너로 하여금 또다시 나를 모욕하게 할 수 있는 을 

그림자까지 온전히 몰아내면서 말이다."


22 예수님의 이 말씀에 나는 이렇게 응답하였다

"예, 약속합니다. 

저의 조주, 구속주, 구원자이신 당신을 다시 모욕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을,

몇 천 번이라도 약속합니다. 

다시는, 다시는 절대로 죄 짓지 않겠습니다."



23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복되신 오른손을 드시고 사을 외우시면서 

지극히 귀한 의 피를  강물처럼 내 영혼에 부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