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54
예수님의 수난 고통에 더욱 더 참여하다
1 매우 당황스럽게도,
그 극심한 고통은 대엿새 계속되다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를 알아챈 내가 내 정배 예수님께 좀더 연장해 달라고 간절히 빌지 않았다면
그것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토록 고통을 - 내게는 감미롭기까지 한 고통을 사랑하게 된 나는
어지신 예수님께 이 사실을 털어놓음과 동시에,
이미 겪었던 것이지만 새로이 십자가에 못박아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2 예수님께서는 그런 나를 흐뭇해하시며
이따금 내 간청대로 다시 예루살렘 성지로 내 영혼을 데려가시곤 하셨다.
그리하여
수난하시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날까지 겪으셨던 고통들에
나를 참여시켜 주셨는데,
경우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른 것이었다.
3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채찍질을 당하신 고통이나 가시관 고통을 내게 주실 때가 있는가 하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산을 오르시며 겪으신 고통을 느끼게 해 주실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고통도 받게 해 주셨다.
4 이와 같이 그분은 친절하게도 당신 수난의 신비들 가운데서
어떤 때는 이것을 다른 때는 저것을 겪게 해 주셨고,
때로는 하루 동안에 그 전부를 겪게 하실 때도 있었으니,
나의 한없는 기쁨과 극심한 고통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5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내게는 고통이 없는 상태로
예수님께서 겪고 계시는 그 무한한 고난을 단지 구경꾼처럼 보고만 있어야 할 때,
그때야말로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마음이 미어지는 고통의 순간이 되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적어도 그분 고통의 한 부분만이라도 받게 되기를 애타게 갈망했던 것이다.
6 오, 우리의 여왕이신 어머니와 함께,
예수님께서 그 참혹한 고난을 당하시는 모습을 얼마나 수없이 보곤 했던가!
그런데 그 고난은
예수님을 붙잡아 사형을 받게 한 유다인들보다 더 사악한 자들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그렇다. 그때 내가 절실히 깨달은 사실이 있으니,
사랑하는 이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기보다는
차라리 스스로 고통을 받는 편이 마음은 더 편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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