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권 34,1-11 (Ⅰ)}
16-34
1924년 1월 14일
예수님께서 옷 벗김과 매질을 당하신 것은, 참담한 알몸이 된
인간에게 하느님 뜻의 왕다운 옷을 되찾아 주시기 위함이었다.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원수들 한가운데서 옷 벗김을 당하시고 얼굴을 붉히시며
폭우처럼 쏟아지는 매질을 당하신 신비를 묵상하면서,
측은하기 그지없는 마음으로 그분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채찍질을 당하셨던 당시의 모습으로 나의 내면에서 나오셔서 이르셨다.
2 "딸아, 내가 매질을 당하기 전에 왜 옷 벗김을 당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으냐?
내 수난의 각 신비마다 내가 가장 먼저 행한 것은
인간의 뜻과 하느님의 뜻 사이의 갈라진 틈을 다시 붙이는 일이었고,
그다음에는 이 단절이 초래한 죗값을 갚는 일이었다
3 사람은 에덴 동산에서 하느님의 지고한 뜻과 자기의 뜻을 묶는 일치의 유대를 끊어 버렸다.
그때 그는 내 뜻의 왕다운 옷을 벗어던지고 그의 뜻이라는 참담한 누더기를 걸치게 되었으니,
그것은 나약하고 변덕스러고 선을 행할 능력이 없는 것이었다.
4 내 뜻은 그 감미로운 매력으로 사람을 황홀하게 하였고,
그를 극히 순수한 빛 안에 잠겨 있게 했으며,
그로 하여금 자기가 태어난 하느님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게 했고,
그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행복을 주었다.
사람은 자기 하느님이 주시는 그 많은 것들 속에 얼마나 깊이 빨려 들었는지
그 자신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오, 사람은 그토록 행복하였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피조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도까지 당신 존재의 많은 부분을 사람에게 주어
당신을 닮게 하시는 것에서 얼마나 큰 즐거움을 느끼셨는지 모른다!
5 그러나 사람이 우리 (성삼위)의 뜻과 그의 뜻의 일치를 깨어 버리자
즉시 왕다운 옷을 잃었고, 그 황홀과 그 빛과 그 행복을 잃었다.
나의 빛 없이 그 자신을 보았고,
그를 빨아들이고 있었던 황홀도 없이 보았기 때문에 자신을 알게 되었고,
부끄러움을 느꼈으며 하느님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의 본성 자체도 이 일의 통탄할 결과를 느꼈으니,
추위와 자신이 알몸임을,
따라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덮어 싸지 않을 수 없는 욕구를 느꼈던 것이다.
6 우리의 뜻이 사람을 무한한 행복의 항구 안에 있게 했던 것과 같이,
사람의 뜻은 사람을 비참의 항구 안에 집어넣고 말았다.
우리의 뜻은 사람에게 모든 것이었으니,
사람은 이 뜻 안에서 모든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우리에게서 태어나 우리의 뜻 안에서 어린 아기로 지냈으니
우리의 뜻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땅한 일이었고,
그러면 이 뜻이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었을 것이다.
7 그런고로 사람이 제 뜻으로 살기를 원하자 모든 것이 아쉬운 신세가 되었다.
사람의 뜻은 모든 필요를 채워 줄 능력이 없고,
그 자체 안에 선의 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생활필수품을 얻기 위해서도 허덕이며 고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람의 뜻이 나의 뜻과 일치해 있지 않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 알겠느냐?
오!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안다면,
내 뜻이 땅에도 와서 다스리기를, 오직 이것만을 간절히 바라게 될 것이다.
8 만약 아담이 이 거룩한 뜻을 배척하지 않았다면,
그의 본성도 옷가지를 걸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발가벗고 있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을 것이고,
추위와 더위와 배고픔과 나약에 시달리는 처지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연적인 모든 것들은 거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느 쪽이냐 하면 그의 영혼이 잃고 만 크나큰 선의 상징이었을 뿐이다.
9 딸아, 그런 이유로
나는 기둥에 묶여 매질을 당하기 전에 옷 벗김부터 당하기를 원하였다.
사람이 스스로 내 뜻의 왕다운 옷을 벗어던지고 알몸이 된 것을 겪으며
보속하기 위함이었다.
나를 조롱하는 원수들 가운데에서 발가벗겨진 나 자신을 보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너무나 큰 수치와 고통을 느낀 나머지
사람의 알몸을 두고 탄식하면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 나의 알몸을 바쳤다.
사람이 다시금 내 뜻의 왕다운 옷을 입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그리고 나의 이 간청이 거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속전으로
내 피를, 갈기갈기 찢어진 살을 바치기도 하였다.
내 옷뿐 아니라 살갗도 벗김을 당하게 하여,
사람이 스스로 알몸이 된 그 죗값을 치르며 보속했던 것이다.
11 그런데 나는 이 신비에서 다른 어디에서보다 더 많은 피를 쏟았다.
그것은 사람을 또 하나의 옷인 피 옷으로 덮어 싸기에 넉넉한 양이었다.
이 옷으로 그를 감싸 따뜻하게 하고 깨끗이 씻어 주면서
내 뜻의 왕다운 옷을 받아 입을 준비를 시키기 위함이었다."
{16권 34,12-16 (Ⅱ)}
12 나는 이 말씀을 듣고 다소 아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랑하올 저의 예수님,
사람은 당신의 뜻을 저버렸기 때문에 옷을 입을 필요와 부끄러움과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셨고 아버지와 하나이셨으며,
당신의 엄마께서도 그분 자신의 뜻을 행하신 적이 결코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두 분 다 옷과 음식을 필요로 하셨고 추위와 더위를 느끼셨으니,
어떻게 그것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13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하지만, 딸아, 바로 네 말대로
사람이 자신의 알몸을 부끄러워하고 여러 가지 자연적인 불행을 겪게 된 것은
바로 내 뜻의 감미로운 매력을 잃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악을 저지른 것은 그의 혼이었지 몸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몸도 사람의 사악한 뜻의 공범자가 된 것처럼 간접적으로 그렇게 하였다.
사람의 본성이 그의 악한 의지에 의해 더럽혀진 듯한 상태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혼과 몸이,
저질러진 악의 고통을 같이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14 나로 말하자면, 과연 항상 지고한 뜻을 실천하였다.
그러나
내가 세상에 와서 만나고자 한 것은 무죄한 인간이 아니라 죄 앞에 있는 인간이었다.
즉, 죄 있는 인간과 그의 모든 비참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의 모든 죄악을 스스로 떠맡고,
그들 중의 한 사람인 것처럼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의 제약을 받으면서 그들과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15 그러나 내 안에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다.
내가 원하기만 하면, 옷이든 음식이든 다른 무엇이든 아무것도 아쉽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 능력을 행사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인간에 대한 나의 뜨거운 사랑을 증명하려고,
모든 것 속에서,
심지어 내가 창조했던 지극히 깨끗한 것들 속에서도 나 자신을 희생하기를 원하였다.
16 게다가 그 희생은 내 거룩하신 아버지로부터 이것을 얻어 내기 위한 간청으로 쓰였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시고,
아버지께 완전히 바쳐진 나의 뜻을 보시고,
인간에게 우리 뜻의 기품 있고 왕다운 옷을 다시 입혀 주시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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