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록

강의록(2)[강의록]

은가루리나 2017. 2. 1. 23:23


moowee 등급변경▼ 조회 358 추천 0 2010.09.04. 16:45



제가 몸에 병을 얻은 후, 저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지리산 속으로 들어가 살기 시작한 것이 벌써 5년이 다 되어 간다.


병이라는 은총의 선물의 포장을 벗겨보니, 

그 안에는 하느님이 앉아 계셨다.

병을 통해 하느님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제가 병을 얻기 전에는 

소위 세속적으로 아주 잘 나가던 신부 중의 하나였다.


원래 아무 실력도 없던 제가 잘 나가다 보니, 

제가 한없이 교만해 져서 

사제생활 초기의 순수하고 거룩한 마음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하느님 뜻"대로 살기보다,

모든 것을 

저의 경험과 인간적인 지식으로 제 뜻대로만 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나중에는 제 뜻이 하나하나 막히게 되기 시작하였는데,

그때마저도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고 

제 욕심에 의해 제 뜻대로만 해결하려다 보니 

더욱 엄청난 스트레스만 쌓이게 되었고, 

마침내는 그것이 "갑상선암"으로, 

다시 1년 후 재발하여 "임파선암"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갑상선암 수술을 하다가 성대 근육을 다쳐 목소리를 잃게 되었고,

임파선 수술 후에는 감염으로 인해 목에 고름이 차서 

"아, 이러다가 죽는 것이로구나!"라고까지 경험을 하게 된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하느님께서 다 그리되도록 섭리해 주셨음을 뒤에 

늦게 깨달을 수 있었다.




제가 세상의 모든 것을 끊고 산속에 들어와 살기 시작할 때 

저의 몸은 정말 좋지 않았다.

누웠다가 일어나 앉는 것조차 힘들어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너무나 행복했고, 

'마음의 평화와 자유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보게 되었던 것이다.


저는 많은 시간을 

저 같은 놈을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불러주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대하여 

뜨거운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하느님께 올려 드렸다.



제가 처음 지리산으로 들어가 살았던 곳은 

산청군에 있는 

동네의 마을과 떨어져 있는 어느 작은 약초원의 숲속이었는데

10평 정도의 아주 작은 집을 빌려서 혼자 밥해 먹으며 살기 시작했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온통 하느님의 피조물만이 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주위 환경이 병든 저를 고쳐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가지 단어로만 들어오던 

"피조물"이라는 말이 살아 있는 말로 제게 다가왔고,

무엇보다도, "하느님 아버지"라는 단어가 제 안에 살아 움직이게 되었다.


하느님은 정말 저의 "참 아버지"로 저에게 다가오셨던 것이다.

그 참아버지는 저에게 있어서 

"난 저를 창조하시고, 저 피조물을 창조하시고,

밤하늘의 저 별들과 달과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그러하기에 정말로 하시고 

나 같은 놈에게도 이처럼 크신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정말로 자비하신 분이실 뿐만 아니라, 

저 같은 놈을 당신의 거룩함에로 불러주신

정말로 거룩하신 하느님이시며 

그러한 하느님이 저의 아버지가 되어주신 것이다.


그 당시 저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때지만, 

그래도 저는 

어마어마하게 위대하신 하느님이 저의 아버지가 되어 주셨다는 

그 엄청난 사실에 

저의 목에 있는 힘을 다하여 

하루종일 그리고 매일매일 "하느님 아버지"를 소리쳐 불러보았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

저의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오니, 저를 이끌어 주소서!"하고 말이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 하느님과의 본격적인 만남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라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의 지리산 속에서의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매일매일을 병 치료를 위해 온 정성을 다하였다.

병을 얻어보니 사람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게 되었고,

사람의 몸을 그토록 신비하게 창조하신 하느님을 찬미할 줄 알게 되었다.


<1코린6,19>에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라고

바오로 사도께서 하신 말씀대로 

정말로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매일 매 순간을 하느님을 제 안에 모시고 살아가니 

그렇게도 좋지 않던 몸이 하루하루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몸이 좋아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몸은 그렇다치고 

제 "영혼"도 날로 조금씩 조금씩 정화되어 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에게 일어나는 여러 작고 큰일들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서서히 저에게 가까이 다가오심을 알게 해 주셨다.


생겨난 어떤 일이 하느님께서 섭리해 주시지 않으셨다면

도저히 그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일들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꾸준히 저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제가 저에게 작용하시는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서 

아주 강한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약 2년 전, 성모성지 순례를 다녀와서이다.


그때 하느님께서 저에게 골라 주신 책이 바로 

"하느님섭리에 내맡김"이라는 책인데,

그 책 안에는 제가 지리산에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이

가끔씩 제 눈에 들어오게 되었던 것이다.


그 책을 읽어 나가면서 저는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저는 그전까지 하느님께서 저를 살려 주시고 저에게 주신 사명이

아픈 신자와 신부님들을 돌보아 주라는 사명인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맡김의 영성"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라는 사명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셨음을 아주 강하게 확신하게 되었던 것이다.



제가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내맡김"이라는 말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사람들이 보통 주님께 맡기라고 말하고 저도 그렇게 말해온 것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요약까지 하면서  

제가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저를 이끌어 준 화살기도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 

저의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오니 저를 이끌어 주소서!"- 와

"내맡김" 특히 "하느님 섭리에 내맡김"이라는 말과 

똑같은 말임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그 화살기도를 통하여 

"내맡김의 영성"으로 이끌어 주셨던 것이다.


"하느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당신의 외 아드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당신의 거룩하신 뜻에 당신의 생명을 온전히 다 내맡기셨듯이,

이 내맡김의 영성을 통하여 당신을 따르는 당신의 모든 백성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당신께 내맡기는 거룩한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1코린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