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4

{15권 36장} 주님께서 성체 성사를 세우시고 친히 영성체를 하신 이유

은가루리나 2017. 2. 27. 03:29



15-36



1923년 6월 18일



주님께서 성체 성사를 세우시고 친히 영성체를 하신 이유




1 하느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 완전히 흡수된 느낌이 들었을 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지상 생활 동안 하신 모든 행위들을 

마치 현재 진행 중인 행위들처럼 내게 보여 주셨다.


2 마침 성사 안에 계신 그분을 보잘것없는 내 마음에 받아 모신 터였기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지극히 거룩한 그 성사를 제정하시고 

당신 자신을 영하신 저 순간을,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서 지금 그렇게 하시는 것처럼 보여 주신 것이다.


3 당신 자신을 영하시는 그 행위 안에 얼마나 놀라운 일과 기적이,

또 얼마나 극단적인 사랑이 헤아릴 수 없이 포함되어 있는지!

나의 정신이 그 숱한 신적 기적들 사이에서 오락가락 할 즈음,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사랑하는 내 지고한 의지의 딸아,

내 뜻은 모든 것을 내포하고, 모든 신적 업적을 현행적인 것으로 보존하며,

아무것도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 이 뜻이 지닌 모든 선을 알리기를 원한다.


5 그러므로 이제 내가 지극히 거룩한 성사를 제정한 후 

나 자신을 영하고자 했던 이유를 너에게 알려 주고 싶다.


6 그 놀라운 일은 인간의 정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큰 신비였다.

피조물이 사람이며 하느님이신 분을 영하는 것,

유한한 존재가 무한한 존재를 자신 안에 모시고 

이 무한자에게 합당한 신적 영예와 품위와 거처를 드리는 것

- 이것이야말로 너무나 심오하고 불가해한 신비였기에,

사도들마저 이 신비 앞에서 당황하였고,

그들의 지성이 믿기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강생의 신비와 다른 여러 신비들은 쉽사리 믿었던 그들이 말이다.


7 나는 그런 그들을 믿게 하려고 연거푸 말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했겠느냐?

이 성사를 제정한 내가 모든 것을 돌보아야 했으니,

이는 피조물이 나를 영하더라도 

하느님의 신성에  영예와 거룩한 품위와 합당한 거처를 

제공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8 그런고로 딸아, 내가 이 지극히 거룩한 성사를 제정했을 때,

내 인간적인 뜻과 결합된 내 영원한 뜻이 

세말까지 축성될 모든 성체들을 내게 보여 주었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하나씩 차례로 다 영하였다. 


9 그러자 내 성사적 생명이 그 각각의 성체 안에 고동치면서 

스스로를 사람들에게 주기를 열망하는 것이 보였다.

내 인성이 온 인류 가족의 이름으로 그들 모두를 책임지면서

그 자신 안의 거처를 각 성체에게 주었던 것이다.


10 그러자 나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내 신성이,

신적 영예와 찬미와 감사로 내 존엄에 합당한 예우를 갖춘 모든 성체들에게 

에워싸이게 되었다.

그러므로 각각의 성체가 다 내 안에 맡겨져 있었고,

내 인성의 거처와 내 신성의 행렬을 이룬 영예들을 내포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피조물 안에 내려올 수 있었겠느냐?


11 더욱이 내가 나 자신을 영함으로써,

오직 이 이유 때문에,

나의 품위와 영예와 거처를 바로 내게 맞갖게,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었고,

피조물의 모독과 냉담과 불경과 배은망덕을 참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나 자신을 영하지 않았다면 나는 피조물 안에 내려올 수 없었을 것이고,

그들은 나를 영할 수 있는 길이나 문이나 수단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12 이것이 내가 무슨 일을 할 때나 으례 쓰는 방식이다.

즉, 내가 일단 행하고 난 뒤,

이 일이 거듭되는 다른 모든 경우에 생명을 주고,

이렇게 거듭된 것을 전부 나의 첫 헹위와 결합하여 

단 하나의 행위가 되게 하는 것이다.


13 그런데 나로 하여금 모든 세기를 두루 보게 한 것은,

내 뜻의 능력과 무한성과 널리 만물을 내다 보는 속성이었다.

내 뜻이 앞으로 성체를 영하게 될 모든 사람과 그 모든 성체들을 보여 주었기에 

내가 그 수와 같은 수로 나 자신을 영했던 것이다.

이는 나 자신을 통하여 각 사람에게 가기 위함이었다. 


14 그토록 큰 내 사랑을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느냐?

사람들의 마음 안으로 내려가려고 나 자신을 영함으로써 

신적 권리를 안전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사람들을 준비시켜 나를 영할 권리를 주려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가 나를 영하면서 행한 행위까지도 그들에게 주지 않았더냐?"


15 나는 놀라움에 잠겨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내가 믿으려고 들지 않았다는 듯이

"왜 의심하느냐? 이것이 하느님에게 불가능한 일이겠느냐?"

하시며 말씀을 이으셨다.


16 " 이 하나의 행위, 즉

이를 누리기를 원하는 사람의 수만큼 많은 행위들을 이루는 하나의 행위로 말하자면,

내 강생과 생애와 수난의 행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느냐?

나는 딱 한 번 강생했고,

내 생애와 수난도 일회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강생과 생애와 수난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해서인 것처럼 

모든 사람 각자를 위한 것이었다.


17 따라서 이 행위들은 

내가 마치 바로 지금 강생하고 또 지금 고난을 받고 있는 것처럼 

아직도 현행적이며 각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하느님이 아니라 피조물로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 될 것이다.

피조물은 신적 능력이 없어서 

모든 이가 그를 소유하게 하거나 그 자신을 모든 이에게 줄 수 없으니 말이다.



18 이제, 딸아, 내 사랑의 또 다른 극단성에 대하여 너에게 말해 주고 싶다.

내 뜻을 행하며 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내 인성의 업적들을 두루 싸안게 된다.

사람이 나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 내 간절한 바람이기 때문이다.


19 그리고 내 뜻과 그 사람의 뜻이 하나이기에 내 뜻이 기뻐지고 즐거워하면서 

내가 지닌 모든 선을 그 안에 넣어 둔다.

그러니 바로 성체들을 보관할 자리도 그 안에 만들어 둔다.


20 그 사람 안에 있는 내 뜻이 그를 인도하면서  

신적인 품위와 공경과 영예로 그를 둘러싸기에 

나는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긴다.

내 업적들이 안전한 곳에 보존되고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 뜻이 바로 

모든 선과 내 업적과 내 생명 자체의 행위자요 관찰자이며 관리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