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4

{20권 21,19-31 (Ⅲ)} 조물치고 하느님 뜻을 감추고 있지 않은 것은 없다.

은가루리나 2017. 2. 28. 22:32


20-21



1926년 11월 4일



창조주의 충실한 모상인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하느님 뜻은 물 몇 방울을 바다로 바꾸는 힘이 있다.

조물치고 하느님 뜻을 감추고 있지 않은 것은 없다.




19 나중에 나는 마음속으로,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그분의 뜻에 관해 말씀하실 때면 

대체로 늘 창조된 만물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으신다. 어째서일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다시 기척을 내시며 이르셨다. 

“딸아, ‘지고한 피앗의 나라’에서 살 사람은, 

내 뜻이 그에 대한 사랑으로 행했고 또 행하고 있는 모든 것을, 

그의 시작이요 기원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실, 내 뜻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

 

20 그런데 만물은 내 뜻에 대해 말하고 있는 생명들이다. 

내 뜻이 창조된 만물 안에 고귀한 여왕처럼 숨어 있는데,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원하고 있다. 

이 여왕을, 곧 내 뜻을 숨기는 장막을 찢는 것이 지식이다. 

그것은 내 뜻이 자기 자녀들 가운데로 가서 다스리게 하려는 것이다.

 

21 그러니 누가, 

내 뜻이 피조물에 대한 사랑으로 행하는 것을

모든 조물보다 더 잘 알릴 수 있겠느냐? 

모든 조물은 모든 이가 언제나 현재적인 행위로 바라보며 접촉하는 것이 아니냐?

 


22 딸아, 이 고귀한 여왕의 열정적인 사랑을 보아라. 

여왕은 땅을 단단하게 하여 사람이 안전하게 걸어 다니게 하려고 

자기를 땅으로 덮기까지 한다. 

그리고 자기를 덮어 숨기고 있는 땅 위를 사람이 걸어가면, 

그 여왕답고 고결한 작은 손으로 사람의 발바닥을 잡아 비틀거리지 않게 한다. 

사람의 걸음걸이를 확고하게 해주려는 것이다.

 

23 여왕은 어머니인 땅을 통하여 

사람의 발바닥을 자신의 고귀한 가슴에 붙여 안고 있는 동안에도, 

자기를 덮고 있는 땅이라는 장막을 떨치고 밖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사람은 그러나 누가 자기의 발걸음을 받쳐주는지 

– 누가 자기를 위하여 그 거대한 흙더미를 그리도 단단단하게 지탱해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여왕을 밟고 다닌다.

 

24 그러니 고결한 여왕은 계속 땅에 덮인 상태로 있으면서 

오직 하느님의 뜻만이 소유할 수 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인내심으로 

인정을 받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을 받기 위해서, 또 오랜 세월 동안 이 땅에 가려진 채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자기가 해 온 일들을 길게 털어놓기 위해서다.

 


25 사실, 여왕의 사랑은 너무나 커서 

자기를 덮고 있는 장막을 찢어야 할 필요를 자주 느낀다. 

또한 여왕으로서의 주권을 써서 그 장막인 땅을 뒤흔들며 지진을 일으키고, 

그 절대적인 권력으로 도시와 사람들을 자기의 가슴속에 숨기기도 한다. 

이는 사람의 발밑 땅 속에,  지배하며 다스리는 한 의지가 있다는 것과, 

이 의지는 사랑을 주면서도 받지는 못해 슬픔에 겨운 나머지 

온몸을 뒤흔들며 그 자신을 알리고 있다는 것을 사람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26 복음서에 

내가 내 사도들의 발치에 꿇어 엎드려 발을 씻어 주는 놀라운 대목이 나온다. 

그때 나는 배반자 유다도 빠뜨리지 않았다. 

교회가 기억하는 이 행위는 정녕 겸손하고 형언할 수 없이 자애로운 행위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단 한 번 했을 뿐이다.

 

27 반면에 내 뜻은 한층 더 깊이 내려간다. 

사람들의 발을 받치며 땅을 단단히 굳히려고 그들의 발밑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 

그들이 심연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고귀한 여왕은 그러나 오랜 세기에 걸쳐 모든 조물 안에 숨어 있으면서,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인내심을 가지고, 

자기의 뜻이 알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28 여왕은 그것이 알려지면 자기를 숨기고 있는 수많은 장막을 찢을 것이고, 

오랜 세기에 걸쳐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이 행한 일도 알릴 것이다. 

그러니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놀라운 것들과 

사람의 생각에 미처 떠오른 적이 없는 극단적인 사랑에 대해 말할 것이다.

 

29 그래서 나는 

내 뜻에 대하여 너에게 말할 때  창조된 만물에 대해서도 자주 말한다. 

창조된 만물의 생명인 내 뜻이 이 만물을 통하여 모든 존재에게 생명을 주고,

'영원한 피앗의나라' 가 올 수 있도록 그 생명이 알려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30 어디서나 내 뜻은 장막에 가려져 있다. 

바람이라는 장막에도 가려져 있다. 

그러니 이 장막들로부터 어루만지는 듯한 서늘하고 상쾌한 공기를 사람에게 가져온다. 

그리고 재생의 숨도 가져와서, 

끊임없이 새로운 삶에 다시 태어나 은총 안에 더욱더 성장하게 한다. 

그러나 바람에 가려진 이 고귀한 여왕은 

자기의 어루만짐이 퇴짜를 받으며 모욕되고, 

자기가 주는 상쾌한 공기가 인간 정욕의 열기로, 

재생의 숨이 은총에 치명적인 숨으로 갚음을 받는 것을 느낀다.

 

31. 여왕은 장막을 뒤흔든다. 

그러면 바람이 격노로 바뀌고, 

그 강력한 힘으로 사람들과 도시들과 지역들을 깃털처럼 휩쓸어가면서 

이 바람 안에 숨어 있는 고귀한 여왕의 권능을 알린다. 

조물치고 내 뜻을 감추고 있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므로 모든 조물이 내 뜻이 알려지기를 기다리고 

‘지고한 피앗의 나라’의 도래와 그 완전한 승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