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맡김의영성■

{19권 11,17-26 (Ⅲ)} 하느님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과 자기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

은가루리나 2015. 11. 25. 02:04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9-11



1926년 4월 9일



일반 덕행들과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의 차이.

떠오르는 해와 넘치는 바다로 상징되는 하느님의 뜻.

하느님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과 자기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




17 그 후 나는 

하느님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과 자기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였다. 

그 순간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에 떠올랐는데, 

허리가 굽어 이마가 무릎에 닿고 검은 옷감을 두르고 있는데다 

빛을 못 보게 가로막는 짙은 안개에 싸여 있는 사람이었다. 

가엾게도 그는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이리저리 마구 넘어지고 있었다. 

정녕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다.

 

18 그를 보고 있는데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말씀하셨다. 



"딸아, 이는 자기 뜻의 지배를 받으며 사는 사람의 모습이다. 

인간의 뜻은 그 인간을 심히 구부러지게 한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땅을 보지 않을 수 없어지고, 

언제나 땅만 보는 이 행위로 말미암아 땅을 알고 사랑하게 된다.

 

19 그리고 그 앎과 그 사랑에서 여러 가지 유독한 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이것이 그를 완전히 휩싸는 짙고 검은 안개를 형성하여, 

하늘과 영원한 진리의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는 시력을 그에게서 제거하는 것이다.

 

20 따라서 

인간 이성의 타고난 자질이 (술에 취한 듯)   지상 사물들에 취한 상태가 되어, 

확고하지 못한 걸음걸이로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는 바람에 

자기 주변의 짙은 어둠에 더 깊이 휘말리고 만다. 

이런 연유로, 자기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21 내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그와 정반대이다. 

내 뜻은 영혼을 올곧게 자라게 하므로, 

땅 쪽으로 구부러지지 않고 언제나 하늘을 보게 된다. 

끊임없이 하늘을 보는 이 행위에서 빛나는 증기가 다량으로 뿜어져 나오고, 

이것이 그를 완전히 휩싸는 빛 구름을 형성한다. 

이 구름은 빛이 켜켜로 쌓여 매우 강렬하고, 

지상적인 모든 것을 덮어 가리며 사라지게 하는 대신, 

천상적인 모든 것이 그에게 다시 나타나게 한다.

 

22 그러니 그는 하늘을 알고 하늘에 속한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내 뜻이 그의 걸음걸이를 확고하게 해 주기에 조금도 비틀거릴 위험이 없다.

그리고 타고난 훌륭한 자질인 건전한 이성이 그를 휩싸고 있는 빛의 조명을받아  

이 진리에서 저 진리로 나아가게 한다. 

이 빛이 

그에게 하느님의 신비들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 및 천상적 환희들을 밝혀 준다.

 


23 따라서 

가장 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자진해서 하느님 뜻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누구보다도 높은 권한을 가지고 있고, 

모든 피조물 가운데에서 영예로운 첫 자리를 차지하며, 

하느님에게 낳음을 받은 지점을 결코 떠나지 않는다. 

언제나 하느님의 부성적인 무릎 위에 있으면서 

그분의 영광과 사랑과 영원하신 뜻을 찬양하는 것

 - 이것이 하느님께서 보시는 그의 모습이다.

 

24 이처럼 그는 천상 아버지의 무릎 위에 있으니 만치, 

아버지의 최초의 사랑이 그에게 쏟아지고, 

그분의 내부에서 계속 넘쳐흐르는 은총의 바다들이 그의 것이며, 

첫 입맞춤들, 극진한 사랑의 어루만짐이 바로 그를 위한 것이 된다.

 


25 우리 (성삼위)는 오로지 그에게만 우리의 비밀들을 맡길 수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 있는 사람이기에, 

우리의 모든 것을 나누어가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생명, 그의 기쁨, 그의 행복을 이루고, 

그는 우리의 기쁨과 행복을 이룬다.

 

26 사실 그의 뜻이 우리의 뜻과 하나이고, 

우리의 뜻은 바로 우리의 행복을 소유하므로, 

영혼이 우리의 뜻을 소유함에 의하여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