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2011,11,20 ▣ 주일강론 ("하느님을 왕으로 모시는 삶" (2011.11.19))

은가루리나 2018. 5. 15. 11:12

 

moowe  등급변경▼  조회 257  추천 0  2011.11.19. 11:04

 

 

 

▣ 주일강론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2011,11,20 moowee

 
< 그리스도왕 대축일 > 2011,11,20
 

 

시간이 참으로 빠르다.

사실, 시간은 그저 똑같이 흐르고 있을 뿐인데 

제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제가 우리 문정동 본당에 부임해 와서 벌써 9개월이 훌쩍 흘렀고,

오늘은 교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며 

성서주간이며,

다음 주일부터는 성가 "구세주 빠알리 오사~" 가 울려퍼지는 

대림절이 시작된다. 

 

어린 시절부터 이맘 때쯤이면 매년 들어오던 대림성가,

"구세주 빠알리 오사~" 를 듣게 되면 마음이 왠지~ 왠지~~~

 

아~ 이 한 해도 벌써 다 지나가는 구나!

아~ 벌써 주님 성탄이 다가오는 구나!

나에게 지금 구세주가 찾아오신다면?

 

과거엔 구세주 빠알리 오사를 입으로는 노래 부르면서도

언젠가는 나에게 찾아오실 구세주를 

실지로는 빨리 찾아오시는 것을 

마음으로는 원치 않는 삶을 살아왔었다.

 

나에게 찾아오시는 예수님이 

"구세주"라기 보다 "심판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다 똑같은 예수님이심에도 

구세주로서의 예수님에 대한 느낌과 

심판주로서의 예수님에 대한 느낌은 매우 다른 것이다.

 

구세주로서의 예수님은 

'사랑과 자비'의 모습을 지닌 예수님으로 느껴지고,

심판주로서의 예수님은 

'엄격함과 냉정함'의 모습을 지닌 예수님으로 느껴진다.

 

"사랑과 자비의 예수님" 그리고 "엄격과 냉정의 예수님" 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그것은 누가 아니라 바로 나의 삶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내 자신이 평소의 삶을 그리스도를 왕으로 섬기는 삶 즉,

그리스도 중심적인 삶을 살아왔는가 아니면 

나 중심적인 삶을 살아왔는가에 따라

예수님의 모습이 

나를 구원하실 구세주인가 아니면 나를 벌하실 심판주인가로

구별되고 또 그렇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손님 중심적인 가게(상점)는 대박난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가게 주인 중심적인 가게는 망하게 된다.

 

하느님을 왕으로 모시는 삶을 사는 신앙인은 대박난다, 

이 세상에서부터!

자신이 왕이나 주인처럼 사는 신앙인은 망하게 된다, 

이 세상에서부터!

 

도대체 왕이 누구인가?

내가 왕인가, 하느님이 왕인가?

 

도대체 누가 주인인가?

내가 주인인가, 하느님이 주인인가?

 

 

사도신경을 통하여 

하느님이 나를 만드신 주인임을 믿는다고 입으로는 고백하면서

실지로는 하느님이 주인이 아니라 내가 주인으로 사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왜?

자신의 삶으로 가장 원초적인 '근본 진리' 를 뒤엎었기 때문이다.

진리란 절대로 바뀌거나 변할 수 없는 법칙인데 

그 법칙을 깨뜨리면 질서가 무너지고 

질서가 무너지면 혼란이 오고 혼란은 곧 불행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질서 있는 삶을 살면 우리는 행복하고 

질서 없는 삶을 살면 우리는 불행하다.

 

창조질서 그대로 우리가 왕이나 주인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의 왕이며 주인이 되시는 삶을 살아야 한다.

창조질서가 회복된 삶은 행복된 삶이 아니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하느님을 왕으로 섬기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의 삶에서 하느님이 한없이 커지셔야 하며 

나는 한없이 작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 삶에서 하느님 뜻이 크게 드러나야 하며 내 뜻은 사라져야 한다.

아니, 내가 없어져야 한다.

'無我' 가 되어야 한다.

 

無我가 되는 길은,

즉 '無我之境' 에 이르는 일은 道를 닦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음을 먹지 않아서 그렇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無我之境에 이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자신의 모든 것의 주인이 하느님이심을 인정하고

그분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방법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 맡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가?

그것은 그동안 9개월 동안 외쳐온 "내맡김의 화살기도(2)" 이다.

 

우주만물의 주인이시며 왕이신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그 아버지께 자신의 모든 삶을 맡기겠노라고

생활 속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면 그만 끝이다.

 

이 노래는 하느님이 정말로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 노래이다.

 

생각해 보시라!

여러분의 자녀들이 밖에 나가서 자기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와 아빠는 정말 끝내줘!

내가 무엇을 해 달라고 하면 모든 것 다 해 주고

이 세상에서 정말로 나를 가장 사랑하고 이뻐해 주는

정말 훌륭하고 멋진 엄마 아빠야, 

너희들 그런 엄마 아빠 있으면 나와봐!"

라는 뜻의 노래가 바로 내맡김의 화살기도(2) 성가인 것이다.

 

자기 아이가 매일 그런 이야기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데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자기 아이의 라이벌(적)이나 계부, 계모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 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 

바로 하느님 마음이며,

그 반대의 마음이 마귀의 마음이며, 

마귀는 자기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지 않고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겠다는 내맡김의 화살기도를 

무지 싫어한다..

 

"무신, 맨날 입을 열기만 하면 내맡김의 화살기도 타령이야!"

하고 말이다.

앞으로 화살기도 타령을 3개월은 더 하여 반드시 꼭 1년은 채울 것이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면서 

우리가 진실로 하느님을 왕으로 모시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완전히 내맡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함께 내맡김의 화살기도 성가 2번을 노래하는 것으로 

오늘 강론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