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위탁

37 p.177-181 제 2편 제 7장 성주(聖主)의 모범(模範) ②

은가루리나 2018. 7. 20. 21:03


제2편 거룩한 위탁과 기초


제1장 이탈

제2장 섭리에 대한 신앙 ②③④

제3장 섭리에 대한 신뢰 

제4장 신뢰 계속 - 難問에 대한 해답

제5장 천주께 대한 사랑 

제6장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②③

제7장 성주(聖主)의 모범(模範)  



p.177



제二편 거룩한 위탁(委託)의 기초(基礎)


七장 성주(聖主)의 모범(模範)  




이제 성「프란치스꼬· 살레시오」의 말을 인용하여 

몇가지 보기를 들기로 한다。



「말구유에 누워계신 가련한 아기를 보아라。


그 아기는 가난함、알몸뚱이 동물의 동료、

천후(天候)의 모든 해(害)、추위 

또는 성부께서 그이 위에 도래할 것을 허락하신 모든 것을 감수하셨다。


그 아기가 어머니의 유방(乳房)에 매달리려고 손을 뻗혔다고는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어머니가 주는 섬세한 위안을 거절하지 않으셨다。


그 아기는 성요셉』의 시중과 삼왕(三王)과 목동의 예배를 받으셨지만、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을 무관심으로써 받으셨다。 


그와 같이 우리는 아무 것도 스스로 바라지 않고 아무 것도 거절하지 않으며 

도리어 천주의 섭리가 우리 위에 도래하도록 허락하시는 모든 것을 

같은 태도로 참고 또한 받아야 한다 .」(「대화편」一二) 



p.178


「만일 누군가가、

성모의 품에 안기신 온화하신 어린 예수를 향하여 어디로 가시느냐고 

묻는다면 

그이는 반드시 이렇게 대답하시리라。


내가 가는 것이 아니고、어머니가 대신 가신다』라고。


그리고 또한、

그렇지만 당신께서는 적어도 어머니와 같이 가시지 않으십니까라고 

묻는다、

당연히 다음과 같이 대답하시리라。


아니다、나는 조금도 걸을 수 없다. 

비록 내가、어머니가 데리고 가는대로 간다 할지라도、

나의 다리로 가는 것이 아니고、어머니의 다리로 가는 것이다。


나의 인자하신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걸어가시는 것처럼、

어머니는 또한 나를 위하여 바라신다。


가는 걱정도 바랄 걱정도、마찬가지로 나는 어머니에게 맡기고 있다。

나는 가는 것이나 돌아오는 것에 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으며、

단지 어머니의 의지만이 어머니에게 있어서나、나에게 있어서도 충분하다。


나는 어머니가 빨리 가시거나、느리게 가시거나、

또는 오른쪽으로 가시든지、왼쪽으로 가시든지 조금도 유념하지 않으며 

어디에 가시느냐고 묻지도 않고、언제나 그 품에 안겨、

그 가장 사랑스러운 목에 매달려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라고。

(「신애론」九편 一四장)




영원한 예지시고、또한 만사를 온전히 알으시는 주께서는 

「에집트」에 피난하시게 되었을 적에 

성「요셉」에게도、가장 인자하신 성모에게도、

장래의 일에 관해서 아무 것도 알리지 않으셨다。


또한 강생(降生)의 현의(玄義)를 알릴 사자(使者)로서、

따라서 성가정(聖家庭)의 전적인 관리인(管理人)과 같이 되어、

모든 일을 배려하기 위하여 영원한 성부로부터 파견된 

대천사 「가별」의 임무에 관해서 

당신께서는 아무 것도 하시기를 바라지 않으셨다。


이 전능하시고 마음이 유화 겸손하신 유아(幼兒) 는 

어디에서나、누구에게나 바라는대로 옮겨지도록 맡기셨다. 


이 천사는 위엄이 높으신 천주신 당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지식도 예지도 훨씬 열등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예수님은 당신을 솔직하게 그 손에 맡기셨다。



p.179


「주께서 에집트』에 있어、성 요셉』의 일터에 있어、

그 훔숭할 三○년 동안의 사생활에서 때때로 십자가를 손수 만드시어」

그것을 당신의 벗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어떤 관상가(觀想家)는 생각하였는데, 

주께서 하시는 방법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성부와 성교희와 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열애에 불타오르시어、

「주는 사랑의 무수한 고뇌를 지니시며 피의 세례를 받으실 때를 바라보시고、

그 죽으심으로써 우리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하시기 위하여 

그날이 오기까지 그것을 동경하고 기다리셨다。」 



그러나、주께서 「오리와」동산에 들어가셨을 적에는、

가장 혹심한 공포와 혐오(嫌惡)에 사로잡혀、


「그것을 면할 수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대한 사랑때문에 자진하여 몸에 그것을 느끼셨다。


고뇌는 그에게 죽음의 공포를 주고、

사랑은 그에게 그것을 극도로 바라게 하여 

이로써 죽음에 대한 원망(願望)과 공포 사이에 가장 맹렬한 싸움、

잔혹(殘酷)한 최후의 고민이 일어나 

성혈은 온몸에서 샘물처럼 땅에 홀러 내릴 정도였다。」 


그러나、주께서는 사랑에 충만된 위탁의 마음에서、

「아버지시여、내 원의대로 말으시고 오직 네 원의대로 하소서」라고 

되풀이 하시기를 그치지 않으셨다。 


따라서 

주께서는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으려는 무리의 뜻대로 잡히시고、

가혹한 대우를 받으셨으며、끌려다니시고、

그 육체와 생명을 감탄할만한 태도로 그들의 손에 맡기셨다。


마찬가지로 그 영혼과 의지를 

극히 완전한 무관심으로써 영원한 성부의 손에 맡기신 것이다。」



p.180


그러나 그에 앞서、

「성부께 대한 사랑과 순명에 의하여 모든 것에서 이탈하신 후에、

마치 성부에게서 떠나고 버림을 받으신 것처럼 되셨을 적에 

가장 두려운 최고도의 고뇌가 주를 십자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고뇌의 격류(激流)가 

그 일엽편주(一葉片舟)를 황막(荒漠)한 비애의 대해(大海)에 

옮겨가 버렸을 적에、

주께서는 그 나침반의 바늘이 성부 쪽을 가르키고 있을 뿐 아니라、

성부와 불가분(不可分)의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간신히 느끼셨지만、 

그러나、영혼의 하부(下部)는 그것을 조금도 모르고 인식하지 않았다。


그것은 천주의 인자하심이 다른 어떤 영혼에게도 일찌기 주지 않으셨던、

또한 주시지 않으실 정도의 시련이었다。


왜냐 하면、다른 영혼은 그것에 견디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고통이 극도에 이르렀을 적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또한 무엇을 할 것인지 우리에게 드러내시기 위하여 

주께서는 성부께 향하여 어린이 마음에서 

「나의 천주여、나의 천주여、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라고 외치셨다。


그러나 즉시 전력을 다하여、가장 사랑에 충만된 복종으로써、

「성부여、내 영혼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라고 덧붙이셨다。


이와 같이 하여 주께서는、

「사랑 안에서 사랑으로써、사랑을 위하여 사랑으로써 죽으시면서」 

성부와 우리에게 그 사랑의 최대의 증거를 드러내셨다。


이와 동시에 주께서는、

「우리의 고뇌가 극도에 이르렀을 때、

영적고뇌(靈的苦惱)의 경련(瘦攀)이 

우리에게서 다른 모든 완화(緩和)와 저항(抵抗)의 수단을 앗아 버리셨을 때에、

우리의 정신을 우리의 참 아버지신 분의 손에 맡겨、

그리고 그 뜻에 동의(同意)의 고개를 숙이고 

우리의 의지 전체를 그 손에 넘길 것을 가르치신 것이다.」

(「신애론」九편 一 二、一五장、一○편 一七 장과 그밖의 저서에서)



p.181


이 유아와 같은 끊임없는 위탁의 태도를 

주께서는 모든 종류의 시련에 부딪치게 하셨다。


왜냐 하면、

「주께서는 그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유례(類例)가 없을만큼 고통을 받으시고、

천주와 사람과의 엄위를 범한 범죄자로서 선고되셨으며、

구타를 당하시고、채찍질을 당하셨으며、

우롱을 당하시고、보기 드문 굴욕의 책벌을 받으시고、


그 자연의 육체적 생활에 있어서는、

누구도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참혹한 가장 통절히 느껴지는 고뇌 가운데 죽으셨으며、


그 영혼의 생활에 있어서는 전에도 후에도 그 유례를 볼 수 없을 정도의 

마음의 비애、공포、경악(驚愕)、고민(苦悶), 유기(遺棄)、압박 등을 

참으셨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께서는 이러한 모든 것을 자진하여 받으셨다。


「물론、주께서는 영혼의 최상부(最上部)는、

원한 영광을 더할 나위 없이 누리셨다고는 하지만、

사랑은 이 영광의 기쁨이 감정에도、상상에도、

하부(下部)의 이성(理性)에도 이르기를 방해하고 

그럼으로써 

성심의 전체가 비애와 고민에 사로잡히는대로 맡기고 계셨던 것이다。」

(「신애론 九편 五장)


그처럼 주께서는 자연계와 초자연계와의 무수한 시련을 

관대한 마음으로 

조금도 싫어하지 않으시고 수락하는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이러한 시련에 관해서는 아래에 간단히 언급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