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4권

순례자 아브라함1(모리야 산으로 가는 길) 좋은글

은가루리나 2018. 10. 15. 00:42




무공해미인(소화데레사)  등급변경▼ 조회 155  추천 0   2014.07.24. 22:44



천상의 책 게시판 {4권 180장} 십자가는 착각을 깨우쳐 주는 일차적인 것이다.

십자가에 대한 위 내용을 읽고, 아브라함의 사건이 생각나서 송봉모 신부님의 저서 일부를 올립니다.

 

순례자 아브라함1 (모리야 산으로 가는 길). 송봉모 지음. 바오로딸

p1929중에서 발췌

 

아브라함의 생애에서 가장 극적인 모리야 사건의 본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런 일들이 있은 뒤, 하느님 바로 그분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하고 부르시자, 그가 , 여기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데리고 모리야 땅으로 가거라. 그곳, 내가 너에게 일러주는 산에서 그를 나에게 번제물로 바쳐라(22,1-2: 필자 직역)

 

(중략)

 

창세기 22장 모리야 사건은 이런 일들이 있은 뒤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시험이 있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실마리가 된다.

여기서 이런 일들이란 아브라함이 가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사회·정치적으로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상황을 가리킨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이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을 때 그를 시험하고자 하신 것이다.

 

(중략)

 

그렇다고 아브라함이 재물이 많고 정치·사회적으로 안정을 누리며 살기 때문에 하느님을 모른 체하고 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외아들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었다. 222절에서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면서, 그냥 이사악이라 하지 않고 구태여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이라고 한 것은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지나치게 애착하고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브라함은 이사악 때문에 하느님과 사이가 소홀해져 있었던 것이다.

(중략)

 

사람은 시험받기 전까지는 자기가 하느님이 아닌 그 무엇에 또는 그 누군가에게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브라함 역시 그랬다.

 

(중략)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죽이라고 하신 것은 예수님이 부모 형제를 미워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의 말씀이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10,37)

 

마찬가지로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한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쳐라.’는 말도 네가 나보다 더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쳐라.’는 의미다.

이 명령은 누구를 택할 것이냐? 나냐, 아니면 이사악이냐?’가 아니라 아브라함과 하느님의 관계에 대해 묻고 계신 것이다. 곧 아브라함의 우선적 사랑이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중략)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정리해 보자. ‘이런 일들이 있은 뒤에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는데, ‘이런 일들은 아브라함의 영적 상태를 느슨하게 만들고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이었다. 특별히 문제가 된 것은 외아들 이사악에 대한 애착이었다. 외아들 이사악이 아브라함의 중심 자리를 차지하면서 하느님은 변두리로 물러나 있었다.

아브라함의 이러한 상태는 아브라함 자신의 영적 성장뿐 아니라 믿음의 조상이 되기 위해서도 꼭 필요했다. 그래서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시험함으로써 당신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동시에 아브라함의 믿음이 하느님 백성의 본보기로 우뚝 서게 하시고자 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