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창에 찔린 예수 화살에 꽂힌 신

16 「수난의 시간들 제24시간」 창에 찔린 예수님과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의 비탄

은가루리나 2020. 8. 4. 23:39

카를로스신부님 사제피정 제10강의 
2010. 9. 15. 사제 피정 강의록 pp.272-275 


수난의 시간들 제24시간에 나타난 성모님의 고통



1 고통에 잠기신 엄마, 제가 보니,
엄마는 마지막 희생을,
곧 숨을 거두신 아들 예수님을 무덤에 묻어야 하는 희생을 치룰
마음의 준비가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맡기시고 동반하시어,
그분을 당신 자신의 손으로 무덤에 안치하십니다.


2 그러나 그 팔다리와 몸을 가지런히 정돈한 후
작별 인사와 마지막 입맞춤을 하시려고 하는 순간,
고통 때문에 심장이 가슴에서 뜯겨 나가는 느낌이 드십니다.

사랑이 엄마를 예수님의 지체에 못 박으니,
사랑과 고통으로 말미암아,
생명이 없는 아드님과 함께
어머니의 생명도 바야흐로 꺼지려고 합니다.



우리 동정 성모 어머니 안에 있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은
너무나 무한하고 대단해서
그 사랑이 성모님에게서 나와서 예수님 안으로 녹아들어 갑니다.

일단 예수님 안에 있게 되면
그 다음에는 예수님을 다시 당신의 마음 안으로 가져옵니다.
당신 마음 안에 넣습니다.
불쌍한 어머니는 예수님 없이 어떻게 할 것입니까?



3 가엾으신 엄마, 예수님 없이 어떻게 지내시겠습니까?
그분은 엄마의 생명 - 엄마의 모든 것이 아니십니까?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는 것이 영원하신 분의 뜻입니다.
엄마는 그러니까 뛰어넘을 수 없는 두 개의 힘,
곧 사랑과 하느님의 뜻 사이에서 싸워야 하십니다.



4 사랑은 엄마를 못 박아 예수님에게서 떨어질 수 없게 하고,
하느님의 뜻은 위압적으로 희생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의 생명과 예수님의 진실은 성모님의 생명이었습니다.
삶이었습니다.

어떻게 성모님께서 당신의 생명을, 당신의 삶을 무덤 속에 남겨두겠습니까?
그 시점에서 우리 성모님이 가지셨던 문제는 바로 고통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은 이것의 분리를 원하십니다.



가엾으신 엄마, 어떻게 하시렵니까?
저는 엄마가 너무 애처롭습니다!

오, 하늘의 천사들이여,
어서 와서 딱딱하게 굳은 예수님의 지체에서 엄마를 일으켜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엄마마저 돌아가시겠습니다!


5 그런데 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예수님과 함께 숨을 거두신 것 같았던 엄마의 음성이 들립니다.

흐느낌 때문에 끊어지곤 하는 떨리는 음성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으므로
성모님에게 남아 있는 것은
그 상처투성이의 숨도 안 쉬는 예수님의 돌아가신 몸입니다.

그러니까 성모님에게 유일한 위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예수님,
돌아가신 예수님에게 당신의 삶에 녹아들어가서 
합쳐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은 둘을 갈라놓는 것이었으므로
성모님은 이 하느님의 뜻에 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뜻은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응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성모님께서 어떤 행동을 하시는데
이것은 내가 알기로는 교회 안에 어떤 신비가도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 것을 지금 성모님께서 하시려고 합니다.

성모님께서 이 순간에 가졌던 문제를 해결하도록
성령께서 성모님을 도와주셨습니다.

사랑은 성모님이 예수님과 하나가 되기를 원하게 하고
또 하느님의 뜻은 둘을 갈라놓으려고 하십니다.



6 "사랑하는 아들아, 오, 아들아,
네 지극히 거룩한 몸의 이 상처들에 나 자신을 쏟아 부으며
엎드려 경배하고 입 맞추는 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위안이었고,
내 고통을 반감시켜 주는 것이었다.

이제 이 위안마저 내게서 앗아 가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니,
나로서는 그분의 뜻에 맡길 수 밖에 없다.


7 하지만 알아 다오, 아들아,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그 생각만 해도 힘이 다 빠지고 생명의 숨줄이 끊어지는 것 같다.

오, 아들아, 여기에서 떠나갈 수 있는 힘과 생명을 받도록,
부디 내 온 존재를 네 안에 묻고,
너의 생명과 고통과 보속과 있는 그대로의 너 전부를 가지게 해 다오.



지금 읽은 말씀이 이 수난의 시간의 알맹이입니다.
핵심입니다.

이 말씀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아주 잘 요약한 것입니다.

"나의 온 존재가 너와 함께 묻힐 수 있게 해다오." 라고 하시면서
성모님은 당신의 온 존재가
그 앞에 계시는 예수님 안으로 녹아 들어가서 그 안에 있게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게 합니다.

그렇게 하고서 그 대신에
'내가 아드님의 생명과 희생 그 모든 것을 내가 가진다.' 고 하십니다.
성모님께서 '가진다' 는 이 말씀은 예수님 말씀의 산울림, 메아리입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 (요한 14,11)


그렇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의 메아리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사랑의 가장 귀한 열매입니다.

"내 사랑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안에서 살고
내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이 내 안에서 산다."

이것이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세 위격이 서로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세 위격이 서로 다른 위격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바로 상호내재(相互內在)입니다.



그렇다. 너와 나 사이의 이 생명의 교환만이
네게서 떠나온 희생을 감수할 힘을 내게 줄 수 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 당신이 원하시던 바를 지금 성취하시기 시작합니다.
성모님께서 이제 예수님의 지체 하나하나를 당신의 지체로 삼습니다.

예수님 몸 안으로 성모님 자신을 녹여 들여보내서 거기 있게 하고
그 다음에 예수님의 생명을 성모님이 취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제
예수님의 생명과 고통과 모든 것을 동시에 성모님 안으로 가져옵니다.

사랑은 일치 속에서 완성되기를 원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것이 사랑의 완성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내 안에서 살고,
사랑하는 사람 안에서 내가 삽니다.


흠숭의 정신은
나의 영혼이 예수님 안으로 들어가서
나의 영혼이 예수님 자신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29 고뇌에 찬 엄마,
이제 엄마는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성심에
마지막 작별을 고하려고 하십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멈추십니다.

엄마의 모성적인 심장이 마지막 습격을 받은 셈이니,
격렬한 사랑과 고통으로 말미암아
가슴에서 심장이 잡아 뜯기는 느낌이 들더니
그것이 스스로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한 심장 속으로 달려가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30 그러자 엄마는 심장이 없는 자신을 보시고
서둘러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한 심장을
당신의 가슴 안으로 가져가십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척받은 예수님의 사랑을,
그들의 배은으로 이루지 못한 그분의 열망을,
또 앞으로 남은 생애동안 당신을 못 박힌 상태로 있게 할
그분 성심의 고통과 꿰뚫린 상처를 간직하십니다.


31 그리고
엄마는 예수 성심의 그 벌어진 상처를 보면서 입 맞추시고,
그 피를 핥기도 하십니다.

이윽고
예수님의 생명이 당신 안으로 흘러드는 것을 느끼시자
이 쓰라린 이별을 할 수 있는 힘도 얻으십니다.

그래서 엄마는 예수님을 껴안으신 다음
사람들에게 돌로 무덤을 막도록 허락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