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기도
오, 저의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의 거룩하신 현존 안에 엎드려 사랑이 지극하신 성심께 간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당신께서 24시간 동안 겪으신 고난의 묵상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소서.
그때 당신께서는 저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까지
당신의 흠숭하올 몸과 지극히 거룩하신 영혼으로 그토록 많은 고난을 받기를 원하셨나이다.
이제 제가 '제7시간' 을 묵상하는 동안
도움과 은총과 사랑과 깊이 동정하는 마음과 당신 수난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해 주소서.
제가 묵상하지 못하는 시간들에 대해서는 그 시간들을 묵상하려는 의지를 봉헌하오며,
일과에 전념하거나 잠에 빠져 드는 모든 시간에도 이 지향으로 그들을 묵상하겠나이다.
오, 자비로우신 주님, 저의 이 사랑 깊은 지향을 받아들이시어,
제가 하고자 하는 바대로 거룩하게 실행한 것처럼 저와 모든 이에게 유익이 되게 해 주소서.
오, 제 예수님, 기도를 통하여 당신과 결합하도록 저를 불러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저는 더욱더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하여 당신의 생각과 말씀과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제 온 존재로 당신의 뜻과 사랑 안에 녹아들고자 하나이다.
이제 팔을 벌려 당신을 포옹하며 당신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시작하겠나이다.
제7시간 (오후11시-12시)
겟세마니의 고뇌 셋째 시간
1 저의 감미로운 선이시여,
제 마음은 이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니 여전히 고뇌에 잠겨 계시고,
온몸에서 피가 쏟아져 나옵니다.
피가 얼마나 철철 흐르는지 서 있을 수도 없어지신 당신은
이제 웅덩이처럼 고인 그 피 속에 철버덕 넘어지십니다.
2 오, 제 사랑이시여,
이토록 쇠진하신 당신을 뵈니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흠숭하올 얼굴과 창조적인 손이 땅에 너부러지신 채
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사람들이 당신께 강물처럼 흘러들게 하는 숱한 죄악을 역시
강물처럼 쏟으시는 당신 피에 잠기게 하시고,
그렇게 하심으로써,
각 사람들에게 당신의 용서를 베푸시기 위함인 것같습니다.
3 그러나 오, 제 예수님, 부디 일어나십시오!
당신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으십니다!
당신 사랑이 이것으로 충분하시기를!
4 그러자 당신 자신의 피에 잠겨 돌아가실 듯한 당신께
사랑이 새 생명을 드립니다.
그래선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시면서도 움직이려고 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일어나십니다.
온통 피와 흙투성이가 되셨지만 걸음을 떼어 놓으시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쇠약해지신 터라
발을 질질 끌며 비틀비틀 간신히 나아가십니다.
5 저의 감미로운 생명이시여,
당신을 제 팔에 안고 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아마도 사랑하시는 제자들에게로 가시는 중이겠지요?
그러나 제자들이 다시 잠들어 있는 것을 보시자
흠숭하올 당신 마음에 얼마나 큰 괴로움이 스쳐 가는지!
6 약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당신은 그들을 부르십니다.
"내 아들들아, 그만 자라. 이제 때가 되었다.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지 않느냐?
부디 나를 도와다오.
이 최후의 시간에 나를 버리지 말아 다오!"
7 당신께서 비틀거리시며 그들 옆에 쓰러지시려고 하자
요한이 양팔로 부축해 드립니다.
그토록 당신은 모습이 변해 있어서
온유하고 감미로우신 그 음성이 없었다면
제자들이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그들에게 깨어 기도하라고 당부하신 후
당신은 다시 동산으로 돌아오십니다.
하지만 당신 마음에 또 하나의 상처가 생겼습니다.
8 저의 선이시여, 이 상처를 통해 저는 봅니다.
시련의 밤들 속에 있을 때에,
선물과 입맞츰과 어루만짐으로
당신의 호의를 드러나게 보여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당신의 사랑과 선물들에 대해 까맣게 잊은 채
꾸벅꾸벅 졸며 잠자는 상태로 있는 통에,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는 정신을 잃어버린 저 영혼들의 모든 죄를 봅니다.
9 제 예수님, 당신을 뵙고 당신의 선물들을 누린 사람이 이를 잃을 경우,
그때에도 계속 굳건히 서 있으려면 큰 힘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오직 기적만이 그 영혼들로 하여금 그 시련을 견디게 할 수 있습니다.
10 저는 그러므로
무관심과 변덕과 죄악으로 당신 마음을 더없이 쓰라리게 하는 그들 때문에
당신이 가엾고 애처롭습니다.
그러나 간청하오니,
그들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걸음을 한걸음이라도 떼려고 들면
많은 은총으로 그들을 에워싸시어 그 자리에 멎어서게 해 주소서.
그러면 그들도 끊임없는 기도의 정신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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