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3-20
1921년 9월 28일
예수님은 빛이시다. 만물의 생명이 되는 빛이시다.
바다에서 사는 사람과 땅에서 사는 사람의 비유
1 보통 때와 다름없이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곁에 나타나셨다.
그런데 그분의 심장이 온통 불꽃처럼 타고 있었고,
고동칠 때마다 거기에서 한 줄기 빛이 솟아나곤 하였다.
이 빛살들이 나를 완전히 휩싼 채 모든 조물위로 퍼져 가고 있었다.
놀라움에 잠긴 나에게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영원한 빛이다.
내게서 나오는 모든 것도 빛이다.
그러므로
나의 심장 박동만 빛을 뿜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숨과 말과 걸음 하나하나가,
또 내 피가 방울방울마다
빛을 뿜어낸다.
3 이 빛이
모든 사람 가운데로 퍼져 가면서 그들 각자의 생명이 된다.
나 자신의 빛으로부터 받는 그들의 작은 빛을 돌려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죄가 그들의 행위를 어둠으로 바꾼다.
4 딸아, 나는 인간을 매우 사랑하기에
내 숨 안에 잉태하여 내 무릎 위에 낳는다.
내 품에서 쉬게 하며 안전하게 지켜 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인간은 내게서 달아난다.
내 숨과 무릎은
그 안에 인간이 없어진 것을 느끼고 지치도록 기다리며
또 사방으로 찾아다닌다.
다시금 나와 함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아! 인간이 나를 얼마나 깊은 사랑과 고통의 질곡에 빠지게 하는지!"
5 그 후 어떤 사람이 겸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나에게는 이 덕행이 없을 뿐더러 생각조차 해 본 일이 없었으므로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 그 걱정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6 "딸아, 걱정하지 마라.
나는 너를 바다에서 길렀다.
바다에 사는 사람은 땅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물고기에게
땅이 어떻게 생겼으며
땅의 열매나 식물이나 꽃은 어떠한지를 묻는다면,
그리고 이 물고기에게 이성이 있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7 '우리는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삽니다.
물이 우리를 먹여 살립니다.
다른 사람들은 여기 빠지면 죽기 십상이지만
우리는 앞뒤로 날렵하게 움직이며 물에서 생명을 받습니다.
8 이 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혈관 속의 피를 얼어붙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온기를 줍니다.
바다가 우리의 전부입니다.
우리의 방이 되기도 하고 침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속을 유유히 헤엄쳐 다닙니다.
양식을 구하는 일로 지칠 필요가 없으니
오직 우리만이 행운아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요.
9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에게 땅이 아니라 바다에 대해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뿐입니다.
물에서 모든 것을 얻는 것입니다.'
10 그러나 만약 새들이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식물을 압니다.
큰 나무들의 높이와 꽃과 열매들을 압니다..... '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먹고살 열매를 얻기 위해서
또 냉해나 비 피해를 입지 않게 보존할 은닉처를 찾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말할 것이다.
11 바다의 비유는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땅의 비유는 수덕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따라서 네가 내 뜻 안에서 산다면
무슨 일에서나 내 뜻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12 물이 물고기에게 양식과 온기와 방과 침상 및
다른 모든 것 노릇을 하며 여러 모로 소용된다면,
하물며 내 뜻이야
더욱 많이, 더욱 경탄할 모양으로 그렇게 해 주지 않겠느냐?
13 더욱이 내 뜻 안에서는
덕행들이 더할 수 없이 영웅적이고 신적인 단계에 이른다.
내 뜻이 일체를 빨아들여 그 자신 안에 녹이기에,
영혼이 내 뜻 안에 흡수된 상태로
내 뜻을 먹고살며 내 뜻 안에서 걸어 다닌다.
그는 오직 내 뜻만을 알 따름이다.
무슨 일에서나 그에게는 내 뜻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14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그런 영혼만이 빵을 빌러 다닐 필요가 없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빌러 다닐 필요가 없다.
내 뜻의 물이 그의 좌우상하에 넘쳐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먹고 싶으면 먹고,
힘을 원하면 얻고,
자고 싶으면 몸을 누일 포근포근한 침상이 있고.....
내키는 대로 쓸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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