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18장} 수난 중이신 예수님께 대한 두번째 환시. 이와 함께 산 제물의 신분을 받아들이다.

은가루리나 2016. 2. 8. 09:57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18




수난 중이신 예수님께 대한 두번째 환시

이와 함께 산 제물의 신분을 받아들이다.




1 이야기를 바꾸어, 

내게 시작된 새로운 고통의 생활에 대하여 되도록 잘 서술해 보려고 한다. 

내가 몹시 쇠약해진 것을 본 가족들은 

건강 회복을 위하여 나를 시골로 데려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여기에서 새로운 생활 상태를 받아들이도록 나를 부르셨다.


2 시골에서 지내던 어느 날, 마귀들이 최종적인 유혹을 하려고 들었는데, 

어찌나 고통스러운 것이었는지  힘이란 힘이 다 빠져버려 실신할 지경이었다. 

실상 저녁 무렵이 되었을 때  나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고 거의 죽게 되었다.


3 그때, 수없이 많은 원수들에게 둘러싸이신 예수님을 뵈었다

그분을 난폭하게 두들겨 패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뺨을 후려갈기는 자들도 있고, 

어떤 자들은 가시관씌우고  또 다른 자들은 그분의 팔다리를 꺾고 있었다. 

너무도 세게 때리는 통에  그분의 몸이 거의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이었다.



그 후에 그들은 

그토록 만신창이가 되신 그분을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성모님의 팔에 안겼다..... 

이 모든 일이 내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것이다. 

성모님께서는 아드님을 팔에 안고 비탄의 눈물을 흘리시면서 

나를 당신 가까이로 오라고 부르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5 "보아라. 얘야, 그들이 내 아들에게 어떤 짓을 했느냐? 

사람들이 그들의 창조주시며 한없이 은혜를 베푸시는 주님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를 

잠시 생각해 보아라. 

그들은 그분께 아무런 위안도 휴식도 드리지 않다가 

결국 이와 같이 만신창이가 되신 그분을 내게 안겨 준다. 

이토록 그분을 학대하며 저질러지는 엄청난 죄악들과 

그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내리실 무서운 징벌들을 생각해 보아라."




6 그동안 나는 이처럼 심한 고난을 받고 계신 예수님의 얼굴을 알아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죽음 상태에 이르신 그분의 몸을 온통 뒤덮고 있는 피와 상처들만이 보일 뿐이었다. 

이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진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나 자신이 예수님의 고난과 같은 극심한 고난을 받고 천 번이라도 죽어, 

내 사랑하올 그분께서 이렇게 고난 당하시는 모습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7 이 광경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는데, 

그것은 예수님께서 사람들로부터 받으시는 고난에 비하면 

마귀들에게 시 온 나의 고통은  하찮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한편,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께서는 내가 몹시 슬퍼하는 것을 보시고 

여전히 눈물을 흘리시며 덧붙여 말씀하셨다.


8 "내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선이신 예수님께로 와서 이 상처들에 입맞추어라. 

그렇게 하면서 내게 대답하여라. 

너는 예수님께서 너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으셨은지를 보고 있으니, 

너도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산 제물이 되고 싶지 않느냐? 

예수님께서 악하고 비뚤어진 사람들에게서 받으시는 모욕들을 

그분 대신 받고 싶지 않느냐? 

너 자신을 산 제물로 봉헌하면 

이토록 엄청난 고통을 겪고 계시는 그분께 위로와 원기를 드리게 된다. 

그분께서 너를 이처럼 사랑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분께 대한 네 사랑으로 희생을 바칠 마음이 들지 않느냐?"



9 그런데, 그 광경을 보면서 

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나 자신이 허무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사실, 너무나 악하고 자격 없는 나 자신이 보여서 

(성모님의 말씀에) 감히 그렇게 하겠다고 수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온 몸이 떨렸고, 

목숨이 붙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극도의 쇠진감에 짓눌렸다.


10 게다가, 저 멀리 마귀들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들끼리 무슨 회의를 하고 있었다. 

작전 계획을 세우며 몹시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는데, 

내가 예수님께 위로를 드리기 위하여 산 제물이 될 것을 받아들인다면, 

주님께서 이미 사람들에게서 받으신 것과 같은 극심한 고통을 내게도 끼치자고 결정하였다. 

이렇게 결정하는 소리를 듣자 

나는 신경이 온통 오그라드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으므로  꼭 죽을 것만 같았다.



11 그러나 좀 기운을 차리게 된 나는  다가가서 예수님의 모든 상처에 입맞추었다. 

그러자 그 모든 상처가 아물고 깨끗이 나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거의 돌아가신 것 같았던 주님께서 새 생명을 얻으시는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나는 예수님을 거슬러 저질러지는 모욕들을 밝혀 주는 빛과 

내 최대의 선이신 그분께로 이끌리는 강한 힘을 받았다.


12 따라서, 

설사 잔혹한 죽음의 고통을 수없이 당하라도  

산 제물이 되겠다고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 

지극히 어지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내게서 무엇이든지 받으실 만한 분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은 내가 말없이 그분의 상처들에 입맞추는 동안 일어났다.


13 임종이신 그분의 눈을 보면서 입맞추고  있었는데, 

그런 나의 눈길 앞에서 그분의 눈길이 생기를 되찾으면서 

마침내 내게 (사랑의) 불화살을 쏘신 것이다. 

이 불화살이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사무치면서, 

예수님께서 나로 하여금 내적으로 느끼게 해 주셨던 수많은 초대에 대해 

내가 응답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14 여기에 덧붙여,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께서는 내 안 예수님을 향한 정겨운 사랑 주셨다.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것임을 알아듣게 해 주신 것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이 일이 내 영혼 안에서 어떻게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예수님의 사무치는 눈길이 

강렬한 빛살과 함께 내 정신을 아주 새롭게 해 주셨기에, 

새 삶을 얻었다는 확신을 부인할 수 없을 따름이다. 





그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5 "너는 대부분의 인간이 내게 엄청난 모욕을 가하고 있음을 알았겠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모두 악의 길을 걷고 있다. 

그들 가운데는,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늘 악으로 기울어져서 

이 구렁에서 저 구렁으로 떨어지다가 

결국은 지옥의 카오스(混沌) 속으로 떨어지고 마는 자들도 많다.


16 그러니 너는 나와 함께, 

능욕되고 있는 하느님의 정의에 너 자신을 산 제물로 봉헌하여라. 

계속 저질러지는 수없이 많은 죄를 보상하는 산 제물 말이다. 

그러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죄에 중독된 샘물을 마시는 눈먼 죄인들의 회개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실 것이다.



17 알아두어라. 

네 눈앞에 두 가지 영역이 있다는 것을. 

첫째 것은 다소  혹심한 고통의 영역이요, 

다른 것은 아주  특별한 은총의 영역이다. 

네가 첫째 것을 거부하면, 

물론 용감하게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약속되어 있는 은총을 나누어 받지 못하게 된다.


18 네가 그것을 받아들이면, (첫째로,) 

나는 이제부터 너를 홀로 버려 두지 않고 

네 안으로 들어가서 사람들이 내게 범하는 모든 잘못으로 인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매우 특별한 은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의 영역으로 들어갈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19 둘째로, 

또 하나의 아주 특별한 은총을 약속한다. 

이는 내가 너에게 느끼게 할 모든 고통에 상응하는 영광의 높이에까지 

너를 들어올릴 은총이다.


20 셋째로, 

네가 도움과 인도와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지극히 거룩하신 내 어머니를 보내 주겠다. 

내 어머니께서는  네가 응답하는 정도에 따라서 무슨 은총이든지, 

심지어 은총의 보고(寶庫)까지도 너에게 주실 수 있다. 

이 한없이 큰 선들이 사소한 것으로 여겨지느냐? 

설사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일단 시도해 보아라. 

그러면 모든 인간보다 더 높이 들어올려진 너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21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후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어머니를 내게 맡기시는 것 같았고, 

어머니께서는 기쁨으로 환히 빛나는 얼굴로 기꺼이 나를 받아들이셨다. 

나 역시 감사해 마지않으면서, 

내게 바라시는 모든 것에 순종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예수님과 성모님께 나 자신을 봉헌하였다.




22 예수님의 뜻에 나의 뜻을 일치시키는 이 최초의 순종 행위에서 의식을 회복했을 때에, 

나는 처음으로 일찍이 체험한 적 없는 격렬한 고통에 잠겨 있었는데, 

그것은 나 자신의 허무에 대한 고통이었다. 

땅을 기어다니는 것밖에는 거의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징그럽고 하찮은 구더기만도 못한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주님을 향하여 말씀드렸다.


23. "오, 어지신 예수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당신의 전능이 제 안과 제 주위를 무한히 짓누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지탱해 주시지 않는다면 

이 허무한 인간은 결국  산산이 으스러지고 말 것입니다. 

제게 고통을 주십시오.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태로는 지난 어느 때보다 더한 죽음만 느끼게 되니, 

부디 제게 더 큰 힘을 주십시오."




24 그날부터 나는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을 더 많이 받게 되었다. 

주님과 성모님께서 번갈아 나를 찾아 주셨고, 

마귀들의 공격을 받을 때면  거의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셨다. 

마귀들은 내가 고통을 받아들일 태세를 갖출수록 더욱더 분통을 터뜨렸다.


25 말 할 것도 없이, 

마귀들이 그때까지 내게 겪게 했던 고통은  형용할 수 없도록 큰 고통이었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하느님을 거스르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죄들을 속죄하고 보상할 각오로 

내가 예수님의 손에서 받게 된 고통에 비하면, 

이 가운데서 가장 작은 고통에 비해도, 저것은 그림자에 불과한 것으로 느껴졌다.


26 그러나 나는 

(인간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켜 세우기도 하시며,  고통도 주시고  위로도 주시는) 

하느님께 의탁하면서 

주님의 더욱 큰 영광과 내 이웃의 선익을 위하여 

주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그 모든 고통을 받아들일 태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