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0권

소리-무화_천상의책{10권 5장} "언제나 준비된 상태로 네 위치에 있어라."

은가루리나 2015. 8. 12. 17:51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0-5



1910년 11월 29일




"언제나 준비된 상태로 네 위치에 있어라."




1. 선량하고 경건한 한 사제가 도착할 것이기에 

그와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꽤나 간절하였다. 

특히 나의 현 상태에 대하여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사제를 한 번 보고 또 한 번 보고 나자 

내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그래서 성체를 받아 모신 뒤 몹시 괴로운 마음으로 

사랑하올 예수님께 나의 그 큰 괴로움을 거듭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생명, 저의 선, 저의 전부시여, 

그것은 당신만이 저에게 모든 것임을 보여 줍니다. 

저는 아무리 선량하고 경건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에게서는 

저의 극히 사소한 궁금증에 대해서도 

한마디의 말이나 위로나 해답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저에게는 아무도 없고 오직 당신만 계신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직 당신만이 저의 전부이시고, 

당신에게는 오직 저만이, 언제나 저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온전히, 항상, 당신께 저 자신을 맡깁니다. 

제가 얼마나 악한 인간이건 부디 당신 팔로 품어 주시고 

단 한 순간도 저를 떠나지 마십시오."




3.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고 있는 동안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 내면을 바라보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는데, 

혹시 여기에 당신께서 좋아하시지 않는 무엇이 있는지 보시려고 

거꾸로 뒤집으시고 빙글빙글 돌려 보시더니 

하얀 모래 알갱이 같은 것을 하나 집어내어 바닥으로 던지시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씀하셨다.


4. "귀엽디 귀여운 내 딸아, 

나는 내 전부인 사람에게 나도 그의 전부이기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나 아닌 누군가가 그에게 극히 사소한 위안이라도 주는 것을 보면 심한 질투를 느낀다. 

오로지 나만이, 다만 나 자신만이 

모든 것에 대해서 또 모든 것 안에서 그를 충분히 채워 주고 싶은 것이다.


5. 무엇이 너를 괴롭히느냐?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너를 흡족하게 할 것이라면 내가 무엇이든지 다 해 주겠다. 

방금 너에게서 집어낸 하얀 알갱이를 보았겠지? 

그것은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의 뜻을 알고 싶어한 그 약간의 원의이다. 

그뿐이다. 

내가 그것을 집어내어 바닥에 던진 것은 네가 거룩한 무관심으로, 

곧 내가 원하는 심상(心狀)으로 머물러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6. 그러면 이제 나의 뜻이 무엇인지 알려 주겠다. 

미사와 영성체는 내가 원하는 것이니, 

너로서는 사제의 방문을 기다려야 할지 말지 따위에 신경을 곤두세울 일이 아니다. 

졸음이 오면 (영적) 순례를 하려고 애쓰지 말고, 

깨어나면 일부러 자려고 들지 마라. 

그러나 나는 네가 항상 채비를 갖추고 산 제물로서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기 바란다. 

설령 늘 고통을 받는 상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말하자면 전쟁터에 있는 군인들처럼 처신하라는 것이다. 

그들은 전투가 계속되지 않더라도 무기를 갖추고 유사시에 대비하여 병영에 주둔한다. 

적이 전투를 개시하려고 할 때마다 무찌를 태세로 있기 위함이다.


7. 내 딸아, 너도 그렇게 하여라. 

언제나 준비된 상태로 네 위치에 있어라. 

그러면 내가 위안을 받기 위해서거나 

징벌을 보류하거나 

또 다른 이유로 네게 고통을 받게 하려고 할 때에  늘 준비되어 있는 너를 보게 되므로, 

내가 너를 새삼스럽게 부르거나 희생을 바칠 준비를 시킬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너로 하여금 언제나 고통을 받는 상태로 있게 하지 않아도 

너 스스로 언제나 부름 받고 있다고 여기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그러니 너와 내가 얼마나 서로 뜻이 잘 통하는 사이가 되겠느냐! 

차분하게 있어라.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