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무화_천상의책{1권 25,1-8 (1)} 새 고해사제와의 만남. 허락이 있을 때만 고통의 산 제물이 되라는 첫 명령을 받다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5
새 고해사제와의 만남.
허락이 있을 때만 고통의 산 제물이 되라는 첫 명령을 받다
1 위에서 말한 콜레라 사건 이후 내게 타격을 준 것은,
그 사이 주님께서 예비하신 또 하나의 고행이었다.
그것은 돌연한 고해사제의 교체에 순응해야 하는 일이었다.
먼젓번 고해사제는 수도 사제였으므로
장상들의 부름에 따라 수도원의 더욱 엄격한 생활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2 내가 이 사제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었던 것은
그 당시까지 나를 괴롭히지 않은 유일한 사제였기 때문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사제가 시골에 가 있었을 때에, 특히 콜레라가 퍼지기 시작할 무렵에,
다른 사제들은 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비방하며 청하는 도움마저 거절했으니 말이다.
3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이 사제가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상당히 마음이 괴로웠다.
좀이라도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나를 회복시켜 달라는 부탁을 다른 누구보다도 기꺼이 들어주곤 했기에
그만큼 더 의지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무거운 마음으로 주님을 향하여 나의 적잖은 괴로움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여느 때처럼 다정하게 이 말씀을 주셨다.
4."얘야, 이 일로 그렇게 슬퍼하지 말아라.
나는 사람들 마음의 주님이니,
내 마음에 들 때까지 그 마음들을 만들고 또 고쳐 만들 능력이 있다.
그는 고해사제로서 네게 유익함을 주었지만,
그 역시 내게서 모든 것을 받아서 내가 안배하는 대로 너에게 준
나의 사자(使者)들 중의 한 사람일 따름이다.
나는 다른 사제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할 작정이다.
그들을 너에게로 오게 할 것이고, 이 목적에 쓰일 모든 은총을 주겠다.
5 그런데 네가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느냐?
딸아, 내가 얼마나 여러 번 말해야 알아듣겠느냐?
네가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어떤 때는 이것에 다른 때는 저것에 한눈을 파는 한,
하늘에 이르는 길을 따라 제대로 빨리 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홀로 나에게만 눈길을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나 다리를 절며 걷기 마련이고,
내 은총의 작용에도 순응하지 못하게 된다.
6 그러므로, 나는 네가 네 주변 사물을 거룩한 무관심으로 대하며,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수행함으로써
항상 나를 기쁘게 하는 일에 정신을 모으기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산 제물의 신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받게 될 특별한 은총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7 예수님의 이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노라니,
내 영혼에 많은 유익을 가져온 고해사제가 떠나는 것에
더 이상은 마음을 쓰지 않게 될 만큼 힘이 생겼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깨우쳐 주시는 대로,
어린 시절의 고해사제에게서 지도를 받기로 하였으며, 이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
실제로 얼마나 자주 하느님을 향해 부르짖곤 했는지 모른다.
8 "오 주님,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제가 보기에는 영혼에 불리하고 거의 해롭기까지 한 일이었지만,
주님께서는 이를 활용하시어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주님의 더욱 큰 영광과 제 영혼의 선익을 위하여
어리둥절하도록 놀라운 일이 되게 하셨으니,
저의 하느님,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