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59장} 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드러내시려고 쓰신 방법들 - 첫째 방법

은가루리나 2016. 5. 18. 18:11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59 



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드러내시려고 쓰신 방법들




1 이상이 열여섯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내게 일어난 주된 일들이니, 

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드러내시고자 하실 때 내게 어떤 방식을 쓰셨는지에 관해서도 

서술하라는  고해사제의 명령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앞 장에서 벌써 끝났을 터이다. 

하지만 언제나 순명해야 하므로  좀더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2 무엇보다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게 말씀하셨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정작  말씀은 한마디도 하시지 않는 방법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나는 이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서술해 보려고 한다.





첫째 방법




3 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알아듣게 하시려고  내게 쓰신 첫째 방법은 

영혼으로 하여금 몸을 떠나게 하실 때 일어났다. 


이는  한 순간에 일어나거나  

나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일어나기도 하는 현상이었는데, 

먼젓번 경우에는 

영혼이 말하자면  번갯불이 번쩍이듯이 순식간에 몸을 떠나는 것이었다. 

하도 빨리 떠나는 바람에  

몸이  영혼을 따라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벌떡 일으켜졌다가 

뒤에 시체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4 그 사이 영혼은 예수님을 따라서  바다하늘과 

심지어 연옥하느님의 영원한 거처에 이르기까지  온 우주를 돌아다니는데, 

언제나 예수님께서 가시는 방향으로 따라간다.


나중 경우에는 (영혼이 몸을 떠나는 모양이)  앞의 경우보다 은근한 편이다. 

사실, 몸은  예수님 앞에서 부지중에 잠이 드는 것 같고, 

영혼은  예수님께서 출발하시면 가시는 곳이 어디든지 따라가는 것이다.


5 먼젓번 경우건 나중 경우건  

몸이 돌덩이처럼 굳어버리기 때문에  외적 자에 반응하지 않는다. 

설사  온 세상이 뒤집힌다 해도, 

또는 손발이 찔리거나  살이 타거나  조각조각 잘린다 해도  아무 감각이 없는 것이다.


6 이 두 경우 모두, 

예수님께서 나를 아주 먼 곳에 데려가셔서

내 몸으로부터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을 때에도, 

그 지점에서  

고해사제가 나를 회복시키려고 집 으로 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 고해사제에게 완전히 순종하기를 원하시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땅 극변이나  연옥이나  천국이나 그 어디에 있었건 

눈 깜짝할 사이에  내 몸 속으로 다시 돌아와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7 그럼에도 초기에는  

고해사제가 내게 원상태로 돌아오라고 명령할 때에 맞춰  몸 속으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괴로워하면서  애써 서두르곤 하였다. 

그러나 사제가 옆에 와 있는데도  내가 몸 속에 늦게 돌아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과 

예수님께서 몸 속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하지 않으셨다면 

사제의 목소리에 순종하기를 꺼렸을 것이라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제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하여 달려가는 것은 

나의 가장 큰 선이신 예수님과 헤어져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분께 작별 인사를 올리면서  이렇게 말씀드리곤 했던 것이다. 

"순명이 저를 부르고 있으니  신부님에게로 가겠습니다. 

그렇지만, 제 사랑이시여, 신부님이 가시자마자 곧 돌아오십시오. 

비오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시지 마십시오."




9 이 두 경우, 

예수님께서는 당신 뜻이나 생각을 알려 주시려고  내게 말씀을 하실 필요가 없다. 

나의 지성을 비추는 빛을 주시어  나로 하여금 

그분께서 이 지성 안에 새겨 주시고자 하시는 모든 것을  즉시 깨닫게 하시기 때문이다. 

오, 이와 같이  우리가 함께 있을 때면  서로 얼마나 잘 통하는 사이가 되는지 모른다!


10 예수님께서 영혼과 의사 소통을 하시려고 쓰시는 이 지성적인 방법 

그 소요 시간이 대단히 짧다. 

사람이 평생토록 온갖 책을 읽음으로써 알게 되는 것보다  더 많고 더 고상한 것들을 

한 순간에 알게 된다고 할 만한 것이다. 

게다가  이는 너무나 고상하고 지고한 것들이어서 

인간의 지성으로는 

영혼이 단 한 순간에 깨닫게 된 그 모든 것에 대한 인상을 

도저히 말로 옮길 수 없는 것이다.


11 오, 예수님은 얼마나 슬기롭고 기묘한 스승이신지! 

다른 사람이라면 

오랜 세월에 걸쳐 가르친 후에도 알아듣게 할 수 없을 많은 것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깨닫게 해 주시니 말이다. 


하기야, 이 세상의 선생은  그의 모든 지식을 설명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학생의 주의를 집중적으로 끌어당기거나 

지칠 줄 모르고 남의 머리 속에 지식을 불어넣을 능력도 없다.


12 이와는 반대로,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감미롭고  다정하고  부드럽게 말씀하시므로 

영혼이 그분을 감지하게 되면  마음이 끌려  되도록 빨리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그 자신과 하느님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분으로 변화되어 있는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13 이 변화의 순간에 영혼이 알게 되는 바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할 수 있는 이는 

예수님 자신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생전에 이 변화를 체험하고  현재 완전한 영광 속에 있는 영혼일 것이다. 

어야 할 운명을 지닌  이 육신에 갇혀 있는 사람으로서는 

이에 대하여 무슨 말을 해 보려고 해도 

자기에게 전달된 대로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뿐이니 말이다.


14 하느님의 빛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또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몸 속으로 돌아오는 순간  칠흑 같은 어둠에 둘러싸이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무슨 말을 해 보려고 해도 할 수가 없고 

단지 대충의 윤곽만을 조잡하고  불완전하게 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5 나는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하여  한 사람의 태생 소경을 생각해 본다. 

잠시 동안만 시력을 얻어  그 짧은 시간에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수없이 많은 별들로 꾸며진 하늘의 광대무변한 넓이 외에도 

광물과 동물과 식물 따위  놀라운 사물들을 일별(一瞥)한 후 

다시 전과 같은 소경으로 돌아온 사람 말이다. 

이 사람이  그렇게 잠시 본 것들을  남들에게 완전히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전체적인 개관이 아니라, 

그 짧은 시간에 미처 다 볼 수도 없었던 모든 것을  상세히 말하고자 한다면 

온갖 비웃음의 대상이 되지 않겠는가?


16 영혼이 몸을 떠나  하늘과 땅을 두루 다니다가  다시 몸 속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바로 그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그 가련한 소경 같이) 다시 아무것도 볼 수 없어지니, 

말을 하기보다는  입을 다물고 있고 싶어지는 것이다. 

시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재에 대해서)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17 따라서  이 영혼은 몸 속으로 다시 들어와서  눈물과 비탄 속에 살아간다. 

하느님을 향해 날아가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일종의 폭력으로 느껴지기 때문인데, 

이는 영혼을 끌어당기시는  예수님의 강한 인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래서 영혼은 오직 하느님과의 일치만을 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신의 능력을 능가하는 것들과  

실제로  시력을 잃어버린 사람의 처지보다 더 불행한  

현재의 처지로서는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지리멸렬하게 늘어놓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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