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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보시의 '그와 나'에서

은가루리나 2016. 7. 30. 17:23


가브리엘 보시의 '그와 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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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보시(Gabrielle Bossis)
 프랑스 귀족 가문 출신으로 1974년 낭트에서 4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교양 있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사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랐으며 '예수의 참 동료' 학교에서 엄한 교육을 받았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그는 1886년 열두 살에 첫영성체를 했으며 그림, 음악, 조각, 성악, 자수, 무용을 비롯해 당대에 유행하던 여러 스포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여러 차례 청혼을 받았으나 자기 길이 아님을 알고 거절했으며 종교적 감수성에 충실했다.
 1908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4년 후 언니 클레망스도 선종했지만 그는 자기 안에 갇혀 지내지 않고 교리를 가르치며 선교회를 위한 전례 용기 제작소에서 일했다. 간호사 자격증을 얻어 제1차세계대전 동안 간호사로 활약했으며, 교훈극을 써서 프랑스와 해외에서 주인공 역을 맡아 연기했다. 젊은 시절에 신비스런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놀란 적이 있지만 내적 대화는 62세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1950년 6월 9일 선종하기  2주 전까지 계속되었다. 1949년 유방암이 발견되었고 1950년 폐에 전이되었으나 평온한 죽음을 맞이했다.

1946년
신실하여라

12월 19일
 "나는 가난한 사람처럼 네 문간에 서서 무언가를 주길 기다린다. 오늘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순간을 찾아보아라. 작은이들과 함께 어울릴 때가 아니었더냐."
 오늘은 연극 연습에 바빠 저녁 늦게야 그분께 갔다.
 "너는 내가 인내심 많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너와 함께 있고 싶어 조바심하면서도 네가 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너는 어느 날 성당에서 본 그 가엾은 사람을 기억하리라. 눈을 내리깔고 부끄러워하며 추위헤 떨던 그 사람을.
 나야말로 세상에서 버림받은 가엾은 사람이다. 네 신실한 마음이 기쁨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그리고 놀라지 마라. 그 가엾은 사람처럼 나는 너를 기다린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순간에 온전히 내 것이 되어라.
 작은 것으로도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음을 깨달을 때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내 예민함을 모르고, 네 몸짓이 어떻게 내 가슴속에서 음악이 되는지 알지 못하리라. 내 마음을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내게 기쁨을 주며, 무엇보다 내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내가 네 안에 있음을 알지 않느냐? 그렇다면 왜 좀 더 자주 생각하지 않느냐? 그렇게 할 때 너를 향한 내 열망이 충족되리라. 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다. 그들은 모두 내 자녀이며,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열망한다. 그러니 내 기쁨을 생각하면서 너와 사람들을 나에게 바쳐라."

12월 26일

 "내가 어떤 모습으로 구유에 누워 있었는지 기억하느냐? 너희 모두 나와 같아지고 나를 닮으려고 노력하여라. 무슨 일이든 이렇게 생각하여라. '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그분이라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그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께 어떻게 말씀드렸을까?'
 언제나 나에게 영감을 받아라. 나와 하나 되며,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한다는 걸 믿어라. 나는 너와 하나 되기 위해 오지 않았느냐?
 이 생각을 몰아내려고 하지 마라. 이 땅의 어떤 것도 하나 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하느님과 하나 됨이며, 다른 모든 사랑을 넘어선 사랑의 하나 됨이다. 그것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이는 나뿐이다. 그러니 내게 구하여라.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사랑할수록 더 많이 행복해진다. 너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알지 않느냐? 나를 떠나서는 공허함밖에 없다.
 어느 날 저녁의 고독을 기억하느냐? 내가 너를 기쁨으로 채우리라."

1950년
하느님을 갈망하여라

5월 4일 병상에서 7주를 보내며
 "나한테서 용기를 얻어라. 너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아라. 나를 언제나 맨 앞줄, 상석에 앉혀라. 마치 내가 네 모든 날의 행동 - 모두 나를 위해 살아가는 - 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도록.
 사랑하는 내 어린 딸아, 앞으로 우리는 얼마나 아름다운 일을 함께하게 될지 모른다. 가장 먼저 '함께'라는 말을 떠올려라."

5월 5일 호흡곤란이 점점 심해질 때
 "주님, 이것이 제 마지막입니까?"
 "마니피캇."

5월 6일 호흡곤란이 심해질 때
 "왜 염려하느냐? 너는 나를 안다. 사랑으로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을 내게 바쳐라. 손에 줄 수도 없을 만큼 작은 이 순간을. 내 사랑, 내 어머니의 사랑, 아직 이 땅에 있는 모든 성인의 사랑을 빌려 지금 이 순간을 모두 내게 바쳐라. 나는 그것을 기다린다."

5월 12일 병자성사 동안
 "너는 나와 내 어머니의 공덕의 옷자락에 완전히 숨어 있다. 이것이 너에게 안도감을 주지 않느냐?"
 (더욱 약한 목소리로) "주님, 당신의 십자가는 제가 당신 곁에서 지탱할 만큼 큽니까?"
 "내 가엾은 아이야, 나는 우주를 십자가로 부른다."

5월
 "주님, 이것이 제가 이 땅에서 보내는 마지막 성시간입니까?"
 "이제 네 모든 시간이 성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최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너는 성사의 은총으로 눈처럼 희어졌다. 내 사랑이 모든 오점을 씻어버린 것이다.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했고, 최후의 방문자가 오는 중대한 순간에는 더욱 그렇다. 죽음이 너를 위해 할 모든 것을 하기를! 마지막 휘장이 찢어지는 순간을 기다리는 동안 내 품에서 편안히 쉬어라.
 내 어린 딸아, 네가 할 일이 남아 있다. 네 죄를 회개하여라. 사랑이신 하느님을 더욱 사랑하여라."
 "주님, 제 작은 불꽃을 당신 불길 속에 거두소서."

5월 13일 더욱 약해질 때
 "그렇다. 나는 네 몸을 가루가 된 밀처럼 내 것으로 만들 리라. 네 형제자매들을 위해 그렇게 하리라."
 "제 형제자매들을 위해, 당신과 함께."

5월 15일 더 약해질 때
 "더없이 다정하신 주님, 제게 당신 팔을 벌려주소서. 저는 어린아이같이 걸어 집으로 돌아가나이다."

5월 18일 승천일
 "사랑할 준비는 사랑하려는 마음에 이미 기쁨을 가져오지 않느냐?
 너는 도착할 때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느냐? 그리고 나는 무슨 말을 할까?
 오, 만남의 순간이여! 네 영혼을 만남에 집중하여라. 무한히 자애로우신 아버지를 믿어라. 사랑을 향해 감히 나오너라. 오라, 내 사랑하는 이여. 와서 내게 말하여라. 네가 감히 말하지 못한 것을 모두 말하여라."

5월 23일 병자성사 동안 마지막 성체를 모시면서
 "가엾은 어린 영혼이여, 너는 내 무한한 연민을 기다려 왔다. 최종적으로 용서받기 위해 네 삶의 마지막까지 기다려 왔다. 더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두려워한다면 나는 상심할 것이다. 네 온 존재를 사랑에 굴목하여라, 내 사랑하는 이여!"

5월 24일
 "더 이상 힘이 없습니다. 이제 앞을 볼 수도 없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힘도 없습니다."
 "내 눈을 가져라. 내 목소리를 가져라. 내 사랑을 가져라."

5월 25일
 "이제 제 삶의 마지막에 이른 것입니까? 이것이 제가 처음이지 마지악으로 참례하는 미사입니까? 사랑의 현존이시여.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 ... 이제 이다음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내가, 내가 있다. 영원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