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신앙의해, 연중 제31주일(2013, 11, 03)

은가루리나 2016. 10. 30. 11:56


< 신앙의해, 연중 제31주일 > 2013, 11, 03



제가 가끔 여러분께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말씀드렸다.

여러분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가장 싫어하는가?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얌체"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염치가 없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 적혀 있고,

"얌치"란 "결백하고 정직하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 적혀 있고,

바로 밑에 "얌통-머리"가 나와 있는데 "얌치의 속된 말"이라 한다.



오늘 복음에 등장한 자캐오는 얌통머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염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로마제국의 앞잡이가 되어 동족의 등을 쳐 먹고 살았던

유대인이 가장 싫어하던 세리라는 직업을 가진 자였다.


그러나 그는 염치가 있는 사람이었기에 예수님을 만나자마자 고백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라고!



참으로 염치가 있는 고백이며, 더 나아가 참으로 <위대한 고백>이었다.

진실로 하느님을 만났던 모든 사람은 누구나 자캐오의 고백을 하게 된다.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십일조를 바치고, 율법의 모든 조항을 준수한다  

자랑해 오던 당시의 지도급 인사인 율법학자, 바리사이들의 코를

아주 납작하게 만들어버린 참으로 통쾌한 고백이었다.



자캐오의 그 고백에 에수님께서는 엄청난 선물을 주신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자캐오 한 "개인"만이 아니라,

자캐오의 "집 안의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은 것>이었다.


자캐오의 집 안이 구원을 받은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돈 때문에?



아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란 무슨 뜻인가?

아브라함을 본받아 아브라함처럼

"자신의 뜻을 버리고 아니,

하느님께 내맡기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온 인류의 믿음의 조상으로 삼으신 이유는

그가 모든 재산을 버린 것보다 

자신의 뜻을 버리고, 오로지 하느님의 뜻을 따랐기 때문이었다.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지 못하는 사람은,

아브라함의 자손이 될 수 없다,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닌 것이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어려운 말씀이 아니다.


그것은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며, 

자기 뜻을 하느님께 맡기면 구원을 받는다는 뜻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

부족함과 죄까지도 몽땅 다 내맡기겠다는

"주님께 모든 것을 맡깁니다"라는 고백이 바로 <현대판 자캐오의 고백>이며,

그 고백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하느님께서 선물을 주시는데,

그 선물은 "구원에 대한 확신"이다.



우리가 지금 위령성월,

연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연옥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거룩한 11월을 보내고 있지만, 

하느님께 내맡긴 사람들은 

"절대로 연옥을 거치지 않는다"는 확신을 저는 져버릴 수 없고

저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저는 절대로 그 확신을 물리칠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아브라함의 자손인가?

아니면 내 혈육의 조상의 자손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