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권

{천상의 책 2권82,1-20(Ⅰ)} 화해의 어머니인 희망에 대하여

은가루리나 2016. 12. 11. 22:04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2-82



1899년 10월 14일



화해의 어머니인 희망에 대하여 



1 오늘 아침  나는 좀 어수선하고 짓눌린 느낌이었다. 

주님께서 나를 내쫓시고자 하시는 것 같았다. 

맙소사!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인지! 

이러한 상태에 있을 때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작은 끈을 들고 오셔서 

그것으로 내 가슴을 세 번 치셨다.


2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평화, 평화, 평화, 

너는 평화의 나라가 희망의 나라라는 것을 모르느냐? 

그리고 이 희망의 권리가  정의라는 것을 모르느냐? 

내 정의가 사람들을 치려고 무장한 것이 보일 때면 

희망의 나라 안으로 들어 오너라. 

그런 다음  희망이 소유하고 있는 더없이 강력한 특징들을 입고 

나의 옥좌 앞으로 올라와서 

네가 할 수 있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  (정의의) 무장한 손에서 무기를 빼앗아라.

극히 설득력 있고  부드럽고 공감이 가는 말로  그렇게 하되, 

희망이 너에게 일러주는  더없이 열렬한 간청과 힘있는 근거를 대면서 하여라. 

그러나 희망이 

몸소 정의에 꼭 필요한 어떤 권리들을 지원하려고 한다는 것을  네가 알게 되면, 

따라서  그 권리들을 포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 자신을 모욕하고자 하는 것이니  

있을 수 없는 일인즉, 

그때에는  너도 나를 따라 정의에 굴복하여라."



3 나는 정의에 굴복해야 했으므로  어느 때보다도 더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제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제게는 불가능한 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모상이기에, 

당신께서 그들에게 징벌을 내리시리라는 것은  차마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그들이 당신께 속하지 않은 조물들이라면야

그러나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층 더 제 가슴을 찢는 것은,  제가 거의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당신 자신에게 마구 두들겨 맞는 당신을 뵈어야 하는 일입니다. 

징벌은 

남들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지체들 위에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신 자신에게 뺨을 맞으며  모욕을 당하시는 셈이라는 말씀입니다.


4 그러므로 당신은 고통스러우실 것입니다. 

말씀 좀 해 주십시오. 

저의 유일한 선이시여, 

당신께서 당신 자신에게 두들겨 맞으며 고통을 겪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이 어떻게 견딜 수 있겠습니까? 

당신을 괴롭히는 것이 사람들이라면 

그들은 단지 피조물에 불과하니  견디기가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참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러므로 저는 당신을 따라  굴복할 수가 없습니다."



5 그분께서는 나의 그 말에 매우 감동하셔서 

다정하면서도 괴로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나 자신의 지체들이 두들겨 맞을 것이라는 네 말은  과연 옳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내 마음속까지 감동되어  자비를 베풀고 싶어졌고, 

내 가슴이  애정으로 말미암아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정말이지 징벌은 필요한 것이다.


6 그리고 네가 이제  내가 조금 두들겨 맞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더 많이 두들겨 맞는 것을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그만큼 더 나를 모욕할 것이니 말이다. 

그러면 네 마음이 더 상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나를 따르는 편이 낫다.


7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나로 하여금  네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셈이 된다. 

그러면 내가 너와 더불어 이야기하면서 얻게 되는 위로도  거절하는 셈이 될 것이고, 

나는 내 고통을 털어놓을 사람이 한 사람도 없기에  침묵을 지키게 될 것이다."



8 나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얼마나 쓰라린 고통을 느꼈는지 모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 마음을 딴 데로 돌리게 하시려는 듯이 

희망에 관하여  다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 * *



9 "딸아, 괴로워하지 말아라. 

희망은 평화이다. 

나는 정의를 행사하면서  지극히 완전한 평화 속에 있다. 

그러니 너도 희망 속에 뛰어들어  평화롭게 있어라.


10 희망 속에 있는 영혼이 

공연히 괴로워하면서  불안해하고  실망에 잠기게 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영토의 여왕이면서도 

망상에 사로잡혀 가슴 아파하며 

이렇게 말하는 인간의 불행 속으로  뛰어들게 될 것이다. 

'나는 무엇으로 살아갈까? 몸에 무엇을 걸치게 될까? 

오, 나는 굶어 죽을 거야, 얼마나 불행한지! 

더할 수 없이 비참하게 되었다가  결국 죽음으로 막을 내릴 거야

그녀는 이런 말을 하면서 

슬픔과 침통에 잠긴 채  울고 탄식하며  비참하게 나날을 보낸다.


11 뿐만 아니라, 더욱 나쁘게도, 

자기의 보물들을 보거나  소유지들 속을 거닐면서도  행복해 하기는커녕 

다가올 종말을 생각하면서 괴로워한다. 

음식을 볼 때에도  생명 유지에 필요한 것마저 먹기를 거부한다. 

설사 누군가가 그녀에게  그녀의 재산을 보여 주고, 

그녀가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렇듯 극도로 비참한 상태가 될 턱이 없으리라는 것을 보여 주면서  

설득하려고 해도, 

그녀는 확신하지 못한 채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며 

자신의 슬픈 운명에 대해  한층 더 심하게 울어댄다.



12 그러면 이제 다른 사람들은  그녀에 대하여 어떻게 말하겠느냐? 

미쳤다고들 할 것이다. 

과연 그녀는 제정신이 아니다. 

분별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분명히 그렇다. 다른 이유를 댈 수가 없다.


13 그런데, 그녀가 망상에 빠져 있었던 대로 

행하게 삶을 마감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겠느냐? 

재산을 버리고  자기의 영토 밖으로 나가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땅에 들어감으로써 

이 야만인들에게서  빵 한 조각도 얻어먹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그 망상은 현실이 되고  

과거에 허상이었던 것이  이제는 실상이 된다.


14 그러나 그것은 누구의 탓이었겠느냐? 

이다지도 비통한 변화에 대하여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은 누구이겠느냐? 

다름아닌 그녀의 의심 많고 고집스러운 의지이다. 

이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영혼에 대해서도  똑같이 지적할 수 있는 점이다. 

희망 속에 있으면서도  공연히 속을 끓이며 실망하다 보면 

극심한 광증에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 * *



15 그래서 나는 예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주님, 희망 속에 살고 있는 영혼은  어찌하여 언제나 평화 속에 있습니까? 

그런데 영혼이 만일 를 짓는다면  어떻게  속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16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희망과 는 함께 있을 수 없으므로 

영혼이 를 지을 때면  희망의 나라를 떠나는 것이다. 

인간의 이성은 

각 사람이  자기가 가진 것을 존중하며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자기의 소유지로 가서, 

가지고 있는 재산 전부를 불살라 버리는 사람이 있겠느냐? 

방심한 채  자기 재산을 지키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17 이와 같이, 희망 안에 사는 영혼도  

를 지음으로써 희망을 모욕하고, 희망이 지닌 모든 것을 불살라 버릴 수 있다. 

그러면, 자기 재산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가서 사는  

저 여왕과 같은 불행에 처하게 될 것이다. 

로 말미암아 화해의 어머니인 희망을 떠나  

야만인들과 더불어 살 것이니 말이다.


18 이 어머니는 

영혼에게 그 자신의 살을 먹일 정도로  자상하고 감동적인 어머니이니, 

그 살은 바로 복된 성사 안의 예수이며  이는 희망의 일차적인 목적이다. 

여기서 야만인들은 마귀들이니, 

영혼에게 최소한의 위로도 거절하고 만 먹일 따름인데 

이 이 바로 이다.


19 하지만 그 자상한 어머니는 어떻게 하겠느냐? 

영혼이 자기를 멀리하고 있다고 해서 

어머니가 무관심하게 있으리라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어머니는 울면서 

지극히 부드럽고 감동적인 음성으로  영혼을 부르며 (돌아오라고) 애원한다. 

그리고 그 영혼을 따라다니다가  자기 나라로 돌아오도록 인도한 후에야 

비로소 행복해 한다."




20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희망의 본질은 평화이다.

이 화해의 어머니 품안에서 사는 영혼은 

은총에 의하여  본래 그대로의 평화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