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거룩한 이름

주님의 거룩한 이름에 의한 놀라운 은총 (5)

은가루리나 2017. 1. 22. 12:39


제5장


고트족의 순교자 아르모가스토 백작


아주 오랜 옛날 고트족 아리안 왕, 겐서릭의 치하에서 왕의 총애를 받던 신하들 중에 한 사람이었던 아르모가스토백작이 아리안 신앙에서 가톨릭 신앙으로 개종한바 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왕은 대노하였고, 개종한 그 귀족을 불러서, 개종을 철회하고 아리안 신앙으로 돌아 오도록 권력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무서운 위협이나 달콤한 약속들도 아르모가스토 백작의 믿음을 전향시킬 수 없었습니다.그 젊은 백작은 왕의 모든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했고, 그가 새로이 찾은 믿음을 굳건히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몹시 진노한 왕 겐서릭은 건장한 사형 집행인들로 하여금, 그 젊은 백작을 강력한 밧줄로 묶어 조이도록 명령했습니다. 고문은 실로 처참했습니다. 그러나 순교자 아르모가스토 백작은 그 무서운 고문을 당하면서도 조금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았습니다.


오직 그는 고통 가운데서도 거듭하여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하고 주님의 거룩한 이름을 부를 뿐이었습니다. 밧줄은 거미줄처럼 끊어져 발아래 떨어졌습니다.


격분한 폭군 겐서릭은 거칠고 사나운 황소들을 끌어 오도록 명령했습니다. 백작은 다시 밧줄로 묶여졌고, 왕은 사형집행인들에게 황소들과 함께 그를 힘껏 조이도록 명했습니다. 다시 또 순교자 아르모가스토 백작은 주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극도로 분노한 겐서릭은 마침내 그 젊은 백작을 단단히 묶어 나무에 거꾸로 매달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새로운 고문에도 백작 아르모가스토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두 팔을 가슴에 포갠채, 마치 그가 편안한 침상에 누워있는 듯이, 주님의 거룩한 이름을 되풀이하여 부르며 영원히 평온한 잠에 빠져 버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