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13

{20권 32,16-21} 인간 뜻의 감옥을 상징하는 감옥에 갇히신 예수님.

은가루리나 2017. 5. 17. 01:56


20-32



1926년 12월 3일



인간 뜻의 감옥을 상징하는 감옥에 갇히신 예수님.




16 그 후 나는 수난 중이신 예수님을 따라 감옥에 있었는데,

그분께서는 

너무나 잔인한 방식으로 기둥에 묶여지셔서 똑바로 서 있을 수조차 없으셨다.

저 사람들이 그분을 기둥에 매달고 다리는 굽혀 기둥에 묶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분은 때로는 오른쪽으로, 때로는 왼쪽으로 흔들리셨다.


17 나는 그런 그분을 바로 세우려고 그분의 무릎께에 달라붙어, 

온통 흩어져 그분의 흠숭하올 얼굴마저 뒤덮고 있는 머리털을 정돈하고,

저들이 뱉은 침으로 더럽혀진 그분의 얼굴도 닦아 드렸다.

오! 그처럼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자세로 묶여 계신 그분을 

자유롭게 풀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던지!


18 그러자 수인(囚人)이 되신 내 예수님께서 매우 괴로워하시며 내게 이르셨다.

"딸아, 

내가 수난 과정 동안 감옥에 갇히기를 허락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인간을 그 자신의 뜻이라는 감옥에서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이 감옥을 보아라.

얼마나 끔찍하냐!

이는 쓰레기와 인간의 배설물을 받아 두는 좁은 공간이라서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나고 캄캄하기 그지없다.

그들은 내게 조그만 등불 하나도 남겨 주지 않았다.


19 나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다.

침으로 더럽혀진데다 머리털은 온통 흩어지고, 

아픈 팔다리는 비틀린 채 기둥에 묶였으므로 똑바로 설 수도 없고,

그러니 내가 나 자신을 도울 수 있는 방도가 전연 없다.

흘러내려 자꾸 눈을 찌르는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길 수도 없는 것이다.


20 나의 이 감옥은 인간의 뜻이 만드는 감옥을 여실히 상징한다.

끔찍한 악취가 진동하고 캄캄하기 그지없는데,

이성의 조그만 등불 하나 남겨져 있지 않으니,

그들은 항상 불안하고 정신이 어수선하고 

더없이 비참한 욕정으로 더러워지곤 한다.


21 오! 정녕 통탄해 마지않을 인간 뜻의 감옥!

나는 그것이 인간에게 자행한 악을 이 감옥에서 너무나 생생하게 느꼈다.

그리고 슬픈 나머지 쓰라린 눈물을 흘리며  내 천상 아버지께 

이토록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감옥에서 사람들을 빼내 주시기를 기도하였다.

너도 나와 함께, 

사람들이 그들의 뜻이라는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도록 기도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