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저의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의 거룩하신 현존 안에 엎드려 사랑이 지극하신 성심께 간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당신께서 24시간 동안 겪으신 고난의 묵상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소서.
그때 당신께서는 저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까지
당신의 흠숭하올 몸과 지극히 거룩하신 영혼으로 그토록 많은 고난을 받기를 원하셨나이다.
이제 제가 '제24시간' 을 묵상하는 동안
도움과 은총과 사랑과 깊이 동정하는 마음과 당신 수난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해 주소서.
제가 묵상하지 못하는 시간들에 대해서는 그 시간들을 묵상하려는 의지를 봉헌하오며,
일과에 전념하거나 잠에 빠져 드는 모든 시간에도 이 지향으로 그들을 묵상하겠나이다.
오, 자비로우신 주님, 저의 이 사랑 깊은 지향을 받아들이시어,
제가 하고자 하는 바대로 거룩하게 실행한 것처럼 저와 모든 이에게 유익이 되게 해 주소서.
오, 제 예수님, 기도를 통하여 당신과 결합하도록 저를 불러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저는 더욱더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하여 당신의 생각과 말씀과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제 온 존재로 당신의 뜻과 사랑 안에 녹아들고자 하나이다.
이제 팔을 벌려 당신을 포옹하며 당신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시작하겠나이다.
제24시간 (오후 4시-5시)
무덤에 묻히시다.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의 비탄
1 고통에 잠기신 엄마, 제가 보니,
엄마는 마지막 희생을,
곧 숨을 거두신 아들 예수님을 무덤에 묻어야 하는 희생을 치룰
마음의 준비가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맡기시고 동반하시어,
그분을 당신 자신의 손으로 무덤에 안치하십니다.
2 그러나 그 팔다리와 몸을 가지런히 정돈한 후
작별 인사와 마지막 입맞춤을 하시려고 하는 순간,
고통 때문에 심장이 가슴에서 뜯겨 나가는 느낌이 드십니다.
사랑이 엄마를 예수님의 지체에 못 박으니,
사랑과 고통으로 말미암아,
생명이 없는 아드님과 함께 어머니의 생명도 바야흐로 꺼지려고 합니다.
3 가엾으신 엄마, 예수님 없이 어떻게 지내시겠습니까?
그분은 엄마의 생명 - 엄마의 모든 것이 아니십니까?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는 것이 영원하신 분의 뜻입니다.
엄마는 그러니까 뛰어넘을 수 없는 두 개의 힘,
곧 사랑과 하느님의 뜻 사이에서 싸워야 하십니다.
4 사랑은 엄마를 못 박아 예수님에게서 떨어질 수 없게 하고,
하느님의 뜻은 위압적으로 희생을 요구하십니다.
가엾으신 엄마, 어떻게 하시렵니까?
저는 엄마가 너무 애처롭습니다!
오, 하늘의 천사들이여,
어서 와서 딱딱하게 굳은 예수님의 지체에서 엄마를 일으켜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엄마마저 돌아가시겠습니다!
5 그런데 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예수님과 함께 숨을 거두신 것 같았던 엄마의 음성이 들립니다.
흐느낌 때문에 끊어지곤 하는 떨리는 음성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6 "사랑하는 아들아, 오, 아들아,
네 지극히 거룩한 몸의 이 상처들에
나 자신을 쏟아 부으며 엎드려 경배하고 입 맞추는 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위안이었고, 내 고통을 반감시켜 주는 것이었다.
이제 이 위안마저 내게서 앗아 가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니,
나로서는 그분의 뜻에 맡길 수 밖에 없다.
7 하지만 알아 다오, 아들아,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그 생각만 해도 힘이 다 빠지고 생명의 숨줄이 끊어지는 것 같다.
오, 아들아, 여기에서 떠나갈 수 있는 힘과 생명을 받도록,
부디 내 온 존재를 네 안에 묻고,
너의 생명과 고통과 보속과 있는 그대로의 너 전부를 가지게 해 다오.
그렇다. 너와 나 사이의 이 생명의 교환만이
네게서 떠나온 희생을 감수할 힘을 내게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