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뜻이 영혼을 다스리실 때

머리말 1

은가루리나 2017. 8. 16. 22:17

이 책은 루이사 피카레타의 저술을 알리기 위하여 그녀의 벗들이 여러 대목을 발췌하여 출판한 것입니다. 본인의 좋은 벗인 호세 루이스 아쿠냐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본인은 루이사의 저술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층 더 아낌없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들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루이사가 매우 열렬하고 심오하게 생활화한 마음가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께서 “피앗” 곧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씀하셨을 때에 하느님께 바치신 마음가짐이기도 합니다. 같은 마음가짐으로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지극히 거룩한 수난을 받아들이며 실행하셨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또한,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시며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을 때에, 우리도 기도와 생활을 통하여 배워 가지기를 원하신 것이기도 합니다.

이 예수님께서 당신의 성령을 통하여 많은 이들에게 온전히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서둘러 일으켜 주시기를 빕니다. 그들이 그분의 사랑 안에 뿌리를 박고 굳건히 결합해서, “머리이신 그리스도(에페 4,15)”를 향하여 모든 면에서 온전히 자라나게 하기 위함입니다.

1992년 11월 22일
멕시코의 아틀라코물코에서
리카르도 기사르 디아스 주교



2. 머리말 2 

그리하여 마침내 새벽이 밝아오다.

1994년은 루이사의 시복 조사와 하느님 뜻의 나라의 개선에 있어서 특별히 중요한 해였습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루이사의 시복 조사를 시작하는 것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것을 시성성에 통보한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하느님의 섭리와 많은 이들의 기도 덕분에 그 자신의 생애와 증언으로 크나큰 관대함을 보여 준 루이사에게 교회가 결국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1994년 4월 3일 성토요일, 루이사가 살았던 트라니 교구의 대주교가 루이사의 시복 조사를 시작해도 좋다는 시성성의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후 수개월에 걸쳐 교회법에 의거한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이 소식을 공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결과, 1994년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루이사가 세례성사를 받은 성당에서 카르멜로 카싸티 대주교가 시복 조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하려고 교구 법원의 명령서를 읽었으며, 여기서 루이사의 개인 유품이나 증언을 대주교 자신이나 루이사의 저서들을 담당하고 있는 시복 조사 청원자 (몬시뇰 펠리체 포사 – 역주)에게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대주교는 다음과 같이 훌륭한 표현을 쓰면서 루이사에 대하여 언급했습니다.

“··· 사랑과 아낌없는 마음씨로 자기 자신을 봉헌한 루이사는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면서 60여 년 동안 침상에서만 생활했으니, 그야말로 산 제물이 된 영혼이었습니다. 우리는 오직 루이사의 십자가의 빛 안에서 그녀가 자기 자신을 봉헌한 영적 상황 속으로 들어갈 때만 그 가르침과 메시지를 왜곡하거나 경박한 철학 작품으로 바꾸거나 혹은 중대한 교의적 오류와 행위로 변질시키거나 수정하지 않고 올바르게 통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어머니인 성교회가 드디어 교회의 나무 열매를 알고 맛보려고 손에 쥐기 시작했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이는 (세상에 있는) 하느님의 나라(인 교회)의 맏물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 들어 보아라, 너의 파수꾼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다 함께 환성을 올린다.” (이사 52,7-8)

파블로 마틴 신부


3. 루이사 피카레타에 관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따금 인류의 제반사에 더없이 거대하고 보편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를 원하십니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때에, 고유한 모양으로 이 변화와 행동을 같이하는 매우 특별한 사람들을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 하느님의 통상적인 방식입니다.

한처음, 천지창조의 결정으로 인류가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에, 아담과 하와는 최초의 인간으로 뽑혀 시간 속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들은 자연계에서 우리의 원조가 되었습니다. 그 후에, 인류가 너무나 깊이 죄악에 빠져 있었으므로 하느님께서 대홍수를 내리시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노아를 택하시어 방주를 짓게 하시어, 그 가공할 변화를 겪은 이후 살아남을 극소수의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또 선택된 백성인 유다인들을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나오고자 하셨을 때도 그분께서는 모세를 택하셨고, 그를 통하여 우리에게 십계명을 주셨습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인류 구속의 결정이 이루어지자, 하느님 아버지의 외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지극히 깨끗하신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 강생하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요 ‘구속주의 어머니’가 되시어 예수님의 인류 구속 사업에 온전히 협력하셨습니다.

이제, 그리스도교 신앙이 선포된 지 이천 년이 되어 가는 오늘날, 인류는 또다시 타락하여 매우 불결한 죄악의 상태 속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손에 의하여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징조를 어디서든지 볼 수 있습니다. 대정화가 임박해 있는 것 같고, 그리하여 이 땅에 바야흐로 ‘새 시대’가 시작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새로운 시대는 정화를 통한 성화의 결정이 실현되는 것으로서, 그것은 주님께서 우리 아버지께,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고 기원하신 ‘주님의 기도’가 이루어질 시대입니다.

이 새로운 시대를 여시려고 성삼위께서는 또 하나의 아주 특별한 사람을 택하셨으니, 그것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뜻이 어떻게 하늘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주셔서 우리도 (하느님의 뜻을 선물로 받고) 여기 땅에서도 그 사람과 같이 지극히 숭고하게 그분의 뜻을 이루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특별한 사람의 이름이 다름아닌 루이사 피카레타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루이사에게 그녀 특유의 사명에 적합한 명칭을 많이 지어 주셨는데, 그 가운데는 “하느님 뜻의 나라의 사도”, “빛의 자녀의 둘째 세대의 맏이”, “예수님의 비서요 대서인(代書人)”, “하느님의 뜻 안에 갓 태어난 아기”, “지극히 숭고한 지식을 가진 교사”, 그리고 “하느님 뜻의 작은 딸” 등이 있습니다. 이 마지막 이름이 현재 이탈리아 코라토의 산타 마리아 그레카 성당에 안치되어 있는 그녀의 묘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루이사는 하느님 뜻의 나라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우리 아버지께서 가장 큰 영광을 받으시게 될 새 시대를 열기 위하여 ‘탁월하게’ 일한 선구자였습니다. 아무런 음식을 취하지 않고 잠도 거의 자지 않은 채 64년 동안 침상에서만 생활했던 그녀는 초등 교육밖에 받지 못했지만, 예수님께서 날마다 오셔서 하느님과 하느님의 거룩한 뜻에 관한 지고한 신비로 루이사의 정신을 비추어 주셨고, 루이사는 이를 충실히 받아썼습니다. 이는 루이사가 그녀의 고해사제로 임명된 사제를 통하여 대주교의 명에 오직 순명하기 위해서 40여 년 동안 쓴 글들로서, 무려 36권에 달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주님께서 친히 붙이신 다음의 제목으로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토마스 M. 페히


4. 간략한 해설

‘가톨릭교회 교리서’ 521항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스도께서 살며 겪으신 모든 것은 우리를 당신 안에서 그대로 살게 하고 그분이 우리 안에서 그것을 살게 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니, 곧 그리스도께서 몸소 살며 겪으신 것을 우리가 그분 안에서 살고, 그분도 우리 안에서 그것을 살도록 해 드리는 것이다. 여타 모든 것 – 성사들과 기도와 단식과 극기와 속죄 – 은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이 별로 효과가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들의 풍요성을 온전히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루이사의 저술들은 우리를 이끌어 예수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서 거듭 살도록 한다. 그것은 이 책들이 예수님의 내적 생명에 대하여, 곧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적인 뜻과 인간적인 뜻을 어떻게 결합하여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으로 활동하셨는지, 그분 안의 모든 것이 어떻게 그분의 신적인 뜻 안에서 살며 완성되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 주기 때문이다.

또한 그분의 신적인 뜻이 인간적인 뜻과 함께 활동하면서 그분의 모든 행위를 맡아 보관하는 수탁자가 되었다는 것, 따라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든 것은 그분의 신적인 뜻 안에 – 그분의 신적인 의지 작용 안에 – 남아 있으면서 우리가 이 신적인 뜻 안에 살면서 그분께서 당신 생애를 통하여 행하신 모든 행적을 찾아내어 그것이 우리의 생명이 되고 우리의 각 행위 전체의 생명이 되도록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이 책들 안에서 그분의 신적이고 인간적인 내적 활동을 나타내 보이시어, 우리가 그분께서 살며 겪으신 것을 더욱 깊이 알고 통찰하게 해 주신다. 우리가 알게 됨으로써 그것을 원하며 우리 자신도 그대로 살 수 있게 하시기 위함이다.

예컨대, 이 대목을 보자.

“딸아,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의 참 생명이란 나의 생명 안에서 그 자신의 생명을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행하는 모든 것에 나의 모상을 부여하는 것이다. 나는 내적이고 외적인 행위 전체를 오직 나의 신적인 뜻 안에 날아오르게 했다. 내 정신의 모든 생각이 사람들의 모든 생각 위를 날면서 그 지성에 관을 씌워 내 아버지의 엄위로우신 옥좌 앞으로 공경과 흠숭과 영광과 사랑 및 모든 인간의 생각에 대한 보상을 가지고 날아올랐던 것이다. 나의 눈길, 말, 동작, 심장 박동, 발걸음과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그러니 그 영혼이 나의 뜻 안에서 살려면 자기 자신에게 내 정신의 활동을 주고, 나의 눈길, 나의 말, 나의 동작, 나의 심장 박동, 나의 발걸음을 그대로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이 하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벗어나서 나의 모습을 띠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기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죽고 그 안에 있는 하느님의 뜻에는 끊임없이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생명이, 이 생명 안에 포함된 모든 부요함과 함께, 나의 모든 방식, 나의 공로, 나와 같은 거룩함과 나와 같은 능력과 함께, 그 영혼 안에서 거듭 살게 되는 것이다. 오직 영혼 안에 살아 있는 나의 뜻만이 그 영혼과 그의 행위들 안에 내 행위들의 모든 선과 생명을 심어 줄 수 있고, 그와 더불어 오직 하나의 일을 하며, 오직 하나의 생명을, 곧 그 영혼 안의 내 생명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살며 겪으신 것을 알면 알수록 우리는 그만큼 더 그분께서 우리 안에서 당신 생명을 살기를 원하게 되고, 그분께서도 당신께서 살며 겪으신 것을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한 온전히 우리 안에서 살 수 있게 되신다.

또한 우리가 이 하느님의 생명을 우리 안에 이루려면 신적인 모성이 필요하다. 즉 동정 성모님께서 당신의 사명과 모성적인 임무를 감안하셔서 우리가 참으로 “강생하신 ‘말씀’과 닮은 모습”이 되기까지 그 생명을 기르며 완전히 성숙시켜 주셔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 위대하고 뛰어난 이 저술들의 주제이다.

호세 루이스 야쿠냐 R.




5. 부록 2

루이사가 속해 있었던 대교구의 전(前) 대주교가 보낸 추천의 글.

다음은 루이사 피카레타가 속해 있었던 대교구의 전(前) 대주교 요셉 카라타가 그녀의 저술들을 영역(英譯)한 ‘루이사 피카레타 센터’에 보낸 추천의 글이다. 이 대주교는 루이사 피카레타회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역주).

태양의 광채는 너무나 강렬해서 우리의 눈으로 똑바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빛은 세상에 생명을 주고 또 이를 유지합니다. 그것의 유일한 역할은 빛을 주어 영광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면서 바야흐로 들어가려고 하는 새로운 세계는 여러분 자신의 인간적인 뜻을 떠나 존재의 실재(인 하느님의 뜻)에로 돌아오도록 초대하는, 즉 그 충만한 빛 속으로 들어오도록 초대하는 영원한 태양이신 분의 광선입니다. 그것은 여러분도 역시 빛을 주는 존재, 곧 영광스럽게 하는 존재가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본인은 세계 오대주에 걸쳐서, 단순하고 아주 작지만 하느님께서 매우 사랑하시는 사람들이 그들의 하찮은 걱정거리와 보잘것없는 욕망들을 기꺼이 내려놓고 주님의 멍에를, 곧 하느님 뜻의 달콤한 멍에를 즐겨 메는 것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거룩한 겸손으로 십자가의 남은 고난을 채우는 일(콜로 1,24 참조 - 역주)입니다. 그런 이들은 하느님의 새로운 자녀로서 교회의 품안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의 생명 안으로 데려오려고 그들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사람들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익어가고 있는 그 풍성한 열매가 하느님께서 여기 코라토에 심으신 한 작은 나무에서 비롯되었으니 두려운 마음이 들기까지 합니다. 이 나무 곧 루이사 및 그녀의 지혜와 숭고한 지식을, 이제 영어권 신자들이 접하게 된 일도 여간 흐뭇하지 않습니다. 이 영성은 이미 여러 다른 문화권 가운데 퍼지고 있습니다만, 외적인 드러냄을 찾기보다는 내적인 위로를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몹시 훼손된 이 세상과 직면하는 데 필요한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그러므로 저는 감히, 하느님과 여러분의 관계가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하느님 뜻의 실현을 위한 ‘루이사 피카레타 센터’가 출간하는 이 책은 루이사 피카레타의 시복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 곳 트라니 바르렛타 비쉘리에 교구 교회 법원에서 인가한 이탈리아어 원본을 번역한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언제나 교회의 교도권에 충실히 순종했던 우리의 사랑하는 ‘하느님 뜻의 딸’이 우리가 그녀의 저술들을 보급하는 일을 할 때에 천상의 모든 주민과 더불어 아직도 계속 우리의 발길을 비추어 주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이 빼어난 영성서를 읽을 수 있습니다.

모쪼록 하느님의 풍성한 강복이 이 책과 독자들에게 언제나 머물러 있기를 빕니다.

1995년 6월 8일, 코라토
트라니 나자렛 대교구
전(前) 대주교 요셉 카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