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4권

{천상의 책 4권20장} 십자가에 고통을 받게 하는 것을 두고 예수님과 고해사제의 뜻이 엇갈리다.

은가루리나 2017. 8. 31. 13:40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4-20



1900년 10월 15일



십자가 고통을 받게 하는 것을 두고 예수님과 고해사제의 뜻이 엇갈리다.




1 오늘 아침 영성체를 한 후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당신 음성을 듣게 해 주셨다. 


"내 딸아, 내가 이 아침에는 고통에서 놓여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잠시 네가 내 고통을 떠안고, 나로 하여금 네 마음 안에서 좀 쉬게 해 다오."



2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예, 저의 선이시여, 당신 고통을 느끼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제가 대신 고통을 받는 동안 

당신께서는 쉬시며  원기를 회복하실 기회를 온전히 가지십시오. 


오직 한 가지 청하는 바는, 

저 혼자 있게 될 때까지  좀 기다려 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고통받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게 하려는 것인데, 

신부님이 아직 여기 계신 듯 하니 말입니다."



3 "사제가 여기 있는 것이 어떻단 말이냐? 

한 사람 대신  너희 두 사람이 나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 

즉, 너는 고통을 받고, 

그는 나와 지향을 같이하면서 말이다."


4 그때 나는 신부님이 내게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주시기를 비는 것을 보았다. 

주님께서 지체 없이 곧장 그 고통을 나누어 주셨다. 


그런데 내가 잠시 그 고통을 받고 나자  신부님은 순명하도록 나를 부르셨다. 

(곧 나 자신의 몸 안으로 돌아오게 하셨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물러가셨기에  나는 신부님의 명령을 따르려고 하였다. 




바로 그 순간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어 

내가 두 번째로 십자가 고통을 받기를 원하셨다. 


하지만 신부님은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으셨다. 


내가 예수님의 뜻에 따라 고통을 받으려고 했을 때에  

그분께서 오셨거니와, 

신부님은 고통받기 시작한 나를 보자  멈추라고 명령하셨으므로 

예수님은 물러가시는 것이었다.



5 나는 그분께서 물러가시는 것을 보면서 몹시 괴로웠지만, 

순명하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하였다. 


그리고 때때로 신부님이 그분과 함께 계시는 것이 보이기에 

두 분이 이 일을 해결하시게 했다. 


순명과 주님 중 어느 쪽이 이기는지 보려고 기다리면서 말이다. 

그렇다. 

나는 순명과 예수님 사이의 씨름을 지켜보고 있는 셈이었는데 

양쪽 다 힘있고 용맹스러웠다. 


그 격렬한 싸움 끝에 누가 이겼는지 보려고 하는 순간 

여왕이신 엄마께서 오셨다.



6 어머니께서 신부님에게 다가가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아들아, 이 사람이 오늘 아침에 고통을 받는 것이  예수의 바람이니, 

그분 뜻대로 하시도록 하여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징벌의 일부도 면하 하지 못할 것이다."


7 그 순간 신부님은 (예수님과의) 씨름에서 마음을 딴 데로 돌리는 것 같았고,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기셔서  나로 하여금 다시 고통을 받게 하셨는데, 

얼마나 격렬하고 혹독한 임종 고통인지 

그런 후에도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제는 죽는구나 싶어졌을 때에  순명이 다시 나를 불렀으므로 

잠시 동안 나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왔고,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물러가셨던 것이다.




8 그러나 아직 흡족하지 않으던 그분은  다시 오셔서  

세 번째로 내게 십자가 고통을 주시려고 하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 힘을 모은 순명이 이겼고

랑하올 예수님은 패하셨다.


9 그럼에도 그분께서는 또 한 번의 승리를 얻으려는 생각으로 

나를 쉬지 못하게 하셨기에 

나는 이렇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오나, 저의 주님, 잠자코 계시면서 저를 좀 혼자 있게 해 주십시오. 


순명이 빈틈없이 무장한 채 

다시는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그러니 기다리십시오. 


그리고 저를 세 번째로 십자가에 못박고자 하신다면, 

그때에는 죽음도 함께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10 그러자 예수님은, "알았다. 이리 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11 나는 신부님에게 이 이야기를 했지만, 

나의 선이신 분께서 "루이사야, 오너라."하며 부르고 계시는데도 

순명은 확고부동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부르고 계신다고 이야기해도 

신부님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대답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순명은 얼마나 탁월한 위치에 있는가! 


모든 것 안에서 지배자 역할을 하고자 할 뿐더러, 

무엇보다도 그 자신이 관여할 문제가 아닌 것 

곧 죽음의 문제에도 참견하려고 드는 것이었다. 


그것도 얼마나 멋지게 참견하는지! 


즉 이 가련한 인간을 죽음의 위험에 처하게 하여 

영원한 행복의 항구에 접근하게 한 다음, 

그가 얼마나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기 위하여 

자기가 가진 힘으로 영혼을 되돌려  

다시 비참한 감옥인 육신 속에 있도록 하는 것이다.



12 그러므로 누군가가 

순명이 이 모든 일을 하는 까닭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처음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그가 

나중에는  소리 없는 말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지배자이니 모든 것을 두루 통치한다.


그러니 사람이 이 복 순명 해하려면 

성인의 인내심뿐만 아니라  우리 주님의 인내심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없다면  언제나 그와 사이가 나쁠 것이다. 

순명은 매사를 극단적으로 행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13 복되신 주님께서는 어쩔 수 없음을 보시고  나를 평온하게 있게 하시면서 

내가 겪고 있었던 고통을 완화시켜 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아, 네가 겪어 온 고통은

내가 내 정의의 격노를 체험시키려고  그 일부를 네게 쏟아 부은 데서 온 것이다. 


인간이 어느 정도로 내 의노를 강요하는지, 

그러므로 내 의노가 인간에 대하여 얼마나 단단히 무장하고 있는지를  

네가 분명히 볼 수 있다면, 

두려워 몸을 떨면서  

오로지 네게 고통을 쏟아 부어 달라는 간청만 하게 될 것이다."



14. (이와 같이) 고통 중에 있는 나를 떠받치고 계신 듯한 그분께서 

내 기운을 북돋아 주시려고  이렇게 물으시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기분이 나아졌다. 너는 어떠냐?"



15 "오, 주님, 누가 제 느낌을 당신께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마치 맷돌에 눌려 갈려지고 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쇠약해진 듯 하니, 

당신께서 제 안에 힘을 불어넣어 주시지 않으면  회복될 수 없을 것입니다."



16 "내 사랑아, 너는 적어도 이따금은 격심한 고통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 너 자신을 위해서이다. 


무리 좋은 쇠붙이라도  불에 달구지 않고 오래 내버려두면 

언제나 좀은 녹슬기 때문이다. 


둘째로 나를 위해서이다. 


내 (고통의) 짐을 너에게 부리지 않고 오래도록 있으면, 

나의 의노가 하도 심하게 끓어올라  세상을 참고 보아줄 수 없고 

어떤 징벌도 비켜가게 할 수 없다. 


그러기에 네가 내 고통을 떠안지 않으면, 

징벌의 일부는 면해 주겠다고 한  내 약속마저 지킬 수 없을 것이다."




17 그 뒤에 고해 신부님이 오셔서 돌아오라고 명하셨으므로 

나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