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5

{14권 75장}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사랑의 흐름들

은가루리나 2017. 10. 26. 01:52


14-75



1922년 11월 20일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사랑의 흐름들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겪으신 그 숱한 고통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분은 홀로 계셨으니, 즉, 모든 사람에게서 버림받으셨으니,

그것은 인간이 끼친 고통이 아니라 그분의 영원하신 아버지에게서 오는 고통이었다.


2 예수님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 사이에는 사랑의 흐름들이 있고,

이 흐름들 안에 모든 피조물도 위치해 있으니,

피조물 각자에 대한 하느님의 모든 사랑과 

피조물 각자가 하느님께 빚져 있는 모든 사랑도 그 안에 있었다.

이 빚져 있는 사랑은 피조물이 마땅히 사랑해야 했으나 하지 않은 사랑이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은 다른 모든 고통을 능가하는 고뇌를 겪으셨던 것이다.

피땀을 흘리실 정도로...


3 그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예수님께서 위로를 얻으시려고 나를 가슴에 붙여 안으시며 말씀하셨다.

"딸아, 사랑의 고통은 더없이 격심한 고통이다.

보아라. 내 아버지와 나 사이에 있는 이 사랑의 흐름들 안에 

모든 피조물이 내게 빚져 있는 모든 사랑이 있으니,

그것은 배신당한 사랑, 부인된 사랑, 퇴짜를 맞은 사랑, 

알려지지않은 사랑, 짓밟힌 사랑 등등이다.

오, 이것이 내 가슴을 얼마나 날카롭게 꿰찌르는지 

숨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 지경이다!


4 나는 사람을 창조하면서 

사람과 나 사이에 사랑의 흐름들을 많이 베풀어 두었다.

사람을 창조한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였다.

사람과 나 사이를 흐르는 사랑의 흐름들을 수많이 배치했으니,

사람의 어느 한 부분도 이것이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었다.


5 그러니 사람의 지성에는 내 지혜의 사랑이 흘러들었고,

그의 눈에는 내 빛의 사랑이, 그의 입에는 내 말의 사랑이, 

그의 손에는 내 거룩한 활동의 사랑이, 그의 뜻에는 내 뜻의 사랑이 흘러들었다.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6 사람은 그러므로 자기 창조주와 지속적인 소통 속에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내 사랑의 흐름이 사람 안에 흘러들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가 어떻게 나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


7 사람은 죄를 범함으로써  

이 모든 흐름을 단절시켰고 나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너는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겠느냐?


8 태양을 보아라.

그 빛살이 지표에 쏟아지면서 땅이 그 열을 느낄 정도로 온통 휩싼다.

땅에 있는 모든 것에 

생명과 풍요한 생산력을 줄만큼 활력이 넘치는 실질적인 열이다.


9 그러므로 태양과 지구가 서로 지속적인 소통 속에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물며 진실로 영원한 태양인 나 자신과 사람 사이의 소통 관계야 

얼마나 더 긴밀한 것이겠느냐!


10 그런데 사람이 만일 지구와 태양 사이에 들어 

지표에 쏟아지는 빛의 흐름을 차단할 힘이 있다면,

온갖 해악을 다 끼치지 않겠느냐?

태양은 모든 빛줄기를 자신 안에 거둬들이고 물러갈 것이고,

지구는 생명도 생산력도 없이 어둠 속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사태를 부른 원인이 되었다면 무슨 징벌을 받아도 싸지 않겠느냐?


11 사실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질렀기에,

내가 하늘에서 땅에 내려와 단절된 모든 사랑의 흐름을 다시 잇고자 하였다.

오,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

그러나 사람은 여전히 배은망덕하게도 내가 회복한 그 흐름들을 끊어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