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4-117
1902년 3월 10일
지옥보다 더 극렬한 사랑의 고통
1 평소처럼 있는 중에 내 몸 바깥에 나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흠숭하올 예수님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래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도 없었으니,
보잘것없는 내 마음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임종 고통에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런 상태로)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모르겠다는 것뿐이다.
2 이 고통스러운 상태 속에서,
(그럼에도 단 한 순간도 찾는 일을 그만둘 수 없어 줄곧 찾아다녔거니와),
마침내 그분을 뵙자,
"주님, 저에게 어떻게 이토록 잔인하실 수 있습니까?
이것이 참을 수 있는 고통인지 당신께서 친히 살펴보십시오!"
하고 나는 부르짖었다.
그리고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그분의 팔에 나 자신을 내맡겼다.
3 매우 측은한 마음이 드신 그분께서는
나를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하는 딸아, 네 말이 맞다.
마음을 가라앉혀라. 가라앉혀라.
내가 너와 함께 있고, 앞으로도 너를 떠나지 않겠다.
가엾은 딸아, 네 고통이 정말 크구나.
사랑의 고통은 지옥보다 더 극렬한 고통이다.
무엇이 인간을 더 혹사하겠느냐?
지옥이겠느냐?
아니면, 도전과 대립과 미움을 받고 있는 사랑이겠느냐?
영혼을 지옥보다 더 혹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가 품고 있는 사랑이 아니겠느냐?
4 네가 이 사랑 때문에 나로 하여금 그러한 고통을 겪지 않게 하려고
나 대신 혹사당하는 것을 보는 것
- 이것이 내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안다면,
내 현존이 너에게서 거두어졌을 때도 더욱 차분해질 것이다.
이 점을 생각해 보아라.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과
고난 중인 나를 거슬러 죄를 짓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몹시 괴로워하거늘,
하물며 고난 중인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서야
얼마나 더 괴로워하겠느냐?"
5 이 말씀을 듣고 감동한 나는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당신께서 오시지 않을 때에,
고해사제의 방문이 있기 전에
제가 이 (마비) 상태를 벗어나려고 애쓰기를 원하시는지 아닌지,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6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아니다.
사제가 오기 전에 네가 이 상태를 벗어나는 것을 나는 원치 않는다.
근심일랑은 몽땅 내버려라.
내가 네 안으로 들어가서 네 손을 잡아 주마.
이와 같이 나의 손과 맞닿아 있으면
내가 너와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그리하여, 내가 예수님을 뵙고 싶어 안달하는 순간이면,
그분께서 내 손을 꽉 쥐시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면 나는 하느님의 손과 닿아 있음을 느끼고 마음이 안정되어,
"과연 그분께서 나와 함께 계시는구나!" 하고 중얼거리는 것이다.
8 또 그분을 뵙고 싶은 열망이 더욱 강렬해지면,
그분께서 내 손을 쥐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말씀을 주시는 때도 있다.
"내 딸 루이사야, 내가 여기 있다. 여기에 있다.
다른 데서 찾지 말아라."
9 이 말씀을 들으면 내 마음이 더욱 차분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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