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0권

{20권 54,1-10 (Ⅰ) 예수님께서 글을 쓰지 않으신 까닭

은가루리나 2018. 6. 24. 21:46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20-54



1927년 1월 30일



예수님께서 글을 쓰지 않으신 까닭

이 글에는 하늘나라의 반영이 있다.

하느님 뜻의 나라가 도래할 시기.

자원해서 겪는 고통의 위력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는

여러 번 나에게 매사에 당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분은 글을 쓰신 적이 없었다.


복음서에 딱 한 번 그분께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는 대목이 나오지만,

그때에도 그분은 펜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쓰셨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나에게는 글을 쓰기를 원하시니,

내가 그분을 본받는 길에서 벗어나기를 원하시는 셈이 아닌가?

그분은 조금도 쓰지 않으셨는데, 나는 이토록 많이 써야 하니 말이다?'



2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니

그분께서 귀여운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오셨다.

내 팔에 안겨 얼굴을 내 얼굴에 갖다 대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내 딸아, 입맞춤을 내게 주면 내 입맞춤을 너에게 주겠다."



그렇게 여러 차례 입맞춤을 드리고 나자

그분은 한 번 더 그렇게 하라고 하신 다음,


"딸아, 내가 왜 글을 쓰지 않았는지 알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것은 너를 통해 글을 쓸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4 실상 너의 지성에 활기를 불어넣고, 

너에게 낱말들을 공급하고,

내 손으로 너의 손을 움직이고,

너로 하여금 펜을 잡고 종이 위에 낱말들을 쓰게 하는 것은 나다.


그러니 글을 쓰는 것은 나지 네가 아니다.

너는 다만 내가 쓰기를 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뿐이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이 너의 일이고,

나머지 일은 내가 혼자 다 하는 것이다.



5 네가 느껴 알다시피,

너는 여러 번 쓸 힘이 없어서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나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 나라는 것을 네 손으로 직접 감지하게 하려고

나 자신의 생명으로 너를 감싸 활기 있게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몸소 쓰곤 하였다.


너는 여러 차례 이를 체험하지 않았느냐?


6 그런데 한 시대가 지난 뒤에야 '지고한 피앗의 나라'를 알릴 인즉,

나는 '구원의 나라'를 먼저 알릴 시간을 주고

그다음에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알리기 위하여, 

그 당시에는 글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피앗의 나라가 더 가까이 왔을 때에

너와 함께. 너를 통해 쓰기 위해서였고,


또한 피조물에게 나의 이 뜻의 극단적인 사랑을,

곧 그들에 대한 사랑으로 내 뜻이 행했고 겪었고 행하고자 하는 것을

새로운 선물로 주기 위해서였다.




7 딸아, 새로운 것은 흔히 새로운 생명, 새로운 재산을 가져온다.

사람들은 그래서 새로운 것에 주의를 쏟으며 

마치 그것에 실려 가듯 몸을 맡긴다.


게다가 내 거룩한 뜻에 대하여 새로이 나타내 보이는 이 새로운 것은 

신적인 힘과 감미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다.



8 그것은 

인간적인 뜻의 (연기에) 그을린 영혼 위에 천상 이슬처럼 쏟아져 내리면서 

행복과 빛과 무한한 재산을 날라다 주는 일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 새로이 드러내 보이는 것들 속에는 

또한 아무런 위협도 대경실색할 것도 없다.

그런 어떤 것이 있다면

인간적인 뜻의 미궁 속에 남아 있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나머지 모든 것 속에서 

사람은 단지 천국의 메아리와 언어 및 저 높은 곳에서 오는 향유를 볼 수 있고

- 이 향유는 사람을 거룩하게 하고 신화(神化)한다. -

지복의 나라에만 가득한 행복에 대하여 계약금을 치루는 셈이 된다.



9 나는 그래서 '거룩한 피앗'에 관한 글 쓰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내 아버지의 나라에 속한 것들에 대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 표현들 속에서, 

천국의 메아리, 지고한 뜻의 기나긴 사랑의 연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피조물들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재산의 공유 

알아보지 못하는 자들은 

너무나 신가 없고 배은망덕한 자들일 것이다.



10 그럼에도 그분께서는

세계 역사를 통해 지나간 모든 것은 제쳐 두려고 하시는 것 같다.


마치 창조된 만물의 새 역사가 이제 막 시작되려는 것처럼, 

새 시대, 새 창조를 시작하시기를 원하시니 말이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하는 대로 맡기고 있어라.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나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