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신부님 강론

한가위(2012,9,30)| ▣ 주일강론

은가루리나 2018. 9. 24. 07:34

moowee|등급변경▼|조회 206|추천 0|2012.09.27. 14:34 



< 한가위 > 2012,9,30

 

일본에 와서 처음 맞이하는 우리 민족의 명절, 한가위이다.

제가 일본에 와서 체험한 일들 중에 매우 생소했던 것 중의 하나가,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맞이하게 되는 국가의 명절이나 교회의 축일은

'날짜가 잘 맞아야' 명절과 축일의 의미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은 우리 교회의 4대축일의 하나이며

국가의 경축일이었음에도, 일본에서는 공휴일이 아니어서 대부분의 교우들이

직장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의무 대축일 미사를 궐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소수의 교우들과 함께 조촐한 미사를 올려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아마, 12월의 예수성탄대축일도 일본의 공휴일이 아니니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에 비해, 이 번 추석 한가위는 오늘처럼 주일에 맞게 되어서

명절의 의미도 살아나고 명절을 크게 즐길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주님, 감사합니다, 찬미 영광 받으소서!

 

일본에도 한국의 추석과 같은 "오봉축제"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음력 8월15일 선선한 가을에 명절을 지내지만,

일본에서는 양력 8월15일 뜨거운 여름에 명절을 지내게 되어 그 느낌도 다르고 

그리고 무엇보다 명절의 의미도 사뭇 크게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추석 한가위의 큰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감사" 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의 대상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부모와 조상'에 대한 감사요,

또 하나는 농사(근로)를 통한 '풍성한 결실'에 대한 하느님께 감사를 담고 있다.

 

저는 한국의 추석 한가위 명절이야말로 '가톨릭적인 명절'이 아닌가 생각한다.

왜?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중심점은 "미사" 요,

그 미사의 원래 이름이 "감사" 요, 미사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축제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주일미사 강론에서도 "감사의 법칙,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만 생긴다." 고

말씀드렸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특히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들은 모든 일에

늘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며, 그것이 '신앙인의 특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살펴보면 지금 자신이 처해 있는 처지가 어떻든지 

감사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온통 감사할 일들뿐임을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

제가 그 사실을 체험한 것도 저의 처지가 '가장 비참한 처지'에서 였다.

 

제가 오죽했으면, "물" 과 "공기" 에 대한 감사기도를 만들었겠나!

 

정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어느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감사할 줄 모르는 신앙인은 정말 '교만한 사람'이며, 그런 사람은 예수님 말씀대로,

언젠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마저 모두 빼앗길 날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저는 오늘 한국인들의 감사축제인 추석 한가위 명절을 맞이해서

약 7년 전, 제가 병들어 있을 때 만들게 되었던 "물과 공기에 대한 감사기도" 를

여러분께 들려드리며 여러분 모두가 "항상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인" 이 되시길

하느님 앞에 간절히 빌어드리며 오늘 강론을 마치겠다.

 

 ← 옆의 "기도문" 게시판에 들어가셔서 <물 한 모금 입에 물고>와

<숨 한 번 들이쉬며>를 읽어보시기 바란다.

 

"주님, 오늘 저희는 민족의 명절 추석 한가위를 맞이하여

지난 한 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저희를 먹여주시고 입혀주신

주님의 모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희도 주님께로부터 받은 모든 은혜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너그러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저희를 이끌어 주시고,

또한, 혹시라도 저희 부모 형제 조상 영혼들 중에서 아직까지 연옥에서

단련 받고 있는 영혼들이 계시다면 그들에게도 이 합동위령미사의 은혜를

통하여 당신의 크신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