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겨자씨/연중 제11주일(2012,6,17) ▣ 주일강론

은가루리나 2018. 10. 30. 21:54

moowee|등급변경▼|조회 255|추천 1|2012.06.16. 16:46




< 연중 제11주일 > 2012,6,17

 

오늘 강론을 준비하면서 날짜를 쓰려는데 "2012년" 이 아니라

"2102년"으로 잘못 쓰게 되어 날짜를 다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2102년은 앞으로 90년 후의 날이며, 저를 비롯하여 지금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거의 사라진 때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90년 후가 아니라 당장 짧은 10년 후의 나는 어떠한 모습일까?

10년 후의 여러분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 잠시 스스로의 모습을 그려봅시다.

 

지금 1,20대의 청년들은 2,30대로, 2,30대는 3,40대로, 3,40대는 4,50대로,

여기까지는 그래도 비교적 마음이 가벼울 것이나 그다음 세대부터는,

"아~ 그만 그만, 생각조차 하기도 싫어!" 를 외치고 싶은 분들이 계실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하기조차 싫어도 세상의 시계는 움직입니다.

그리고 10년 후이면 이 땅 위가 아니라 이 땅 아래에 계실 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저도 거기에 있을 수 있을 확률이 크면 컸지 결코 적지 않은 처지이다.

 

만일, 앞으로 1년 후에 이 세상의 종말이 찾아온다면 '신앙적인 측면'에서,

나는 앞으로 남은 1년 동안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를 생각해 봅시다.(잠시) 

 

우리 신앙인의 최고의 목적은 뭐니뭐니 해도 '하느님을 만나 뵙는 일'일 것이며,

오늘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하느님을 만나 뵙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일이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하는 일인데 그 심판대를 통과하여

하느님을 만나 뵙기 위해서 남은 1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를 말이다.

(제2독서, "우리 모두 심판대 앞에~ 갚음을 받게 됩니다." 를 합송)

 

세례 받고, 견진 받았으니 종말이 오기 전 고해성사만 받으면 되는가?

아니면, 매일 미사참례하고 성체를 영하여 주님을 모시고 살면 되는가?

아니면,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하며 매일 묵주기도를 쉬지 않고 바치면 되는가?

 

어떻게 해야 남은 1년을 잘 살고 그리스도의 심판대를 통과하여

우리가 그동안 바라고 바라던 하느님을 만나 영원히 복된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어느 분이 좋은 방법이 있으시다면 이 기회에 다른 분들에게도 가르쳐 주시길!

 

저는 이 기회에 또 다시 교우 여러분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심판대" 를 통과하여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하느님과의

상봉을 위한 가장 탁월한 방법이 "부족한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내맡겨 드리는 일"

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 뵙기 위해 우리가 하는 여타의 많은 일들 -

미사참례와 영성체, 고해성사, 묵주기도, 봉사 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 거룩한 일들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이 하는 일은 반드시 한계가 있으니 거기에 더하여,

'하느님이 하시게 해  드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대로,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그것을 자라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은

하느님이 하시듯이우리가 부족한 우리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맡겨 드리면

하느님이 우리의 모든 것을 다 해주시어 마지막에 당신과 상봉케 해 주십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참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내맡김" 의 씨앗은 처음엔 작은 겨자씨처럼 너무 초라합니다.

그러나 그 초라한 작은 내맡김의 씨앗을 자라게 하는 일은 분명히,

인간인 내가 아니라 '전능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 작고 초라한 내맡김의 씨앗이 자라나면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됩니다."(마르4,32)

 

우리 동경한인성당에서 돌아오는 6월 23일에 82명이

하느님께 부족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겨 드리게 됩니다.

 

우리 성당의 주일 미사참례자수가 평균 350명 정도인데,

이 중에 초중고 주일학생 50명 정도를 빼면 어른 300명 중의 약80명이

내맡김의 봉헌서약에 참여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모두 부족하고 초라한 분들이십니다.

그리고 이분들 중에는 여러분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부족하고 초라한 이 분들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기르시고 자라나게 하시는지를!

그리하여 이 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얼마나 많은 영광과 찬미를 받으시는 지를!

 

오늘 <제1독서>에서처럼,

"하느님은 높은 나무를 낮추시고, 푸른 나무를 시들게 하시며,

 낮은 나무는 높이시며, 시든 나무를 무성케 하시는 주님" 이십니다.

 

저를 보십시오!

정말로 보잘것없는 못난 사제였습니다.

 

부족한 저를 하느님께 내맡겨 드렸을 뿐인데,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오늘의 저처럼, 

이렇게 엄청 저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한국의 봉헌서약자들을 보십시오!

그분들이 제가 전하는 "내맡김의 영성" 의 증거자들이십니다.

그분들도 아직 많이 부족해도 정말 놀라운 영적성장을 하셨습니다.

 

정말 주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주님, 부족한 이 사제와 새로 태어날 82명의 봉헌서약자와

동경한인성당의 모든 교우들을 통하여 주님 마음껏 찬미영광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