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시간 (오전 9시-10시)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
1 무한한 사랑이신 예수님,
당신을 바라볼수록 얼마나 많은 고난을 당하고 계신지를 더 잘 깨닫게 됩니다.
이미 온몸이 찢겨 상처투성이가 되셨으니, 성한 데라고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고통 속에서도 당신을 때리는 자들을 애정 깊은 눈으로 바라보시니,
그들은 이를 보면서 분통을 터뜨립니다.
2 당신의 그 애정 어린 눈길은 매우 아름답고 매혹적인 수많은 목소리 같고,
또는 같은 수의 기도 소리, 새로운 고통을 더 많이 달라고 호소하는
간청 소리들 같습니다.
그래서 채찍질하던 자들은 그 무자비한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사랑에 강요되어 당신을 일으켜 세웁니다.
3 그러나
몸을 가눌 힘이 없으신 당신은 다시 당신 자신의 피 속에 넘어지십니다.
이 때문에 화가 난 그들은 발로 차고 떼밀고 하면서
가시관을 씌울 자리로 당신을 데려갑니다.
4 사랑이시여, 당신 사랑의 눈길로 지탱해 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고난 받으시는 당신을 계속 지켜볼 수 없겠습니다.
벌써 뼛속까지 떨리는 느낌이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으니,
곧 죽을 것만 같습니다.
예수님, 예수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5 그러자 사랑하올 당신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내가 겪는 고통은 무엇 하나 놓치지 말고, 나의 가르침에 주의를 기울여라.
나는 모든 면에서 인간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6 죄가 인간에게서 (영예로운) 관을 앗아가고
치욕과 혼란의 관을 씌워 주었기 때문에,
인간은 나의 엄위 앞에 서 있지 못하게 되었다.
인간이 죄로 인해 수치스러운 존재가 되었고,
영예와 영광을 누릴 권리를 모조리 잃고 만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가시관 씌움을 당하려고 한다.
인간의 머리에 관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
곧 모든 영예와 영광을 누릴 권리를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다.
7 나의 이 가시들이
생각으로 짓는 많은 죄들,
특히 교만의 죄들에 대해 내 아버지 대전에 바치는
보속과 변호의 음성이 될 것이고,
개개의 창조된 정신에게는 빛과 간청의 음성이 되어
그들이 나를 모욕하지 않게 할 것이다.
그러니 너는 나와 하나 되어 함께 기도하고 보속할 일이다."
---
8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
잔인한 원수들은 당신을 앉히고 자주색 누더기 외투를 입힌 후
가시나무로 엮은 관을 가져와서
악독하게도 흠숭하올 당신 머리에 씌웁니다.
그리고 막대기로 가시관을 쳐서 이마 속으로 뚫고 들어가게 합니다.
가시의 일부는 눈과 귓속과 머릿속까지, 심지어 목덜미 속까지 뚫고 들어갑니다.
9 제 사랑이시여, 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입니까!
얼마나 형언할 수 없는 아픔입니까!
이런 잔혹한 죽음을 대체 몇 번이나 겪으십니까!
10 당신 얼굴에서 피가 흘러내립니다.
너무 많이 쏟아져서 이미 피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가시들과 그 피 아래에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얼굴이 나타납니다.
온화함과 평화와 사랑으로 빛나는 얼굴입니다.
11 고문자들은 이 참극을 완성하고자
당신의 눈을 가리고
왕의 홀(笏)처럼 손에 갈대를 쥐게 한 다음 조롱하기 시작합니다.
당신에게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고 소리치면서 가시관을 내리치고 뺨을 때립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알아맞춰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12 당신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십니다.
그리고 나라와 높은 지위와 명예를 탐하는 자들의 야심을 보속하시고
권좌에 있으면서 비행(非行)을 저질러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과 그들의 영혼을 파멸에 빠뜨리는 자들과
악한 표양으로 다른 사람들을 죄악으로 이끌어
그 영혼들의 멸망을 초래하는 자들을 위하여 보속하십니다.
13 당신께서는 손에 쥐어진 그 갈대로써,
내적인 정신이 비어 있거나 심지어 악한 지향으로 행하기도 하는 선행들을
보속하십니다.
14 눈이 가려진 채 모욕을 당하실 때에는
지극히 거룩한 일들을 비웃으며 믿지 않을 뿐더러 모독하기도 하는 자들과
진리의 빛을 보지 않으려고 지성의 눈을 가리고 있는 자들의 잘못을 보속하십니다.
동시에 당신은 이 눈가림(의 성가심)을 통하여,
격정과 부와 쾌락을 가리고 있는 속임수가 저희에게서 제거되도록 빌어 주십니다.
---
15 제 임금이신 예수님,
당신의 원수들은 아직도 계속 당신을 능욕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다량의 피가 입으로도 들어가기 때문에
당신의 감미로운 음성을 저는 똑똑히 들을 수가 없고,
그래서 당신이 행하시는 것을 따라 할 수도 없습니다.
16 그러므로 저는 당신 팔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가시관이 찌르고 있는 당신의 머리를 받쳐 드리고 가시들 밑에 제 머리를 놓아
그 꿰뚫리는 아픔을 느끼려는 것입니다.
17 하지만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는 동안 당신께서 사랑의 눈길로 저를 부르십니다.
저는 서둘러 당신의 가슴에 달라붙어 고개를 치켜드시게 하려고 안간힘을 다합니다.
그러나저러나 이 수없이 많은 고난 한가운데서도,
오,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얼마나 황홀한 일입니까!
18 당신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이 가시들은 내가 각 사람 마음의 임금으로 선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모든 통치권은 나에게 속해 있다.
너는 이 가시들을 가져가서 너의 마음을 찔러라.
19 내게 속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밖으로 내보내고,
가시 하나만은 내가 너의 왕임을 증명하는 옥새(玉璽)로 안에 남겨 두어,
다른 무엇도 네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라.
그렇게 한 뒤에 모든 사람의 마음 안을 두루 다니면서 그 마음들을 찔러
그 속에 들어 있는 교만과 부패의 독기를 몰아내고,
내가 모든 사람의 임금으로 선정되게 하여라."
20 제 사랑이시여, (곧) 당신을 떠나야 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러므로 비오니,
당신의 가시들로
제 귀를 멀게 하여 당신의 음성만을 듣게 하시고,
제 눈을 덮어 가려 당신만을 뵙게 하소서.
제 입도 당신의 가시들로 채워
당신을 욕되게 하는 말은 한마디도 담지 않고,
모든 것 속에서 자유로이 당신을 찬미 찬양하게 하소서.
21 오, 제 임금이신 예수님, 이 가시들로 저를 둘러싸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를 지키고 보호하며 오직 당신께만 집중하게 하소서.
이제 저는 당신의 피가 마르기를 바라면서 입맞춤을 드립니다.
원수들이 당신을 빌라도에게 데려가려고 하고있고,
빌라도는 당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22 제 사랑이시여,
당신 '고난의 길' 을 계속 따라갈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시며 축복해 주십시오.
● ● ● 성찰과 실천
61 오전 아홉 시에서 열 시까지,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은 웃음거리 왕 취급을 당하시고,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모욕과 고난을 겪으신다.
여기에서 특히 교만이라는 죄를 보속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 우리는 교만에 빠지는 것을 피하는가?
우리의 선행을 하느님께로 돌리는가?
자기를 남보다 못하게 여기는가?
우리의 정신은 언제나 은총에 자리를 내주기 위하여
다른 모든 생각을 비우는가?
62 흔히 우리는 정신이 다른 생각으로 가득해서
은총에 자리를 내주지 못하곤 한다.
그리하여 온전히 하느님으로 차 있지 않게 되기에,
악마에게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힐 틈을 준다.
우리 자신이 악마의 유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이 하느님으로 충만해 있을 때에는
악마가 다가와도
유혹을 불어넣을 자리를 찾아낼 수 없어서 당황하며 달아나고 만다.
63 사실 거룩한 생각들은
악마와 맞서는 데 있어서 너무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설령 악마가 우리에게 접근하려고 들더라도,
그 거룩한 생각들이 그만큼 많은 수의 칼이 되어
그자를 찌르며 멀리 몰아내는 것이다.
64 그러니
그 원수가 우리의 정신을 괴롭히며 유혹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틀린 생각이다.
문제는 우리가 깨어 경계하지 않는 데에 있는 것이니,
이것이 원수로 하여금 공격을 개시하게 한다.
원수는 우리의 정신 속을 염탐하는 스파이 같은 자여서,
작은 틈이라도 보이면 습격하기 때문이다.
65 그렇게 되면
우리가 거룩한 생각으로 예수님을 위로하면서 가시들을 뽑아내기는커녕,
배은망덕하게도 가시들을 그분 머리에 박아 넣어 한층 더 큰 고통을 끼치게 된다.
이리하여 은총은 말짱 헛것이 되고,
따라서 은총의 거룩한 영감을 우리의 정신 속에 실현시킬 수 없게 된다.
66 그런데 우리는 그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기 일쑤다.
즉, 유혹들이 부담으로 느껴질 때면
그것을 예수님 사랑의 불로 살라버려야 할 짐 꾸러미로 여기고
그분께로 가져가는 대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그 유혹들 자체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67 그 결과 나쁜 생각들이 우리의 정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온 존재에도 스며든 것 같은 형국이 된다.
그러나 그런 난국에서 벗어나려면,
거의 예수님의 기적과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68 예수님께서는 그런 가시들을 통하여 우리를 보신다.
그리고 우리를 부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아, 그렇다, 얘야, 내게 붙어 있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너희 자신이다.
너희가 빨리 내게 왔다면,
내가 너희를 도와 원수가 너희 생각 속에 불어넣은 그 성가신 유혹들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었을 것이고,
나로 하여금
너희가 돌아오기를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69 나는 이처럼 날카로운 가시들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너희의 도움을 청했지만
그 기다림은 헛일이었다.
너희가 원수가 가져다 준 일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오! 너희가 즉시 내 품안으로 들어온다면 유혹을 훨씬 덜 탈 것이고,
원수도 너희가 아니라 내가 무섭기 때문에 너희에게서 당장 떠나갈 것이다"
● ● ●
70 제 예수님,
당신의 가시들이 제 생각들을 당신의 정신 속에 박아 넣어,
원수의 온갖 유혹을 가로막게 해 주십시오.
● ● ●
72 가시관을 쓰신 제 예수님,
저로 하여금 당신의 가시관 고통을 느끼게 하시어,
이 고통을 통해 당신께서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계시는지 실감하게 해 주시고,
당신을 제 온 존재의 임금님으로 받들어 모시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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