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제3장] 31. 하느님의 정의

은가루리나 2019. 2. 21. 00:15

31. 하느님의 정의



하느님의 정의는 준엄한 것이어서 모든 이들을 두려워 떨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라.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다음에는 "저희는 보잘것 없는 종입니다"라고 말하라 가르치셨다. 성 요한도 그렇게 가르친다. 그는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질 죄를 짓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숲에 있는 짐승에 비유했다. 분명 우리는 하느님의 진리를 알고 있다.


 

나는 이에 덧붙여 하느님의 정의는 가혹한 것이어서 어떤 사람이 지금 영생을 누리고 있는 성인들이 한 선행을 모두 한다 하더라도 그가 죽을 죄 가운데 한가지를 지었다면 - 그 첫째는 교만이고, 둘째는 하느님을 섬기는 데 태만한 것이며, 셋째는 미움, 넷째는 분노, 다섯째는 탐욕, 여섯째는 탐식, 일곱째는 부정함이다. 이것이 칠죄종이다 - 그는 영원히 멸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천국에 있는 모든 성인들이 그를 위하여 전구한다 해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가 성부께 탄원한다 해도 그의 영혼을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 가지 죄를 짓고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천 가지 죄를 짓고 그것을 아는 사람이 낫다. 전자는 지옥에 떨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마지막 날에 하느님께서 심판하신다고 말한다. 사실 그분은 심판하실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심판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각자 자신의 심판관이 될 것이며 그때 나타나는 저마다의 상태로 영원히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육신이 영혼과 함께 부활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부활하지는 않을 것이다. 육신의 존재와 영혼의 존재가 한 존재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항상 하느님 안에서 시간을 보냈던 영혼들에게는 하느님께서 그들의 존재가 되실 것이며, 하느님께서 영원히 그들의 존재.육신.영혼이 되실 것이다. 피조물에게 시간을 낭비했던 악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상태는 지속될 것이며 이렇게 영원히 하느님으로부터, 하느님의 벗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상태를 지옥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도 하느님으로터 존재를 받았으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혀 존재하지도 않았으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은 그들 안에 계신다. 보라, 그들은 하느님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그들은 하느님 안에 있지만 다음과 같이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의로운 주인의 명예를 탐내고 그 친구들을 빼앗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며 주인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나 그 주인은 그가 변화되기를 바라며 늘 친절을 베풀어 오다가 결국 그가 개심하기를 거부하자 그의 목숨을 빼앗기로 결정한 것과 같다. 주인은 정의를 지키며 그를 죽이지 않고 참고 있다가, 마침내 그의 불의한 행위에 대하여 벌한다. 먼저 손과 발을 묶은 다음 그를 깊숙한 성의 지하 감옥,두꺼비와 파충류가 우글거리는 더러운 웅덩이에 던진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불려 나와 세상 사람들 앞에서 치욕을 당한다. 사람들은 그가 공공연히 당하는 수치를 보고, 그는 그들의 기쁨을 본다. 그래서 그의 고통은 그만큼 더 큰 것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그를 모욕하며 상상할 수 없는 수치를 준다. ...그런데 어쩌면 그 사람은 궁정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성안의 넓은 방에 왕이 그의 친구들과 함께 머물기 때문에 그 성안의 왕의 궁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 조건은 아주 다르다. 우리는 천상의 삶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다. 그 슬픔이 영원히 계속됨을 알라.



이 말을 듣고도 감히 다시 죄를 지을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놀라운 일이다. 연옥은 본래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연옥에 대해 올바로 아는 사람이라면 잠시도 죄에 머무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죄가 무엇인지 잘 살펴보라. 죄는 결핍에서 생겨난다. 영혼 안에서는 결핍을 처음부터 뿌리뽑아야 한다. 그대 안에 결핍이 있다면 그대는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다.


우리는 무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울며 탄식한다. 하느님의 아들이 되어 더 이상 울며 통곡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핍이 없어야 한다. 인간은 나무나 돌처럼 불완전하거나 무가치하지 않다. 이 결핍이 좋은 것이 되고 또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듯이 우리도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분처럼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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