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신부님 강론

2012년 2월 2일 (목) 주님 봉헌 축일 무위 신부님의 강론

은가루리나 2019. 5. 9. 08:21


+찬미 예수님+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유대인 율법에 따라, 

예수님께서도 성전에 봉헌되신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 주님 성전에 봉헌된 사실을 기념하며,

그것과 연관하여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주님 봉헌 축일을 봉헌의 날로 정해서,


대부분 수도원에서는 이날을 

새로 입회한 수도자들의 선과 종신서원을 거행함으로 

수도자의 전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고자 하는  

봉헌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수녀님들의 축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본당 수녀님, 미사에 오신 동네 공부방 수녀님들께 

주님 봉헌 축일을 맞이하여 수도자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처음에 가졌던 마음, 첫봉헌대로 바쳐지기를 기원합니다.




봉헌이라는 것은 어떤 뜻이 있는가?


봉헌에 있어서, 

매주일 여러분들의 예물도 봉헌하고, 헌금도 봉헌하고, 

기도도 봉헌해 드리고 이렇게 봉헌을 합니다.


봉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봉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께 나의 모든 것을 봉헌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일까?


잠~ 잠~



가장 기본은, 세례를 통해 여러분들은 주님께 봉헌되었습니다.


세례를 통해 죄의 씻음을 받고, 

하느님께 여러분의 삶을 봉헌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봉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너무 너무 중요한 것은, 

서원, 약속입니다.


내맡김을 봉헌하여, 

내 자신의 모든 것, 

물론 정성, 믿음, 사랑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서 올려드리는데

그 봉헌에 걸맞은 서원, 약속입니다.



수도자들은 무슨 무슨 서원, 그렇게 얘기하죠!

서원이란 수도자들에게는 약속을 말합니다.

사제들은 서원은 안하지만, 

서품을 통하여 서원한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수도자들의 서원에는 봉헌 3덕이 있습니다.

청빈, 정결, 순명을 약속하고 자기의 모든 것을 봉헌합니다.



제가 문정동에 와서 여~러분들이 "맡김의 봉헌 서약식" 을 했습니다.

봉헌에 있어서는 서약, 약속이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하느님과 나와의 약속!

나의 모~든 것을 하~나도 빠트림 없이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나의 생명도,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배우자, 자녀, 모든 재물. 

이런 것은 모두 당신 것입니다.' 라는 완전한 결심!


'이러한 것을 당신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기꺼이 내드린다.' 라는 

서약입니다.


이러한 약속없이 이루어지는 봉헌은 헛된 것입니다.


세례를 통해,  

'주님 저는 당신의 자녀로 살겠습니다.'

'죄에 죽고 당신 뜻대로 살겠습니다,' 라는 약속을 한 것입니다.




사제의 서품이나 수녀님들의 종신서원과 마찬가지입니다.


'헛맹세를 하지마라' 라고 하셨는데,

약속을 안지키면 헛맹세입니다.



세례를 받음으로써, 

죄에 대해 죽고  오직 하느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약속했는데, 

여러분은 그렇게 살아 오셨습니까?

그렇게 못 살아 오셨죠!


저도 사제가 되고 싶은 마음에, 

어렸을 때부터 신학교에 들어가서 사제서품을 받고, 사제가 되었지만,

그 사제서품을 받으며, 맹세를 못하였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제 본당에 나와서는 새 영세자들에게

"여러분! 

우리보다 앞서 순교한 신앙의 선교자들이, 자신의 목을 바친 것처럼,

여러분들이 세례를 받기 전에 

여러분들의 잘린 목이 제대 위에 놓여져 있다고 생각하고 

세례를 받으십시오." 라고 말합니다.


수녀님들이 수녀원이나 수도원에 들어가며 

내 생명을 바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누가 제대로 아무도 안가르쳐 줘서입니다.



서약은 자신의 삶을 바치겠다는 것인데, 

바로 목을 바치겠다는 것입니다.


서원식 때 맹세와 같은 결심이었다면, 

주님이 받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굳은 맹세로 봉헌했다면, 주님이 다 받아 주십니다.



'내가 완전해야지 자격이 있다.' 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부족하고 완전치 못해도 괜찮습니다.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사제들이, 수도자들이, 또 여러분들이, 

모든 것이 갖춰진 완전한, 정화된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건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약속입니다.

하느님께 맹세와 같은 약속을 하고 봉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이 다 해주십니다.




구약의 봉헌은 죄없는 동물들이 대신 다 희생되고 죽어갔습니다.


신약부터는 흠없는 어린양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생명을 통해서 완전히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졌기 때문에, 

이런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족하고 죄스럽고, 이런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서원에 있어서 마귀가 건드립니다.


'네가 제대로 된 신앙인이 아닌데, 

약속해도 또 죄에 떨어질 것이다.'


'너는 아직 서원, 봉헌할 때가 안되었다. 

너의 맹세는 헛맹세가 될 것이다.'


그래서 서원을 못하게 합니다.

맹세를 하면 하느님이 다 이끌어 주시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제가하는 내맡김의 영성의 카페 회원 중에 

서약을 한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굳은 결심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봉헌 전과 봉헌 후의 생활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느님께 봉헌된 삶에서의 짓는 죄와, 

굳은 서약을 하기 전의 상태에서의 짓는 죄는 질이 다릅니다.



하느님 안에서 이뤄지는 죄는 하느님이 다 다스려 주시기 때문에

봉헌이라는 말 안에는 정화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원래, 주님 봉헌 축일이 이스라엘에서는 

정결례와 봉헌이 함께 합쳐진 뜻입니다.


구약에서는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부정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정을 씻기위한 정결례와 함께 

새로 태어난 아이를 봉헌하는 날인 것입니다.


정결례와 봉헌이 같이 아우러진 뜻이 봉헌입니다

굳은 맹세만 하면 주님께서 다 정화시켜 주십니다.




오늘의 묵상을 한번 펴 보시기 바랍니다. 


돌아가신 최민순 신부님은, 

저는 뵙지는 못하고 선배신부님들로 부터 들었습니다.


시인이며 성경학자이시고, 

이 분이 신학생들에게 비친 모습은, 너무 훌륭한 신부님으로

신학생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모델이 된 그런 신부님이십니다. 


정말 하느님의 뜻대로 산 분이셨습니다

제가 21세 때 , 대신학교에 올라갔더니 

신학원 현관에 이 신부님의 시가 걸려 있었습니다.




<받으시옵소서 받으시옵소서/ 당신의 것을 도로 받으시옵소서>


가장 중요한 말은

<가난한 채 더러운 채/ 이대로 나를 바쳐드리옴은>  


내가 부족하고 죄스러워도 그냥 바쳐 드리옴은


<오로지 님을 굳게 믿음이오라>  


우리 님은 어떤 님이예요?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이심을 

너무 너무 굳게 믿기 때문에, 

나의 가난하고 더러운 허물이 전혀 문제가 안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이 다 정화시켜 주시기 때문에, 

결심만 하면은,


<전능하신 자비 안에 이 몸이 안겨질 때/ 

주홍 같은 나의 죄 눈같이 희어지리이다/ 

진흙같은 이 마음이 수정궁처럼 빛나리이다>  



최민순 신부님의 <받으시옵소서> 

이 시가 바로 내맡김입니다. 


거룩한 내맡김입니다. 

내맡김은 봉헌입니다.


자신의 삶을 한 인간에게도 내맡깁니다.

그래서 결혼은 숭고한 것입니다.


한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있는 최고의 봉헌입니다.


진정한 봉헌의 서약이 이루어 질 때, 

나의 부족함을 하느님이 모두 정화시켜, 

나날이 나날이 조금씩 어떤 때는 왕창,

마침내는 티 한점없이 하느님이 만들어 주셔서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만들어 주셔서

하느님께 완전히 봉헌됨으로써

하느님 나라에 살 수있는 이 영광을 주님이 주시는 것이 

봉헌입니다.



'나는 세례받을 때 얼마나 굳은 맹세와 같은 약속이었나?' 

돌아 보시고

혹시 '나도 주님 뜻대로 살고싶다,', '거룩하게 살고싶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저에게 꼭 오지 않으시더라도

굳게 맹세하시고, "나"를 위한 생미사 예물을 준비하셔서, 


'주님 저는 오늘부터 당신 뜻대로 살겠습니다' 하며, 

'나의 이 목을 제대 위에 바친다' 생각하시고, 

그 맹세를  미사를 통해 봉헌을 하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됩니다.

그러면 이 로만칼라, 수도복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맹세만 할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하느님이 다 이끌어 주십니다. 


놀랍습니다.

맹세를 할 수만 있다면, 엄청난 주님의 은총입니다.



주님 봉헌 축일을 맞이하여, 

깨끗한, 티없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봉헌을 이루셨듯이


우리도 맹세를 통한  하느님의 뜻만 따르겠다는,

거룩한 하느님의 길,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거룩한 신앙인이 되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 * *



내맡김의 봉헌서약은 별 거가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세례와 견진성사의 "갱신식" 에 불과합니다.

세례와 견진성사의 약속을 확실히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왜 세례와 견진성사의 약속을 확실히 해야 합니까?

대부분의 신자들이 세례와 견진 때 

그 약속을 확실히 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주인으로 섬기며 

하느님께 자신의 생명까지 다 내놓을 각오(결심)를 

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내맡김의 봉헌서약은 

"자신의 모든 것의 주인이 하느님이심을 진정으로 인정해 드리고,

자신의 목숨까지 하느님 앞에 내놓겠다는 약속" 이기에 

세례와 견진 때의 약속을 확실히 해 줄 수 있습니다.




내맡김의 전과 후의 차이는 엄청난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왜냐하면 내맡기기 전의 나의 부족함은 내 안에 있었고,

내맡김 이후의 나의 부족함은 하느님 안에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맡김 이후부터는 

나의 부족함도 나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모든 것이, 

부족함마저도 완전히 다 하느님의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