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루이사 피카레타의 생애와 사명 〔제2장-그리스도의 부르심 ①〕(p.9-13)

은가루리나 2015. 12. 27. 01:09

제 2


그리스도의 부르심



(p.9)



  1870년대는 루이사 피카레타의 영성 생활에 새봄이 찾아온 시기였다. 

적어도 일 년 동안 코라토의 대성당에서 교리 수업을 받으며 첫영성체 준비를 했는데, 

여덟 살 때 교리 문답 성적이 우수해서 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자 본당 사제인 필립포 푸리 오 신부는 견진 성사도 함께 받도록 권하였다. 

루이사는 

아홉 번째 생일이며 세례 기념일이기도 한 1874년 ‘사백(卸白)주일’ (곧 부활 제12주일)에, 

거룩한 영성체로 예수님을 받아 모셨고, 

또한 트라니-나자렛 대교구 대주교가 집전한 견진 성사로 성령의 인장을 받았다.


  이 견진 성사와 성체 성사의 은총이 루이사의 영성 생활에 새로운 장을 연 것이다. 

여전히 무섬증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기도하며 묵상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서너 살 무렵부터 성모님의 칠고(七苦)를 기억하며 날마다 일곱 번씩 ‘성모송’ 을 바쳤고, 

몇 번이나 꿈에 성모님께서 나타나셔서 악마를 쫓아버리셨다고 한다. 

한번은 이 고통의 어머니께서 “울어라, 얘야, 내 아들이 죽었단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체험에 깊은 감동을 받은 루이사는 ‘마리아의 딸 회’ 에 가입하였고, 

칠 년 이상이나 괴롭힘을 당했던 그 무섬증을 극복하는 은총을 받았다. 

그녀는 그 무렵의 일을 고해 사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열한 살 때 성모님의 딸이 된 후, 하루는 기도하며 묵상하려고 했다가 

무섬증에 사로잡혀 가족에게 달려가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도로 붙들어 앉히는 힘을 내적으로 느꼈고, 

영혼 깊은 데서 한 음성이 

“왜 무서워하느냐? 

네 천사가 곁에 있고, 예수님이 네 마음 안에 계시고, 

네 천상 엄마가 망토로 너를 감싸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왜 무서워하는 거냐? 

네 수호천사와 네 예수님과 네 천상 엄마, 아니면 지옥 원수 중, 어느 쪽이 더 힘이 세겠느냐? 

달아나지 말고 여기 머물러 기도하여라. 무서워하지 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심에서 울려온 이 음성이 매우 큰 힘과 용기와 굳셈을 주었으므로 무섬증이 사라졌고, 

또 그것에 사로잡힐 때마다 다시 그 음성이 들렸습니다. 

내 천사와 여왕님과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손을 잡고 이끌고 계신 느낌이었으니, 

이분들 가운데 있어서 기세가 등등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2 (p.10)



  예수님께서는 무섬증을 이기는 방법을 루이사에게 가르쳐 주시면서 

또한 그녀의 영성 생활을 지도하기 시작하셨다. 

낮 동안 자주 말씀을 들려주셨고, 특히 영성체 후에 그렇게 하셨으며, 

그분과 하나 되어 모든 본분을 행하는 법도 가르치셨다. 

그럴수록 루이사는 점점 더 복된 성사를 생활의 중심으로 삼게 되었고, 

때로는 영성체 후 몇 시간 동안 기도에 잠기곤 하였다. 

해마다 여름철 몇 달은 

온 가족이 코라토에서 무르지아에 있는 농장으로 옮겨 가서 지내야 했으므로 

이때 루이사는 무척 괴로워하였다. 

현대적인 교통수단이 없었던 때인 만치, 

농장에서 보내는 기간 동안에는 

평일뿐만 아니라 주일에도 가족 전체가 성사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성체를 영하고 싶은 열망에 겨워 루이사는 눈물을 홀렸고, 

때때로 이로 인해 앓아 눕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러나 그녀를 계속 지도하고 가르치시면서 

나자렛 집에서 숨은 생활을 하신 당신을 모범으로 삼도록 도움을 주셨다.




  “딸아, 너의 삶은 나자렛 성가정의 우리와 함께 숨어 있어야 한다. 

일을 하거나 기도를 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걸어 다니거나, 

한쪽 손은 내 손을 잡고 한쪽 손은 내 엄마의 손을 잡고 눈길은 성 요셉을 향하여라. 

너의 행위들이 우리들의 행위와 일치하는지 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면 네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질 것이다. 

‘나는 우선 예수님과 천상 엄마와 성 요셉께서 행하시는 바를 모범으로 삼고 

그다음에 그대로 따라하겠다’ 

네가 본받아 감에 따라 나의 숨은 생활이 너에 의해 반복되는 것이 내 바람이다. 

나는 네 안에서 

내 엄마의 일과 내 사랑하는 성 요셉의 일과 나 자신의 일을 보기를 원한다.’’




  「유년 시절 회상기」에서 

루이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당황했던 일을 기억에 떠올렸다.


  "내가 당황하면서 ‘사랑하올 예수님, 저는 그렇게 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하자 

그분께서는 ‘딸아,낙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거든 나한테 가르쳐 달라고 청하여라. 

내가 금방 가르쳐 주마. 

우리들의 행동과 지향들과 우리 세 사람 사이의 지속적인 사랑에 대하여 말해 주겠고, 

바다와 같은 나와 작은 강물과 같은 그들이 항상 서로에게 넘쳐흘러, 

서로 이야기를 나눌 겨를이 없을 정도로 

사랑 안에 얼마나 온전히 잠겨 있었는가에 대해서도 말해 주겠다. 

이 점에 있어서 네가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보이느냐? 

우리를 따라 잡으려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나는 네가 뒤처져 있지 않고 우리 가운데에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침묵하면서 주의를 기울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루이사는 서서히 예수님께 지속적으로 말씀을 드리는 습관을 길러 갔다. 

무엇을 해야 할지, 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면 예수님께 물었고 

그분도 그녀로 하여금 내적 담화를 듣게 해 주셨다. 

루이사는 예수님과의 이 친교를 유지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한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의 허락을 얻어, 

바느질감이나 집안의 다른 일거리를 들고 위충에 올라가 혼자 일하곤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주님의 지도 아래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이탈하는 고된 과정을 시작했으니, 

그것은 주님과 하나 되어 살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