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p.13)
“너를 에워싸고 있는 이 작은 세계
곧 피조물에 대한 생각과 애착과 망상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네가 벗어나지 않으면,
나는 온전히 네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없고, 따라서 네 마음을 영원히 차지할 수도 없다.
네 정신이 그런 것들과 상관하며 계속 종알거린다면
내 음성을 더 분명히 들을 수가 없으며 나로 하여금 은총을 네 안에 쏟아 붓지도 못하게 한다.
이 은총은 아주 질투심 많은 네 정배인 나만을 사랑하게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온전히 내 것이 되겠다고 약속하여라.
그러면 내가 일을 시작하여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너와 더불어 하겠다.
너 혼자서는 이무것도 할 수 없다는 네 말은 맞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를 위해서 무엇이든지 할 테니까,
너는 그저 네 뜻을 내게 주기만 하면 된다. 내게 필요한 것은 그것뿐이다.”
루이사는 예수님께 주의를 집중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가족들과의 대화나 쓸데없는 이야기로 마음이 흐트러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의 그분께서 꾸짖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싫다.
네 정신을 나와 관계없는 일로 가득 채우고 해로운 먼지로 뒤덮어,
네게 풍성히 쏟아 준 내 은총의 효과를 잃게 하거나 약화하며 그 생기를 앗아가기 때문이다.
나자렛 집에서 살던 시절의 나를 본받아라.
그때 내 정신은 아버지의 영광과 영혼들의 구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거룩한 일에 대해서가 아니면 입을 열지 않았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
아버지를 거슬러 저질러지는 죄들을 보상하도록 힘써 사람들을 설득하였다.
그런 후 사람들의 마음이 통회로 부서지고 은총으로 부드러워지는 것이 보이면,
그 마음에 불을 붙여 내 사랑에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내가 내 어머니와 양부와 더불어 나누었던 영적 담화는 어떤 것이었겠느냐?
한마디로 말하자면
우리가 나눈 모든 담화는 우리의 정신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었고,
모든 행위도 하느님을 향하고 하느님께로 귀착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이와 같이 하지 못하는냐? "
예수님께서는 루이사가 그분과 더욱 깊은 친교 속으로 들어 감에 따라
이따금 그녀를 황홀경에 빠지게 하셨다.
묵주기도를 하러 가곤 했던 토레 디스페라토 농장의 한 야산 꼭대기에서는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주님 수난의 효과를 영육으로 체험 하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이따금 루이사를 찾아다닌 마리아 도리아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루이사가 넋 나간 듯 무아경에 빠져 있곤 했기 때문에
찾아다니는 것이 싫다고 투덜댄 적이 있었다.
이 마리아의 말에 의하면,
남자 형제가 없는 루이사가 어떤 어린 소년과 놀고 있는 것을 몇 번 보았다고,
아무래도 그 소년은 예수님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루이사는 자기가 받은 영적 선물들을 애써 숨기고자 했으나
가족들에게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한번은 아버지만 토레 디스페라토 농장에서 일하고
나머지 가족은 아직 코라토에 남아 있었을 때에 루이사가 어머니에게
“아빠 침상을 준비해 두셔요. 아빠가 곧 돌아오실 거예요.” 하고 말한 적이 있었다.
곧 돌아오다니 도대체 그럴 이유가 없는 계제였지만,
웬 걸 어깨뼈가 부러진 아버지가 집에 곧 실려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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