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6-78
1904년 10월 27일
하느님의 정의를 위한 약간의 빈 공간
1 평상시와 같이 있었지만 마음은 무척 불안하였다.
내 유일무이한 선이신 분의 거의 전적인 부재도 부재려니와,
내 몸 바깥에 나가 있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개처럼 서로서로 죽이려고 하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가 다른 나라들과의 전쟁에 말려든 모양이어서
많은 군인들이 떼지어 출발하는 것이 보였고,
희생자가 속출함에 따라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소환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내가 거의 아무런 고통도 받고 있지 않으니,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었다!
2 그래서 나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탄식하고 있었다.
"왜 살아야 하는가?
예수님도 오시지 않고 고통도 없다면?
내게 가장 소중하고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짝인 예수님과 고통이 나를 떠났다.
- 그런데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이 두 벗이 없으면 나는 살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토록 그들과 헤어질 수 없었는데,
그런데도 내가 아직 살아 있다니!
오, 하느님, 사정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습니까!
3 얼마나 괴로운 시점이며,
얼마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며,
얼마나 전대미문의 잔인함이겠습니까!
당신께서는 당신 없이 지내도록 다른 영혼들도 떠나곤 하셨지만
절대로 그들에게서 고통을 거두신 적은 없습니다.
아무에게도 이다지 수치스러운 모욕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오직 저에게만,
저에게만 이 끔찍한 치욕을 마련하셨습니다.
하기야, 홀로 저만은 이 참을 수 없는 징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저의 죄에 대해서만 합당한 징벌이고,
죄로 말하자면 오히려 이보다 더 심한 벌을 받아도 쌉니다!"
4 그 순간 빛이 번쩍 하듯이 그분께서 오셔서
위엄이 서린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5 "그런 소리를 하다니 어찌 된 일이냐?
너는 모든 것 속에서 오직 내 뜻만으로는 넉넉하지 않단 말이냐?
내가 너를 하느님의 영역 바깥에 위치시키고
내 뜻이라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징벌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가 다른 무엇보다도
내 뜻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기를 바라고 있지 않느냐?
게다가, 네가 얼마 동안 고통 없이 지냄으로써
하느님의 정의를 위한 약간의 빈 공간을 만들 필요도 있다.
그래야 정의가 인간을 벌할 수 있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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